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셀프 트래블 - 2025-2026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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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여행 3일차 2026.2.12.
[역사문화유산답사보고3] 지하(地下)의 생존 요새와 수피즘의 영성
-부제: 박해를 피한 은신처 데린쿠유와 메블라나의 춤-

​1. 기상 관측 및 선택 관광 (열기구)
가. 운항 결과 : 최종 취소 (Red Flag)
ㅇ (기상현황) 지상 기온은 5.5℃로 쾌적하나, 상공의 기류 불안정(Wind Shear) 등으로 안전 기준 미달.
ㅇ (판정결과) 07:30경 튀르키예 민간항공청(SHGM)의 최종 운항 불가(Red Flag) 판정으로 탑승 취소.
나. 인문학적 성찰 : 루미의 시 <여인숙> 적용
ㅇ (상황수용) 새벽부터 대기했으나 ‘취소(실망감)’라는 예기치 않은 불청객을 마주함.
ㅇ (작품인용) 젤랄레딘 루미의 시구를 빌려, 이 아쉬움조차 여행의 안전을 위한 필연적 과정으로 의연하게 수용함.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중략) ... 그들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2. 조식 및 미식 평가 (카이막 vs 라면)
가. 메뉴 구성
ㅇ (식단) 튀르키예식 아침 식사 ‘카흐발트(Kahvaltı)’ 진행 (페이스트리, 치즈, 올리브 등).
ㅇ (특식) 물소 젖으로 만든 ‘카이막(Kaymak)’과 벌꿀(Bal) 제공.
나. 미식 결론 (Taste of Heaven)
ㅇ (평가) 백종원 대표는 카이막을 ‘천상의 맛’이라 극찬했으나, 직접 체험한 결과 다소 느끼함이 있음.
ㅇ (결론) 한국인의 영혼을 달래주는 진정한 ‘천상의 맛’은 얼큰한 ‘라면’임을 재확인함.

3. 오전 답사: 데린쿠유(Derinkuyu) 지하 도시
가. 시설 개요 및 상세 제원
ㅇ (규모/심도) 데린쿠유는 다층 구조(통상 8개 층)의 대형 지하 정주 공간으로, 안내 자료에서는 입구 인근 기준 약 40m 내외 심도가 언급되며, 하부의 우물(수원)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약 85m로 설명되기도 함.
ㅇ (수용능력) 최대 약 2만 명 규모까지 수용 가능하다는 수치가 널리 인용되나, 이는 역사적·관광적 안내에서 사용되는 추정치 성격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함.
ㅇ (주요시설)
- ​(환기/급수) 다수의 수직 환기구가 지표와 연결되어 공기 순환을 돕고, 일부는 우물 기능을 겸하여 급수에 활용된 것으로 안내됨.
- ​(방어시설) 통로 곳곳에 원형의 차단석(일명 밀스톤 도어)을 설치하여 내부에서 통로를 봉쇄할 수 있는 구조가 확인됨. 무게는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수백 kg급(예: 300–500kg 범위)으로 기술함이 타당함.
- ​(생활시설) 장기 체류를 상정한 저장·가공·공동체 시설(식량 저장 공간, 와인 제조/압착, 공동실, 교회 등)이 안내되며, 단순 은신처가 아니라 정주형 피난 공간으로 기획·운용되었음을 시사함.
​나. 현장 견문 및 비판적 고찰
ㅇ (통설 검증) 현지 가이드·안내서에서 반복되는 “7세기 이슬람의 종교 박해를 피해 기독교인이 지하도시로 숨어들어 장기 거주했다”는 설명은, 원인(동기)을 ‘종교 박해’로 단일화한다는 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함.
ㅇ (비판 1: 용어·원인 혼선)
​ - ‘종교 박해(persecution)’는 통치권 하에서 특정 신앙을 제도적으로 금지·탄압하는 성격이 강함.
- ​반면, ‘침입·습격(raids)’은 전쟁 환경에서 발생하는 군사적 공격·약탈로서, 주민·공동체에 피난·은신을 유발하는 직접 요인이 됨.
- ​(견해) 데린쿠유의 활용 동기는 “신앙의 말살 회피”라기보다, 반복되는 물리적 위협을 피해 생존을 도모하는 전시적 피난·은신으로 설명하는 편이 개념적으로 더 정합적임.
ㅇ (비판 2: 시설 구성의 기능적 해석)
- ​환기·급수·저장·통로 봉쇄 등 핵심 설비는, 종교적 은둔(수도적 고행)을 위한 장치라기보다 외부 침입 위험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일정 기간 생존을 견디기 위한 방어·지속형 인프라로 해석되는 것이 구조적으로 자연스러움.
- ​(견해) 종교는 공동체 결속의 배경 요인일 수 있으나, 직접 동기(Direct Cause)는 생존을 위한 물리적 회피였다는 관점이 설득력이 높음.
ㅇ (방어 취약성 고찰)
- ​지하도시는 다수의 환기구 및 출입 동선이 지표와 연결되는 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입구와 환기구를 은폐해 완벽히 생존했다”는 설명은 과장될 소지가 있음.
ㅇ ​(군사적 견해) 지상에서 정밀 수색이 이루어질 경우 환기구의 흔적이 발견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발각 시 연기·화공·수공 등 비대칭 제압에 취약할 수 있음.
- ​(결론) 데린쿠유는 “안전한 장기 거주지”라기보다, 위협 국면에서 공동체가 선택한 고위험·고효율의 피난 거점(은신처)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함.
다. (종합 결론) 데린쿠유 지하도시의 조성과 거주는 ‘종교 박해 회피’로 단정하기보다, 당시의 불안정한 안보 환경 속에서 발생한 전시(戰時)적 피난·은신 전략으로 서술하는 것이 사실 관계와 시설 기능 해석 측면에서 균형적임.

