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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의 귀환 - 신자유주의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김태권 지음, 우석훈 / 돌베개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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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어린왕자는 어른들의 어리석음, 정작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무기력한 얼굴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에서 어린왕자가 다시 돌아온다면, 그것은 바로 신자유주의라는 땅거미가 점점 사방을 물들이는데, 그것을, 그 위험!을 알아채지 못하는 우리들을 일깨우려는 의도일 것이다. 

어린왕자와 신자유주의의 만남. 그러한 새로운 버전으로서의 시도는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시도만큼 이끌어가는 과정이나 그 안에 담긴 새로운 어린왕자의 모습들은 생생하게 살아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만화는 한계도 있지만, 장점도 많은 매체라고 본다. 어떤 깊이에서는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쉽고 단순하게 자극적으로 전달하는 데에는 꽤 쓸모가 많다. 이 책은 우리에게 닥친 신자유주의와 FTA 등등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만화를 통해 그 해악을 그려내고 있는데, 지나친 기울어짐을 느낀다. 문제의식이 더 철저하지 못하고, 이상화된 현실을 지금 우리의 현실과 비교해서 그 비극적인 모습들을 뽑아내고 있다. 

문제의식이 더 철저하지 못했다는 것은, 가령 FTA만 하더라도 왜 노무현 정부시절에 그런 우려가 있었음에도, 그것을 진행했을까 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친미정권도 아니였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FTA가 그렇데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약간 기형적인 경제 구조상, 발전의 동력을 얻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절실함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FTA는 새끼악마의 모습이라도 된 듯이 그리고, 그것을 하려는 것이 부당하다는 인식은 너무 쉽게 선악의 차원으로 이끈다.  

비판이 필요하지만, 한쪽의 입장만 지나치게 강요하는 건, 저자가 비판하는 그 반공주의의 거꾸로 된 모습일 수 있다. 더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상대방이 주장하는 긍정적인 것들(혹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도 잠시 자리를 내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것을 허용하면 안되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독자들에게도 최소한 제공해야 할 배경지식이라고 생각한다(설교가 아니라면 말이다). 

만화 형식이라면 큰 집중을 하지 않더라도, 좀더 구체적으로 독자에게 선명한 각인을 줄 수 있을텐데, 약간 여기저기 방향을 잃은 눈치다. 다행히 중간중간에 우석훈 교수의 글들이 조율을 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비판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비판이 쏟아져도 그것이 계속 승승장구한다면 왜일까? 혹시 효과적인 비판이 적어서 그런건 아닐까? 건강한 미래를 바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비판이 단지 원한에 물든 습관적인 내뱉음보다 더 힘이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린왕자의 귀환이 권태로 끝나지 않게, 다시 좀더 신중하게 어린왕자를 불러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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