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건..." 그녀가 말하며 저녁의 마지막 햇살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선생님은 늘 그림에 빠져 있잖아요. 이분은 캔버스와 사랑에 빠졌어요." 그녀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건 죄악이에요."
"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너를 그리고, 돈을 주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려면 너를 안아 주고, 게다가 너를 사랑해야 한다는 거야?" 파생이 말했다. "이한심한 인형아."
"당신도 내가 좋죠? 그렇죠?" 느닷없이 그녀가 내게 물었다.
"네. 아주." - P105

"그렇지만, 당신은 덩치가 너무 커요." 그녀가 애석하다는 듯이 말했다.
"침대에선 키가 크든 작든 상관없죠."
"그건 그렇지 않아요." 그녀의 동생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난 이런 얘기가 지겹더라." - P104

"오늘 밤은 편히 주무시지요."
바이킹에 갔다가 말인가?" 그는 모자를 뒤통수에 얹어 놓으며 싱었다. 매력적인 화가인 그는 그날따라 화가라기보다 19세기 브로드웨이극의 등장인물처럼 보였다. 나중에 그가 목을 매달아 자살한 후에 나는 그날저녁 카페 돔에서 보았던 그의 모습을 가끔 떠올리곤 했다. 사람이 앞으로 한어떤 행동의 씨앗은 이미 그의 몸 안에 들어 있다고들 하지만, 삶 자체를 우스개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그 씨앗은 기름진 비료가 섞인 좋은 흙으로 덮여있는 것은 아닐까. - P108

그래서 나도 그를 ‘자벌레‘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를 볼 때 들었던 느끼과 비교하면 그것은 훨씬 더 너그럽고 호의적인 별명이었다. 나중에 에즈라가 자신의 모든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루이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을 때 나는 그를 좋아해 보려고, 그리고 그와 친구가 되어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에즈라의 아파트에서 그를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그의 첫인상은 끝내 지워지지 않았다. - P113

그러던 어느 날, 스타인 여사는 자기 차를 타고 누군가와 함께 프랑스남부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며 날더러 오전 중에 작별 인사를 하러 오라고전갈을 보냈다. 당시 아내와 나는 호텔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날 우리에게는다른 계획이 있었고, 다른 곳에 갈 예정이었다. 물론, 우리의 그런 사정을 스타인 여사가 일일이 알 수는 없없다. 나는 우리 계획대로 하고 싶었지만, 여사의 청을 무시할 수 없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상황에서 처신하는 방법을 몰랐다. 상대의 초대를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 정도는 배워 뒀어야 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나는 피카소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있다. 그는 부자들이 초대하면 일단 초대를 받아들여서 그들을 기쁘게 한다음,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되었다고 통보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피카소가사람들에게 써먹는 방법일 뿐, 스타인 여사와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였다. - P115

그녀는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따르던 거의 모든 이와 다투었다. 그나마 유일한 예외였던 후안 그리스와 다투지 않았던 이유는 그가 죽었기 때문이었다. 후안 그리스는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었으니, 그가 그녀와다툰 적이 없다는 것을 흡족해했는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의 그림을 잘 살펴보면 거기에 대답이 나와 있을지도 모르겠다. - P117

실비아 비치의 서점을 발견한 이래 나는 영어로 번역된 투르게네프, 고골, 체호프의 작품, 콘스탄스가네트가 번역한 톨스토이 작품 등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우리가 파리로 오기 전 토론토에서 나는 캐서린 맨스필드가 대단히 훌륭한 단편소설 작가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실력을 갖춘 노련한 외과의처럼 간결하고 명쾌하게 글을 쓰는 체호프와 비교하면 그녀는 억지로머리를 짜내 이야기를 꾸며 내는 겉늙은 여류 작가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맨스필드는 알코올을 뺀 맥주와 같았기에 차라리 맹물을 마시는 편이 나았다. 반면에 체호프는 투명하다는 점만 빼면 물과는 전혀 달랐다.
그의 작품 중에는 언론 기사문 같은 글도 더러 있었지만, 놀랄 만큼 뛰어난작품도 여럿 있었다. - P128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는 믿기는 내용과 믿기지 않는 내용이 섞여 있었지만, 어떤 대목은 너무도 진솔하여 읽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정도로 심오했다. 투르게네프의 작품에 나오는 풍경과 도로에 대한 묘사를 읽다 보면 인간의 나약함과 광기, 사악함과 성스러움, 그리고 도박의 무모함을실감하게 되었다. 톨스토이의 작품에는 군대의 이동, 전장의 지형, 장교와 사병, 그리고 전투에 대한 묘사가 많았다.  - P128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고 나니 남북전쟁에 관한 스티븐 크레인의 작품이 마치 한 병약한 소년이 실제로 전쟁을체험한 적은 없으면서 전쟁에 대한 글과 연대기를 읽고 (나도 할아버지의 집에서 본 적이 있는) 브래디가 찍은 사진 작품만 보고 자신의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쓴 글처럼 여겨졌다. 스탕달의 《파르므 수도원》을 읽기 전에는 톨스토이의 작품만큼 전쟁을 충실히 묘사한 글을 읽은 적이 없었는데, 사실 워털루 전투에 대한 스탕달의 멋진 묘사는 다소 지루한 그 책의 내용 중에서 단연 압권이었다. - P129

