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를 리뷰해주세요.
-
-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 - 문화도시, 이희수 교수의 세계 도시 견문록
이희수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부담 없이 떠나는 여행이 있듯이 부담 없이 볼 만한 여행책도 있다. 이 책에는 도시와 섬, 그리고 유적지 등 저자의 발길이 머물렀던 16 곳이 사진과 더불어 갈무리되어 있다. 지은이는 이슬람 문화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문화인류학자인데, 그러한 기류가 이 책에도 살짝 보이곤 한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이라면, 각 도시(장소)에 할당된 양이 한정된 까닭인지 음미할 겨를도 없이 기계적으로 훑고 지나가는 급함이 보인다.
그리고 포르투, 아비뇽 같은 이국적인 도시와 크레타 섬, 룩소르, 앙코르 와트라는 문명지, 여기다 뜬금없이 벤쿠버와 시애틀의 조합은 지나치게 마음이 따라가는 대로 편하게 고른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중요한 문명이나 유적지를 중심으로 하거나 과거 살아 있는 역사나 문화, 예술이 고스란히 담긴 이국적인 도시들로 엮었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
포르투라는 도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봤다. 그런데 포르투칼의 도시라니, 외우긴 쉽다. 처음을 장식하는 부분이라 그런지 짧은 지면이지만 그런데로 압축된 정보를 제공한다. 단순히 도시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역사 그리고 포트와인과 바칼라우 같은 세세한 음식문화 등. 흥미로운 건, 이 곳이 바로 그 유명한 해리포터의 무대였다는 것이다. 포르투에 이어서 우리에겐 남다른 마요르카 섬에 다다르는데, 여기엔 애국가를 만든 안익태 선생의 마지막 숨이 남아있던 곳이다.
프랑스 아비뇽에서 새로운 역사를 하나 알았는데, 아비뇽 교황청에 얽힌 이야기다(아비뇽 유수). 이렇게 아직 몰랐던 것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언듯 접하는 것도 신선하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크레타 섬과 룩소르, 그리고 앙코르 와트였다. 카잔차키스가 태어난 곳이며, 크노소스 궁전과 미노타우로스라는 신비가 깃든 섬, 크레타는 여러 진귀한 볼거리와 얘깃서리를 가진 곳이 아닐까싶다. 그 유명한 전설-디오니소스의 땅 테베가 지금은 룩소르로 불린단다. 여기엔 투탕카멘 왕의 무덤을 비롯해서 여러 신전들도 있다는데, 크레타 섬과 거의 좌웅을 겨룰만하다.
밀림에서 우연히 발견된 앙코르 와트 부분도 눈여겨 봤으며, 무굴제국의 수도였던 파키스탄의 라호르에서 이슬람과 힌두 문화가 만난 독특한 유적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어족(알타이어)에 속하는 키르기스스탄에서 백김치와 고려인 아줌마, 여기서 잠시 사람의 향이 느껴진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출퇴근길에 가볍게 차 안에서 읽으면서 눈으로 나마 짧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평범하지 않은 기억을 가진 도시나 유적지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작은 참고가 될 거 같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2002한일 월드컵 때 범국민적으로 터키 팀을 성원해 준 한국인 투숙객들에게는 방 값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서로가 자국의 이해관계에 혈안이 되어 있는 국제 사회에서, 터키 인을 진정으로 형체처럼 받아 준 한국인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 표시라 했다." pp. 124~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