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매매하는 법 - 개정판
제시 리버모어 지음, 박성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주식 매매하는 법


1999년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식을 매매해 보았다. 내 나이 27살이었다.
그리고, 그 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바로 그때이었다.
왜 주식을 했던가 생각해 보니, 모든 사람이 주식을 하고 있었고,
월급이 딱 150만원인 이유로 월세와 생활비를 빼고, 목표한 70만원 적금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수입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애를 쓰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그 시기에 300만원을 투입했지만, 배운 것은 물타기란 추격매수였고,
거의 대부분의 돈을 잃고 그만두게 되었다.


그 시절에 어떻게 하면 주식 매매를 잘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냥 남들이 하는 이야기를 정보라고 생각해서 따라서 샀고, 요령없이 사고 팔다가 손해만 보았다.
친구들은 책을 통해 공부를 하거나, 모의투자로 연습을 많이 하는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았다.
대체로 그렇게 노력하여, 방법을 찾은 친구들은 주식으로 돈을 모았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친구가 돈을 모으니, 자존심이 상해 묻지도 못하고 부러워만 했다.
바로 이 책에서 나와 같은 사람을 호구, 나의 친구들을 준호구라고 표현한다.
내 친구들 중에서 여전히 주식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용돈벌이로 하는 경우는 있다.


그런데, 불과 6~9개월 전에 그런 친구들 중에 일부가 "코인"이란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어 재미를 본 경우가 있다.
지난 해 9월부터 그런 이야기가 들려 나 또한 IMF 이후 새로운 기회인가 생각하며 뒤늦게 뛰어들었다.
모두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이야기하는데, 내가 뛰어든 시점에는 이미 가격이 10~1000배 이상이 오른 상황이었다.
하루에도 20%이상이 쉽게 오르고, 50%까지도 오르는 널뛰기 장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그것이 공포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내 친구들도 모두들 단가가 10원 수준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1000~10000원 수준에 들어와서 늦게 재미를 보고 있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작 10~100원 수준에 들어와서 몇 억을 쉽게 번 사람들을 보면서 그저 몇 천만원이라도 하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코인 이야기만 하고 코인 이야기에 가슴 뛰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것이 '희망'인가란 착각을 하였다.
맞다. 그 순간 폭락이 시작되었다. 마침 마이너스 통장을 모두 털어 코인을 살까 고민하던 나로서는
실망과 공포를 느끼는 경험도 하였다. 그런 상황이 되고 보니 다시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거의 20년만이다. 그 사이 공매도란 해괴한 거래가 가격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그냥 나와 같은 하수들이 경험하는 전형적인 폭망의 모습을 잠시 이야기해 본 것이다.
오늘 소개하려는 책은 1900년 전후를 시작으로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거액을 벌어들인 "제시 베리모어"의 자서전이다.
정확히는 그의 아들에게 그가 전한 노하우가 이 책의 주요 내용이 되겠다.
국내 번역가가 주식고수인 관계로 이 책의 가치에 대해서 80여 페이지를 설명한 후에 본문으로 들어간다.
본문은 200여 페이지이고, 총 300 페이지의 분량이다.
번역의 수준은 매우 훌륭하다. 번역해설한 박성환 님의 해설이 남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어린 나이에 남다른 수학적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15세에 농사를 강요하는 아버지를 떠나 단돈 5달러를 종잣돈으로 주식거래를 시작한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처음부터 손실없이 계속 성공만 하지 않았다. 그의 인생에서 크게 3번의 파산을 경험하였다.
그가 살아온 시기에 세계1차 대전과 경제공황이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운 결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자는 60대 중반에 자살을 하였다. 3번의 재혼 등 개인사로 인한 결과이었다.
그러나, 명실공히 저자는 현재까지 미국내에서 최고의 주식트레이더로 1순위에 꼽히고 있다.


자 그가 나와 독작들에게 전하는 핵심적인 노하우를 먼저 정리해 본다.
첫째, 자신의 거래를 기록하고 분석할 노트부터 장만하라. 그리고, 항상 기록하고, 분석하라.
현재와 같은 자동거래 시스템이 도입된 시기에는 노트가 왠말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노하우를 적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 기록하고 분석하고 반성하여야 한다.
둘째, 대부분의 손실은 인내력의 부족 때문이다. 너무 많이 사고 파는 행위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시장의 추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등락을 따르는 우를 범하면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적고 힘겹게 된다.
발바닥에 사서 머리끝에서 팔 수는 없다. 그렇다고 끝도 없이 사고 팔기만 해서는 수수료로 다 빠져 나가게 된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도 있지만, 저자는 다양한 결론을 전한다.
내일도 오를 것이란 확신이 서고, 자신의 논리에 자신이 있다면 성장세를 타 최대한 기다려야 한다.
단 손실의 경우는 10% 정도가 발생하는 즉시 손절매를 하여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원칙을 두고 지켜야 한다.
원칙 없이 노력해서는 결코 크게 수익을 낼 수 없게 된다. 또한, 하락장세에 공매도는 기회이다.
세째, 모두가 주식을 할만큼 과도한 장세가 보인다면 모두 팔 준비를 하여야 한다.
하지만, 나만 잘살자는 자세로 폭락장세를 유도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시장을 흔들만큼 세력이 되었을 때 조언이다.)


내가 20대 후반부터 주식을 하고 40대 중반에 코인을 해 보았지만, 나만의 노트도 없이 그저 감으로
남에게 들은 묻지마 정보로 나의 운에 기대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였다.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고, 내 원칙을 준수하니 매매가 빈번하지 않아도 수입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서평은 실제로 매매를 하면서 저자가 준 메시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천천히 각인될만큼 반복해서 읽어볼 것을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