"번역은 계속 좋아질 거라고들 하지. 난 러시아어를 모르지만, 점점 더좋은 번역이 나올 거라고 확신해 번역가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잖아. 언젠가는 대단한 소설, 가장 훌륭한 소설이 번역되어 나올 거야. 그러면 자네는 그걸 반복해서 읽고 또 읽을 수 있겠지." - P133

"그렇겠지." 내가 말했다. "하지만 자네라도 도스토옙스키를 반복해서읽을 수는 없을 거야. 언젠가 내가 쉬룬스로 여행을 떠났을 때 읽을 책이 다떨어지고 <죄와 벌>만남은 적이 있었어. 우리가 읽을 만한 책이 한 권도 없었지만, 그래도 <죄와 벌>만은 못 읽겠더라고. 그래서 할 수 없이 트롤럽의 타우크니츠 문고본을 하나 찾을 때까지 오스트리아 신문을 읽으면서 독일어 공부만 했지 뭔가." - P134

"도스토옙스키는 불쾌한 인간이야, 헴." 그가 말을 이었다. "그는 불쾌한인물과 성인군자같은 인물을 가장 잘 묘사하지. 때로 놀랄 만큼 훌륭한 성인군자들을 만들어 낸다고 우리가 그의 작품을 몇 차례 반복해서 읽을 수 없다면, 그건 참 유감이지." - P134

"그의 작품 중 일부, 아니 대부분을 다시 읽어볼 수 있겠지만, 그 작품들이 아무리 위대해도 결국 자네는 화를 내고 말 거야."
"글쎄, 우리가 그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행운이겠지. 어쩌면 더 나은 번역본이 나올 수도 있을 테고." - P134

그러나 우리가 캐나다로 갔다가 막 돌아왔을 무렵 나는 특파원 일을 모두 그만두었고 내가 쓴 단편은 전혀 팔리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더없이 가난했고, 가난한 부부가 아기와 함께 파리에서 겨울을 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 - P147

쉬룬스는 글을 쓰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1925~26년 겨울 그곳에서내 평생 가장 힘들게 원고를 수정했으므로 나는 그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 원고는 내가 6주 만에 후다닥 썼던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의 습작이었고, 나는 쉬룬스에서 그것을 제대로 된 한 편의 소설로 완성했다. 그 밖에 어떤 단편을 거기서 썼는지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분명히 여러 편을 그곳에서 썼고 그 작품들은 대체로 평이 좋았다. - P152

17. 스콧 피츠제럴드
그의 재능은 나비 날개의 고운 가루가 그려 내는 무늬처럼 자연스러웠다. 한때 그는 나비가  
제 날개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듯이 자신의 재능을 깨닫지 못했고, 심지어 그것이 약탈당하거나 파괴되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중에야 상처 입은 날개와 무늬의 상태를 자각한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결국 그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록 인생의 황금기는 아니더라도 작가로서 황금기에 있던 그를 만난 것은 내게 행운이었다. - P160

나는 그의 손이 그다지 작지 않으면서도 재주가 많아 보이고 아주 잘생겼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에 대해 새롭게 알아낸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의다리가 몹시 짧다는 사실은 그가 처음 스툴에 올라앉을 때 이미 파악했다. 그의 다리 길이가 정상이었다면 아마도 그의 키가 5센티미터 정도는 더 컸을것이다. - P163

