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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봄도 오고 했는데 숲으로 놀러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공기부터가 다르지 않을까? 나무들이 시야를 가로막겠지만, 거기서 어떤 답답함을 느끼랴. 한 사람이 두 팔을 벌려도 닿기 어려운 두꺼운 나무들도 하늘로 솟아 있을 것이다. 아마 이러한 나무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이 숲에서 자리를 잡고 그저 묵묵히 숨쉬며 자랐을 것이다.  

왜 갑자기 숲이 나오고, 두께가 굵게 자란 나무를 들먹이는 것인지, 이 책의 제목에도 '지혜의 숲'이라면서 숲이 나오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고전을 오래된 나무를 통해 비유가 하고 싶어졌다. 오래된 나무에도 때가 되면 열매가 달릴텐데, 그것을 오래된 열매로 보진 않는다. 고전이란 것도 그러하다고 본다. 오늘 읽는 고전이 그냥 예전에 떠돌던 글들은 아니다. 그 언어의 복장이 고풍스러울지 몰라도, 현재, 우리들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짧은 문장으로 압축된 그 글자의 폭 안에는 세속의 지식들이 발효가 되어 잘 갈무리 되어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고전을 오늘이라는 위장 안에서도 소화해야 하고, 그것은 곧 새로운 영양분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늘 정권이 바뀌면 뉴스에서 단골이 되는 가진 자들의 몰락! "부자이면서 자만하지 않으면 아름답고, 오만하면 망하게 되어 있다" 라고 바로 이 책에서 말하지 않던가. 또한 "사람은 스스로 풍족함에 그칠 줄을 모르면 망한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삶에 대한 아주 심오한 통찰이 담긴 문구도 발견했다. "인생은 문틈으로 백마가 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욕망에 붙들려 사회의 요청에 순응하며 정신없이 사는 현대인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금 봐도, 매우 현대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쉽게 이해가 안 가는 곳도 있었는데, "연기 구멍을 구부리고, 장작을 옮기라 한 것은 은헤가 없다"는 해설을 보고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또한 우리가 약간 잘못 알고 있는 '오월동주'에 대해서 바른 이해를 전달한다. 뒤에는 '고전의 개요'라고, 대표적인 중국 고전을 간단하게 소개하는데, <신음어>니 <위료자>니 처음 들어보는 것들도 눈에 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30대 이상, 특히 40대 이상의 독자들에게 권한다는데, 내 생각에는 중고생들이 읽어도 괜찮을 거 같다. 어려운 부분이 적고, 해설과 유래도 나와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각 문구에 해당하는 글의 양이 적어서 부담이 없다. 대신 심오함을 얻기엔 좀 부족할 듯 싶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중국 고전의 대표적인 문구를 간략하고 쉽게 전달.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같은 저자의 <한권으로 끝내는 중국고전 일일일언>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중고생과 일반인들 누구나.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복숭아 나무, 자두나무 밑에는 자연히 길이 생긴다"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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