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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자인 1 ㅣ 지식을 만화로 만나다 1
김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더 디자인1
"만화로 읽는 현대 디자인의 지도"란 부제목이 달려 있는 책이다.
관심있는 디자인이란 테마에 좋아하는 만화라니 재미도 있고, 읽기도 쉽다.
요즘 책보는 양이 줄다 보니 보는 속도도 떨어지고, 읽다가 포기하는 책도 많다.
하지만, 책에 대한 욕심은 변함이 없어 내 주변에는 일단 책은 많다.
그런데도 뭔가 느낌이 좋은 책은 언제나 마다하지 않는다. 웰컴 투 마이 월드.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자동차와 스티브 잡스가 등장한다.
자동차는 어느 주제나 항상 대환영이다. 이 책에도 자동차의 역사가 등장한다.
결론적으로 2명의 자동차 디자이너를 이야기한다. 주지아로와 피닌 파리나.
주지아로는 오타를 치지 않는데, 피닌 파리나는 언제나 오타이다. 피라니아라고 기억하거나, 피라나?
어찌 되었건 두명 모두 이탈리아 출신이고, 그들이 디자인한 작품들은 여전히 현재의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디자인은 무엇일까? 물건을 쓰기 편하게 만드는 것부터, 뭔가 특유의 고유성을 표현하는 것 등
다양하게 해석되고 다양하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불편한 디자인도 디자인이긴 하지만 기억에 남지 않는다.
소니의 워크맨에 가득 담긴 버튼들은 당시에는 감내할 것들이지만, 애플의 작품들이 나온 후에는 먼지가 되었다.
또한, 누군가의 작품을 흉내낸 모방품들도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는 있다. 그 안에 개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모조품이란 꼬릿말은 끝까지 따라 다닐 것이다.
코카콜라 병의 남다른 풍만함은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다.
산타클로스가 빨간 옷을 입고 빨간 라벨의 콜라를 마시는 장면은 이제 모두의 뇌 속에 고정되어 버렸다.
이 또한 의도한 설정이자 한편의 디자인 결과물이 되었다.
UPS나 IBM등의 단순한 알파벳을 기억하기보다 심볼을 기억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노력의 결과이다.
그들이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남긴 영감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 회사 중에 태생부터 현재까지 수시로 로고나 마크를 바꾸는 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회사는 그리 오래 유지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강렬한 마크와 심볼만이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현대의 마크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고유 심볼로 기억한다. 하지만, 70년대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혼다 마크와 유사하다 기억하기도 한다. 그보다 포니 심볼을 오히려 기억할지도 모른다.
이제 현대가 마크를 변경할 일은 없어 보인다. 나름 N처럼 보이는 현대의 마크는 N브랜드라는 것으로 연속되고 있다.
에쿠스란 고급브랜드를 제네시스와 통일한 것도 오늘날의 디자인이란 세계에서 꼭 필요한 일로 생각된다.
이 책에는 디자인과 관련하여 다양한 분야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추파춥스 포장지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이란 이야기부터 2차 세계대전에 등장한 미국과 독일의 전투기 디자인까지
하나하나 재미나고 디자인이 시대를 통해서 늘 생동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작은 악세사리나 기념주화도 디자인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샤넬이란 브랜드가 고급보다는 실용이란 주제를 강조했다는 것은 오늘날에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마치 저렴한 작업복인 청바지가 고급 패션 아이템이 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디자인이란 장르 불문하고 모든 것에 통할 수 있다. 무형의 철학이 될 수 있고, 유형의 사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사물과 함께 그 철학을 진두지휘한 디자이너를 추억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디자이너는 때때로 배가 고프다. 화가보다 불편하고 슬프다. 기쁘고 편해지면 매너리즘에 빠진다.
결국 모든 직업은 나름의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겠다. 자존감, 자기만족이 가장 중요할지 모른다. 물론 머니가 제일이라 생각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