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위기 - 글로벌 동시불황이 왔다
가네코 마사루.앤드류 드윗 지음, 이승녕 옮김 / 지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세계금융위기 (World-wide financial crisis, 가네코 마사루⋅앤드류 드윗)




이 책을 읽고 나는 몇가지 부제목들을 만들어 보았다.

1. 당신도 미네르바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충분히 읽고 100% 이해한다면 가능하다.)

2. 이제 경제는 정치다. (현재까지 미국의 헤게모니는 경제였다.)

3. 비판은 이렇게 하라. (옮긴이 이승녕 님의 번역 후기에 담긴 표현을 참고했다.)




자, 오랜만에 꽤 집중했다. 숫자나 도표들, 경제용어들로 생각하는 독서를 마음껏 즐겼다. 얼마전 자칭 미네르바란 사람이 구속되었다. 과연 그 사람이 현재의 국내 경제 상황에 영향을 주었을까? 행정당국은 미네르바란 필명의 사람으로 인해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주었다고 정말 믿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나면 모든 물음에 ‘아니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게 된다. 행정당국도 바보는 아니다. 다만 모두의 관심 인물인 미네르바에 사람들이 정신을 놓길 원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정작 윗분들은 미네르바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단 이야기가 되겠다.




음, 2월 2일 오전 7시 30분경 평소보다 지하철이 유난히 지옥철 같았다. 7시부터 8시 반까지 대중없이 출근하는 나로서는 이 시간이 이렇게 복잡했던가 싶은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저녁 퇴근시간에도 역시나 지하철은 만원이었다. 출퇴근하면서 이 책을 읽어서 그랬는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경기가 진짜 나쁘긴 나쁜가 보다. 구조조정이니 해서 다들 출근으로 점수를 따려는 생각도 있겠다. 정말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경기불황에 회사만 안짤리고 다녀도 성공이지. 그런 마음들인지 표정도 심각하네. 유독 짜증내는 사람도 많고 말이야.’ 뭐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얼마전에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요즘 자동차 시장도 엉망이래. 그래서 신규 모델 출시도 급하게 서두르고, 수출용 모델도 내수용으로 내놓고 말이지. 기아 카렌스 신형이 나온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비슷한 가격의 모델들이 쏟아지잖아. 쏘울 말이야. 쏘나타 트랜스포메이션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로체 이노베이션 출시하지. 지들끼리 경쟁이라지만 어쨌거나 차 살 생각 있던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지.” 그러게 말이다. 과거에는 수출용 모델은 내수로 나온 적도 없었다. 그리고 신모델 출시한지 일년도 안되서 새 모델이 나온 적도 없다. 정말 팔아야만 되는 자동차 회사 입장에는 유일한 돌파구가 아닌가 싶다.




IMF 시기에 3高 현상이 무지 심했었다. 고물가⋅고환율⋅고연료비. 이 3가지 현상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환율이 높아져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에 드는 비용들이 증가하게 된다. 당연히 생활용품인 중국제 물건들 조차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기름값도 마찬가지다. 수입 단가 뿐만 아니라 운반비도 오르게 된다. 보통 이런 현상이 악순환이 되면 국가에서 재정 정책을 동원하여 물가도 잡고 환율도 안정시키려 들게 된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은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가 줄게 된다. 국가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여 하고 물가를 낮추려 노력한다.




미국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번 금융위기는 그 규모가 엄청나다. 미국이 과거 10년간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그림자 금융 시스템”(저자의 표현)이란 버블의 중심체가 기저에 놓여있다. 신용을 돈과 동일시 보는 “그림자 금융 시스템”에서 연대 보증으로 거품의 크기는 쓰나미 수준이 되었다. 주택거래와 관련한 파생상품들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고, 이로인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경기 안정을 위해 공적자금 투입을 시작했다. 문제는 그 규모와 기간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국제 경제의 형님인 미국이 독감이 걸렸다. 이웃 마을 동생들은 폐렴이 걸릴 지경이다. 아니 벌써 걸렸다. 그냥 형님이 기침을 참고 있어 동생들도 형님 감기약이나 얻어 먹어 보려는 수준이다.




이런 동생의 대표적인 예가 일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일본의 행정당국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미 수년간 매우 비판적인 논조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주장이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비주류였던 그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저자는 레이건 이후부터의 미국의 경제 정책과 일본의 고이즈미 정책들에 대해서 현재의 상황을 전혀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미국이란 대국의 헤게모니 앞에서 중국도 끌려다니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자국의 화폐인 엔과 위안화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 하는 점이 이러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일본은 잘사는 형님의 뒤를 끝까지 따라가려는 생각이고 중국은 아직은 스스로 모든 일을 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책의 본문은 잡지 <세카이>(2008년 7월호~10월호)에 연재된 내용을 한권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가 일본인이지만 그 내용은 100%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저자는 이런 경제 위기의 해결책으로 환경정책을 주장한다. 새로운 녹색 에너지를 개발하고 이로인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너무 비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이러한 해결책을 시도하고 있다. 과거 부시는 전쟁을 해결책으로 이용했다. 우리 대통령은 대운하를 생각하는 것 같다.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오기전에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되겠다. 저자의 말처럼 이 위기가 2년이 갈지 10년을 넘길지 모르는 일이다. 다만 그 기간이 현명한 해결책으로 짧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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