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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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미스 노마


이 책을 처음 소개 받았을 때, 8년 전과 10년 전이 떠올랐다.
10년 전에 어머니가 암진단을 받으셨고, 8년 전에 돌아가셨다.
이 책에 나오는 노마 할머니는 90세에 암진단을 받고, 약 1년간 아들 내외와 캠핑카로 미국 전역을 여행했다.


이 책은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또 한편으로 그런 슬픔을 다시금 느끼지 않도록 새로운 길을 안내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가족이 시안부 판정을 받고 누구나 이별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이별 앞에서 조금 더 서로의 사랑을 함께 나누고, 보다 만족스런 이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아픈 가족을 병원에 모시고, 의사의 안내에 따라 환자를 고생시키고 떠나 보낸다.
그런 과정에서 일반적인 환자들은 가족들을 비난하기도 한다.
남은 생을 감사하기 보다는 분노와 좌절로 점철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팀과 라미는 50대의 부부이다.
자녀가 없고, 재혼 커플이다.
팀의 부모님은 90대이다. 아버지는 이 책의 초반에 심장문제로 유명을 달리하신다.
그 즈음에 어머님이 말기암 판정을 받는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묻는다. "저희와 함께 여행을 다녀 보실래요?"
많은 미국의 자녀들이 20대에 집을 떠나서 연락도 없이 가족과 멀게 산다고 대부분 알고 있다.
이 책의 팀은 재혼한 50대이고, 여동생도 10여년 전에 암으로 잃었다.
재혼한 아내와는 의기투합이 잘되서 추운 시절에는 따뜻한 남쪽 멕시코에서 캠핑 생활을 즐기고,
봄과 여름에는 미국의 또 다른 지역을 돌아다닌다.
알뜰하게 모아둔 돈이 있어, 조금씩 계획적으로 잘 살고 있다.
이제 어머니의 대답을 기다린다. 수줍고 내성적인 어머니의 답은 의외로 흔쾌히 "Go"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그들은 10개월 이상을 미국 전역을 돌게 된다.


나는 책을 읽으면 표지는 바로 벗겨서 버리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표지를 버릴 수 없었다. 표지 뒷면에 이들의 미국 여행지도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집인 미시간을 출발하여 서쪽으로 횡단한다. 이후 따뜻한 남쪽인 뉴멕시코로 내려간다.
그렇게 이동하면서 어머니는 훨씬더 맑고 밝아진다.
마치 숨겨둔 어머니의 모습을 한껏 드러내신다.
팀과 라미는 초반의 걱정들을 모두 내려 놓게 된다.
그들 또한 여행이 즐겁고 감동되며 보람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내 어머니의 말년을 내가 너무도 보통의 사람들과 똑같이 낭비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그저 병원에 예약하고, 의사를 만나고, 처방을 받는 그런 행정적인 처리를 하였다.
내 인생이 먼저란 생각을 당연히 하였다. 과감히 하던 일을 멈추고 어머니에게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다.
그래서 후회되고 미안하고 답답하다. 남은 아버지도 또 그렇게 보내드리게 될까 염려하게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버지는 고향에서 혼자 사신다. 본인은 편하다 말씀하시는데, 늘 염려가 된다.
조금만 아프시면, 약을 드신다. 약이 약을 부른다. 노마 할머니가 모든 약을 끊고 대체 약물을 복용하는 이야기가 그저 놀랍다.
나이가 들어 신체의 기능이 떨어질 때 많은 어르신들이 그저 동네 병원과 약국의 약으로 연명을 한다.
약이 또 다른 약을 부른다. 몸이 붇고, 배뇨에 문제가 생긴다. 수면에도 문제가 생긴다.
약을 끊으면 불안해 하고, 정신적으로나 심적으로 더욱 약해진다.
꼭 이런 상황에 가족들은 각자 자신들의 인생을 산다. 우리나라는 그저 어려운 일일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모두 내려 놓으면 새로운 길이 생길 수는 없을까?


노마 할머니의 말씀이 기억이 난다. "지금 여기가 가장 좋은 곳이네요" "그저 내일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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