"스콧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나 보죠?"
"아마 그랬을 거야."
"불쌍한 사람이군요."
"난 중요한걸 한가지 깨달았어."
"그게 뭔데요?"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는 절대로 함께 여행하면 안된다는 거."
"그게 옳은 걸까요?"
"그럼. 그리고 우리는 함께 에스파냐로 가야지." - P194

젤다는 건강을 회복했고,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졌으며, 그의 소설은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이미 잘 팔리고 있던 <위대한 개츠비>는 희곡으로 각색되어 그에게 돈을 벌어 주었고,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어서 그는 경제적인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젤다의 상태도 좋아졌고, 모든 일이기특할 정도로 순조롭게 풀리고 있었다. - P204

"자넨 완벽하게 정상이야." 내가 말했다. "자네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위에서 내려다봐서 작게 보이는 것뿐이야. 루브르 Louvre 에 가서 조각상들을살펴보라고. 그런 다음, 집에 가서 거울로 자네 것을 찬찬히 살펴보게나." - P207

"근본적으로 평상시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말했다. "문제는 발기했을 때의 크기지.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하고." 나는 그에게 베개를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그 밖에도 알아 두면 좋을 만한 몇 가지 성 지식을 들려주었다. - P208

"남작의 첫 번째 부인은 놀랄 만큼 훌륭하게 글을 잘 썼지." 내가 말했다. "그녀가 쓴 아프리카에 대한 책은 내가 읽어본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난작품이었어. 아비시니아의 나일강 지류에 관해 새뮤얼 베이커 경이쓴책을 빼놓고는 말일세. 요즘 자네가 작가들에 대해 관심이 생긴 것 같으니,
기억해 두게." - P211

"감사합니다." 조르주가 말했다. "남작에 대해서는 쉽사리 잊어버릴 수없겠지요. 그런데 그 책 제목이 뭡니까?"
"<아웃 오브 아프리카>라는 책이야." 내가 말했다. "블릭센 남작은 첫부인의 작품을 늘 자랑스러워했지. 하지만, 난 그녀가 그 책을 쓰기 훨씬 전부터 그들 부부와 알고 지냈다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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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쓴 작품은 <계절에 뒤늦은>이라는 아주 간단한 단편이었는데, 나는 그 작품을 쓰면서 노인이 스스로 목을 매는 결말 부분을 의도적으로 생략했다. 그것은 나의 새로운 이론에 따른 결정이었다. 생략한 부분이 글의 내용을 더욱 강화하고, 그것을 계기로 독자가 단순한 이해 이상의 뭔가를 느낄 수있다면 어떤 부분이든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지론이었다. - P86

그러나 나는 소설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절대로 생계의 수단으로 소설을 써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을 때 나는 소설을 쓸 것이다. 따라서 나는 더많은 압박이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동안은 우선 내가 잘 아는주제에 대해 긴 글을 써봐야 할 것이다. - P87

"선생은 마치 정글 속에 홀로 남은 분 같더군요." 그가 말했다.
"글쓸 때는 눈먼 돼지가 된답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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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출장과 상관없이 플뢰뤼스 거리에 들를 때 나는 여사에게 문학 작품에 대해 생각을 들려 달라고 청하곤 했다. 나는 원고를 쓰는 중에는 하루 작업을 마치고 나면 내가 쓰는 글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리기 위해 책을 읽었다.
작업 시간 외에도 쓰던 글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면, 다음 날 글쓰기를 시작할때 글의 실마리를 잃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럴 때 운동을 해서 몸을 피곤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고, 아내와 사랑을 나누는 것은 더 좋은방법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 P70

"요즘엔 뭘 읽고 있지?"
"D. H. 로렌스가 쓴 글을 읽고 있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그분 단편 중에는 아주 좋은 작품이 더러 있더군요. <독일 장교>>같은 작품 말이에요."
"나도 그의 소설을 읽으려고 애써 봤어. 그런데 그 사람 참 난감하더군.
한심하고 말도 안 되는 글을 쓰고 있어. 마치 환자처럼 글을 쓰더라니까."
<아들과 연인>과 <하얀 공작>>같은 작품은 아주 좋던데요." 내가 말했다. "뒤의 작품은 앞의 것보다 좀 못한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들>은 아직 못 읽었습니다."
"형편없는 작품은 싫고, 재미있으면서도 괜찮은 작품을 읽고 싶다면, 마리 벨록 로운즈의 소설을 한번 읽어 봐." - P71

