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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연발 건망증 투성이는 어떻게 기억력 천재가 됐을까?
조신영 지음 / 베프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실수연발 건망증 투성이는 어떻게 기억력 천재가 됐을까?
이 책은 기억법 연습책이다.
연상법이라는 것을 이용한다.
즉, 자신만의 기억 공간에 외울 대상들을 배치시켜 기억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기억 공간이 명확할수록 회상 속도는 매우 빨라지고 정확해진다.
내 경우에는 우리집 실내를 기억 공간으로 두었다.
아파트 현관, 신발장, 바로 옆 쓰레기통, 현관옆 방문, 현관옆 방안, 옷장, 큰책상, 작은 책상, 세탁기,
가스레인지, 싱크대선반, 밥솥, 싱크대, 냉장고, 작은방문, 이층침대, 작은베란다, 샤워실,
세면대, 변기, 큰방 화장대, 작은 화장실, 장롱, 베란다 창고, 베란다, 화분, 거실 순서로 26개 이상의
공간을 설정한다. 사자, 오징어, 두루마리 휴지를 순서대로 외우려면,
'사자가 현관문을 씹어 먹고, 오징어가 신발장을 기어오르고, 두루마리 휴지는 쓰레기통에 빠졌다'처럼
연상을 하는 것이다.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생생하고 특이하여 기억에 오래가도록 그림을 그려준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전부이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여러번 외우게 되면, 다음 번 내용들이 덮여 버리지 않나요라고,
그런데, 기억 공간을 여러 층으로 두면 효과적이지만, 때로는 첫 단추만 잘 끼우면,
여러번 옷을 껴입어도 순서대로 벗으면 되듯이 기억도 그렇게 재생될 수 있다.
바로 직전의 암기 요소가 명확히 꺼내지면 같은 집안을 몇 바퀴를 돌아도 기억 대상들이 달라도 상관이 없다.
사람마다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자신의 집을 가상의 복층으로 설계해도 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기억의 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만화의 장면들이 그렇게 사용될 수도 있다. 즉, 원피스의 배 갑판 구석구석이나, 해군기지, 루피의 고향 등을
가상의 기억 공간들로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상상력이 좋은 사람이 유리하게 된다.
평면의 만화를 입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어야 되니 말이다. 해리포터를 좋아한다면 교실, 강당, 식당 등등을
그렇게 설정할 수도 있다. 아니면, 고향집과 회사 사무실, 헬쓰장 등도 가능하다.
좀 전에 이야기했던 상상력이 기억력을 보다 좋게 할 수 있다. 강렬한 장면이 보다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게 된다.
예전 어릴 때 경험 중 있혀지지 않는 추억은 바로 그런 인상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사자가 현관문을 씹어 먹는 것과 얌전히 현관문에 서 있는 것 중 무엇이 기억에 잘 남게 될까?
사자가 요염한 포즈를 취한다면 또 얼마나 우습고 기억이 오래갈까?
그저 동화책 속에 나오는 평범한 사자보다 얼굴 한 구석이 털이 없고 까만 점이 있는 사자는 어떨까?
이 책은 기존에 이론으로 가득한 기억법들 책과는 달리 초반부터 연습에 연습을 강조한다.
천천히 하라는 대로 본다면 한달은 족히 걸릴 책이다. 그렇게 해야 남는 책이다.
급하게 이론만 본다면, 기억력은 결코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기억법으로 기억력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으면
그제서야 다시 책을 꺼내 들고는 금새 의욕이 사라지고, 이론은 안다며 위로하는 꼴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매일매일 익숙해지도록 스스로의 기억공간(마인드 팰리스)을 생생하게 만들거나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마치 정말 그런 공간이 있고, 내가 그 속에 있듯이 말이다. 주산의 고수가 되면, 주판 없이도 가능한 것과 같은 맥락이 된다.
충분한 연습이 된다면 암기의 대상이 구체적인 물체나 단어가 아닌 추상적인 개념이어도 적용이 되게 된다.
개념을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구체적인 물체로 대체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첫사랑이란 추상 명사가 특정 소녀가 될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