성대중 처세어록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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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중 처세어록(정민)

부제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요즘 경기가 안좋다. 직장도 맘 편히 붙어있기 쉽지 않다. 모두들 자기개발을 위해 책을 보고 글을 읽는다. 성공이나 처세등의 키워드가 달린 제목의 책들이 불티나게 나간다. 경기 탓인지 서점가는 예전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책들이 나온다. 그래서 출판사의 이름에 어느덧 신경을 쓰게 되었다. ‘적어도 이 출판사 책은 믿을 만해’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사실 그런 믿음도 요즘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처음 들어보는 출판사의 책들이 틈새 시장을 노리고 참 괜찮은 책을 만드는 것 같다. 어쩌면 사활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나도 어느 순간 서점의 자기개발 코너에서 “처세”란 키워드의 책들을 펼쳐드는 버릇이 생겼다. 다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허생전>의 허생처럼 공부만 해서야 쓸모가 있겠냐 마는 공부하는 중에는 그런 불안한 마음이 덜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상을 준다. ‘그래, 넌 참 열심히 하고 있어. 언젠가 보상을 받게 될거야’ 뭐 이런식으로...




이 책의 원문은 『성대중』이란 조선 중기때의 서얼출신의 관료이다. 서얼이라고 하면 양반 아버지에 다른 신분의 어머니를 둔 사람을 말한다. 한마디로 출세는 틀렸고, 공부를 잘해봐야 소용이 없는 처지가 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성대중 선생님은 결코 삐뚤어지지 않았다. 홍길동이 되려고 시도하지도 않는다. 참 의인이고 군자이다. 스스로 소인이 되지 않기위해 노력에 노력을 더하신 분이다.




이런 분의 책을 한양대 교수로 재직중인 정민 선생님이 주석을 달아 주셨다. 원글인 한문을 직역하시고, 거기에 다시 해석을 덧붙여 주셨다. 원문을 보고 바로 뜻이 와닿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정민 선생님의 해석으로 좀더 넓고 명확한 이해가 가능했다.




“처세”란 제목에 책을 골랐지만 요즘의 그런 처세책이 아니다. 스스로 마음에 한점 부끄럼이 없도록 채찍질을 해주는 그런 가르침이다. 요즘 도덕 교과서가 어떤지 모르겠다. 이 책으로 아이들에게 한문과 도덕을 함께 가르치면 좋을 것 같다.




마음에 와닿는 2곳이 있어 소개할까 한다.




<근면과 삼감>이란 제목의 글이다.

『천하에 믿을 만한 것이 없다. 오직 근면함과 삼감만이 믿을 만하다. 하지만 이를 믿는다면 삼감이 아니요, 부지런함은 도리어 재앙이 된다.』




내용이 느껴지는가? 정민 선생님의 해석이 더해지면 이 말은 보석이 된다. 「스스로 자신이 부지런하고 신중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교만이 깃든다. <중략>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좋다면 부지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중히 했는데 예측이 빗나가면 조심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조심성을 과신했기 때문이다.」




스승은 시대를 거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성대중 선생님이 오늘날 책으로 오셨다. 물론 정민선생님과 함께 말이다. 학생이 배우고자 하면 선생님이 나타나신다 했는데 나는 오늘 그런 하루가 된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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