파리에서는 충분히 먹지 못하면 몹시 허기가 진다. 빵집 진열대에는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그득하고 거리에는 테라스에 차려진 식탁에서 식사하는사람이 많아서 늘 먹을 것이 눈에 보이고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특파원 일을 그만두고 나서 미국에서 아무도 사주지 않는 글만 쓰고 있을무렵, 누군가와 점심을 먹으러 간다고 집에 말하고 나왔을 때 가기에 딱 좋은장소는 뤽상부르 공원이었다. 옵세르바투아르 광장PI. de l‘Observatoire에서 보지라르 거리에 이르는 길에는 음식이 전혀 전혀 눈에 띄지 않고, 냄새도 전혀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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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Emest Miller Hemingway, 1899-1961)

1899년 7월 21일 미국 시카고 교외 오크파크에서 출생했다. 고교 시절에 시와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에 캔자스시티 《스타》의 기자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적십자 야전 병원 운전병으로 이탈리아 전선에 투입되었다가 1919년 귀국했다. 이어서 캐나다《토론토 데일리 스타》의 특파원으로 유럽에 건너가 각지를 여행하며 기사를 썼다. 파리에서 G. 스타인, E. 파운드, S. 피츠제럴드  등과 어울리며 작가로 성장했다.

1923년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를 시작으로 《우리 시대에》, 《봄의 격류》와 같은 단편에 이어 장편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했다. 1929년에는 전쟁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되는《무기여 잘 있거라》를 발표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헤밍웨이가 평생 천착했던 주제는 인간이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맞닥뜨리는 본질적 문제,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승리나 패배와 같은 철학적 문제였다. 그리고 그의 삶 또한 그런 상황에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극적인 면모를 보여  주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을 비롯하여 스페인 내전과 터키 내전에 참전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쿠바 북부 해안 경계 근무에 자원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소설의 소재가 되어 《무기여 잘 있거라》, 《제5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의 작품이 탄생했다.
그는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통과 단절된 젊은 세대를 일컫는 ‘잃어버린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 되었으며 전 세계인이 감동한 그의 작품들은 그를 20세기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그가 10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강 건너 숲 속으로》는 비록 좋은 평을 얻지 못했지만, 그 다음에 발표한 단편 《노인과바다》는 그에게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안겨 주었다.

그 밖에 단편집으로 《남자들만의 세계》,  《승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등이 있고, 하드보일드풍의 걸작 《살인청부업자》,  《킬리만자로의 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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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Emest Miller Hemingway, 1899-1961)

1899년 7월 21일 미국 시카고 교외 오크파크에서 출생했다. 고교 시절에 시와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에 캔자스시티 《스타》의 기자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적십자 야전 병원 운전병으로 이탈리아 전선에 투입되었다가 1919년 귀국했다. 이어서 캐나다《토론토 데일리 스타》의 특파원으로 유럽에 건너가 각지를 여행하며 기사를 썼다. 파리에서 G. 스타인, E. 파운드, S. 피츠제럴드  등과 어울리며 작가로 성장했다.

1923년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를 시작으로 《우리 시대에》, 《봄의 격류》와 같은 단편에 이어 장편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했다. 1929년에는 전쟁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되는《무기여 잘 있거라》를 발표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헤밍웨이가 평생 천착했던 주제는 인간이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맞닥뜨리는 본질적 문제,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승리나 패배와 같은 철학적 문제였다. 그리고 그의 삶 또한 그런 상황에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극적인 면모를 보여  주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을 비롯하여 스페인 내전과 터키 내전에 참전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쿠바 북부 해안 경계 근무에 자원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소설의 소재가 되어《무기여 잘 있거라》, 《제5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등의 작품이 탄생했다.
그는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통과 단절된 젊은 세대를 일컫는 ‘잃어버린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 되었으며 전 세계인이 감동한그의 작품들은 그를 20세기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그가 10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강 건너숲속으로》는 비록 좋은 평을 얻지 못했지만, 그 다음에 발표한 단편《노인과바다》는 그에게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안겨 주었다.

