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틀을 넓히는 교양 다이제스트
찌에스쫑 지음, 정세경 옮김 / 혜문서관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생각의 틀을 넓히는 교양 다이제스트 (Culture Digest)

부제 : 중국 최고 석학들이 제시하는 통합 사고력 향상 비결




나는 책을 고르는 취향이 좀 남다르다. 서점에 즐비하게 놓여있는 책들 보다는 구석에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버림받은 듯한 책을 선택하는 면이 있다. 스스로 옥석을 가리는 재주가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는데, 뭔가 요약하고 정리한 듯한 책을 선호한다. 학창 시절에는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즐겨보았다. 제목만 다이제스트이지 사실 잡지라고 봐야될 책이지만 여튼 뭔가 요약되거나 정리된 책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전에도 <교양>이라는 제목의 1000페이지 정도 분량의 책을 골라서 읽기도 했다. 이번에도 교양이란 제목에 솔깃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거기다 “통합 사고력 향상 비결”이라는 수식어는 왠지 꼭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일단 이 책은 제목에 비해 책이 가볍고 얇은 편이다. 220 페이지 정도이다. 글씨는 다른 책들에 비해 작은 편이다. 주석도 상당히 많다. 얼핏보면 꽤 부담되는 책이다. 그런데 난 이 책을 2시간 만에 보았다. 읽기 쉬웠다. 헌데 책을 한번 보면 다시 잘 안보는 내게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이 책을 두 번 이나 읽은 것이다. 그것도 두 번째에는 사나흘 느긋하게 읽어 거의 5시간 정도는 본 듯하다. 무엇이 이 책을 다시금 읽게 했을까?




일단 이 책은 찌에쓰종이란 분이 썼다. 국민 교양 연구 전문가란 특이한 직함을 갖고 있다. 현재 북경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 분의 직함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절대 다수 국민들의 교양을 높이고자 함이 이 분의 목표이다. 이 책 속에서도 소개된 표현을 빌리자면 “일품국민”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쓴 원고는 아니다. 편저라고 표시되어 있듯이 여러 석학들의 글을 모아 8가지 장르로 구분하여 정리한 책이다. 원문의 저자들은 이름만 들어서는 도저히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교대 중국 석학인지 현존 석학인지도 구분이 잘 안된다. 한자로 표기된 이름을 확인해야 좀 파악이 될 것 같다. 40 여편의 주옥같은 글들의 원문을 옮기고 부연 설명을 했다. 전체적인 문체는 신문의 사설과 비슷하다. 저자가 다년간 스크랩하고 모아온 글들이 아닐까 싶다. 8가지 장르는 인격, 정신, 도덕, 문화, 과학, 직업, 건강, 심미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서두에 두고 비타민처럼 없으면 안되고 많을 필요는 없는 그런 것들을 후반에 둔 것 같다. 심미가 그런 예가 된다. 건강은 주제 자체로는 중요하지만 교양이라는 측면에서는 우선 순위가 낮을 것 같다.




40여편의 글 속에는 유럽과 미국의 석학들의 말이 인용되기도 한다. 잠언이나 채근담의 성격을 갖는 글들이 주되다. 중국의 석학이 자신의 말만 한 것이 아니다. 서양의 좋은 사례나 본받을 만한 이야기들을 각각의 저자들의 생각과 의견이 결합된 것들이다.




내가 이 책을 두 번 보게 된 이유는 이렇다. 최근에 읽었던 많은 자기계발서들의 비슷하고 중복된 주장의 뿌리가 어딘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기계발서의 본고장인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중국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살면서 감동받은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이야기 해 주기 때문이다. <접시를 일곱 번 씻는 일의 의미> 같은 이야기는 특히나 많은 반성과 생각을 유발시켰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분들도 나와 비슷한 감동을 경험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세뇌시키는 듯한 자기계발서에 지친 분들이라면 이 책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지혜의 말씀이 더욱 끌릴 것이라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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