그 밖에 단편집으로 《남자들만의 세계》,  《승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등이 있고, 하드보일드풍의 걸작 《살인청부업자》,  《킬리만자로의 눈》 등이 있다.

그럴 때면 카페 데자마퇴르Café des Amateurs는 사람들로 붐볐고, 유리창은 실내의 후끈한 열기와 담배 연기로 김이 뿌옇게서렸다. 동네 술꾼들이 모여드는 이 지저분하고 허름한 카페는 잘 씻지 않는사람들에게서 나는 냄새와 시큼한 술 냄새에 절어 있었다. - P9

나는 이 술집 단골은 아니었지만, 이 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면 남자든 여자든 늘 취해 있었다. 아니, 그들은 이 카페에서는 일 리터 혹은 반 리터짜리 싸구려 와인을 마실 수 있었기에 늘 취했을 것이다. 벽에는 여러 가지 낯선 상표의 아페리티프광고전단이 붙어 있었지만, 만취 상태가 아니라면 그런 비싼 술을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곳에서는 여자 술꾼들을 ‘고주망태‘라는 뜻의 ‘푸아브로트poivrotte‘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 P9

겨울 들어 처음으로 찬비가 내리면서 도시의 온갖 서글픔이 느닷없이모습을 드러냈다. 거리를 산책하며 바라봐도 이제는 높고 산뜻한 건물의 지붕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비에 젖은 음울한 거리와작은 상점들, 약초 가게, 문구점, 신문판매점, 조산원, 그리고 베를렌이 숨을거둔 곳이며 내가 꼭대기 층에 방 하나를 빌려 작업실로 쓰고 있는 호텔의 굳게 닫힌 대문뿐이었다. - P11

한 여인이 카페로 들어와 창가의 테이블에 홀로 앉았다. 그녀는 무척 아름다웠다. 빗물에 씻긴 듯 해맑은 피부에 얼굴은 방금 찍어낸 동전처럼 산뜻했고, 단정하게 자른 머리카락이 새까만 까마귀 날개처럼 뺨을 비스듬히 덮고 있었다. - P13

아름다운 여인이여, 그대는 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당신이 누구를기다리고 있든, 그리고 내가 당신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 해도, 지금 이 순간당신은 나의 것입니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당신은 내 것이고, 파리도 내 것이고, 나는 이 공책과 이 연필의 것입니다. - P13

"자네는 내 말의 요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구먼." 그녀가 말했다. "어떤 것이든 ‘전시할 수 없는‘ 것을 써서는 안 돼. 그건 아무 의미 없는 짓이야. 잘못된 것이고 바보 같은 짓이야." - P23

"당연하지. 피카소는 자네 수준이 아니야. 자네 또래 말하자면 군대에서 자네와 함께 복무했을 정도의 젊은 화가의 그림을 사라고 자네는 그런 화가들이 누구인지 곧 알게 될 거야. 거리에서 마주치게 될 테니까. 젊은 화가중에도 좋은 화가는 꼭 있게 마련이야. 하지만, 그림을 사는 데 문제가 되는건 자네 양복이 아니라 자네 부인의 옷이야 여자 옷은 비싸거든." - P24

"그래, 그래, 헤밍웨이. 그런데 자네는 살인범들과 성도착증 환자들 틈에 살고 있었구먼."
 그녀가 말했다.
나는 내가 하찮은 세상에서 살고 있고, 세상에는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있으며, 나는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그중에는 절대로 호감을 품을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고, 심지어 몇몇은 아직도 증오하고 있었지만, 그 문제로 여사와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 P27

어쨌든, 그날 하루도 대단히 기분 좋게 시작되었다. 내일도 열심히 글을쓰리라. 글쓰기는 내게서 거의 모든 것을 치유해 주었고, 그것이야말로 내가당시에도 믿었고, 지금도 믿는 일이다. 스타인 여사는 내가 고쳐야 할 점이있다면, 나의 젊음과 내가 아내를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에 도착할 즈음에는 처량한 기분이 완전히 사라졌기에 나는 쾌활하게• 그냥그날 새로 알게 된 성에 대한 지식을 아내에게 들려주었다. 그렇지만, 그날밤 우리 두 사람이 행복했던 것은 이미 전부터 알고 있던 지식과 알프스에서터득한 새로운 지식 덕분이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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