​4. 중식 및 콘야(Konya) 도착 보고
​가. 식당 및 메뉴 개요
ㅇ ​(장소) 콘야 시내 소재 ‘아시아 라흐마준 & 케밥(Asya Lahmacun & Kebab)’ 방문.
ㅇ ​(메뉴) 튀르키예 대표 음식인 ‘이스켄데르 케밥(Iskender Kebab)’ 및 렌틸콩 스프, 피데 등 섭취.
ㅇ ​(특이사항) 식당 내외부에 튀르키예 국기와 국부(國父) 아타튀르크의 초상화가 게양되어 있어, 현지의 강한 애국적 분위기가 관찰됨.
​나. 오찬 평가 및 소회 (The Missile Taste)
ㅇ ​(적응도) 여행 3일 차에 이르러 튀르키예 현지 향신료와 조리법이 본인의 입맛에 적응되기 시작함.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음.
ㅇ ​(미식의 비유) 메뉴명(Iskender)이 러시아의 전술 탄도 미사일인 ‘이스칸데르(Iskander)’와 발음이 유사함에 착안, ˝미사일처럼 입안에서 맛이 꽝 터지는 폭발적인 감칠맛˝이라는 해학적 비유로 식후감을 정리함.
​다. 인문학적 고찰 (Etymology)
ㅇ ​(어원 분석) ‘이스켄데르’는 역사적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Alexander)’의 튀르키예식 발음임.
ㅇ ​(결론) 미사일(Iskander)이나 케밥(Iskender) 모두 ‘강력한 한 방’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금일의 점심 메뉴는 미각을 정복하는 ‘맛의 알렉산더’라 칭할 만함.
* ​(명칭의 기원) ‘이스켄데르 케밥’의 명칭은 19세기 말 부르사(Bursa)에서 해당 요리를 개발·대중화한 요리사 ‘이스켄데르 에펜디(İskender Efendi)’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 정설임.

5. 오후 답사: 콘야 메블라나 박물관 (Mevlana Museum)
​가. 답사 배경 및 개인적 소회(오래된 공감)
ㅇ (지적 취향) 2021년 8월, 젤랄레딘 루미(Rumi)의 시〈여인숙〉을 접하고, 인간 존재와 삶의 희로애락을 바라보는 그 통찰에 깊이 공감해 옴.
ㅇ (현장 확인) 4년 전 필사(筆寫)하며 되새겼던 시인의 묘소를 오늘 직접 방문함. 종교적 숭배가 아닌, 시공간을 넘어 삶의 진리를 사유했던 시인·사상가의 흔적을 확인하는 차분한 여정임.
​나. 인문학적 성찰: 시 〈여인숙〉과 여행의 본질
ㅇ (작품 의미) 인간의 내면을 ‘여인숙’에 비유하며, 예고 없이 찾아오는 슬픔과 절망조차도 손님처럼 맞이하되 결국 자신을 정돈하게 만드는 계기로 수용하라는 수피즘적 지혜를 되새김.
ㅇ (여행관 확립) 이번 튀르키예 여정에서 마주할 궂은 날씨, 육체적 피로, 돌발 변수 역시 나를 비우고 깨닫게 하기 위해 “저 멀리서 보낸 안내자들”로 해석하며, 의연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여정을 관조(觀照)함.
​다. 현장 상황 및 소회 (비라는 이름의 손님)
ㅇ (상황) 박물관에 들어가기전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박물관 경내를 거니는 도중,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함.
ㅇ (소회) 여행자에게 비는 통상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나, 루미의 가르침에 따라 이 또한 나의 여정을 새롭게 환기하기 위해 찾아온 ‘새로운 손님’이자 ‘안내자’로 규정함.
ㅇ (태도) 빗물에 젖어가는 묘소와 정원을 불평 없이 있는 그대로 응시하며, 비 내리는 성지(聖地)의 차분한 정취를 반갑게 맞이함.

6. 콘야 → 아피온 이동 간 기상 및 주행 상황 보고
​가. 기상 변화 및 인문학적 소회
ㅇ ​(기상 변화) 콘야(Konya) 출발 시점의 강우가 그치고, 이동 중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며 차창 밖으로 선명한 무지개(Rainbow)가 관측됨. 현재는 구름이 걷히고 매우 화창한 시계(視界)를 확보함.
ㅇ ​(인문학적 소회) 앞서 루미의 가르침대로 궂은비를 ‘불청객’이 아닌 ‘안내자’로 환대하자, 떠나는 비가 ‘무지개’라는 시각적 보상(선물)을 남기고 퇴장한 형국임. 이는 예기치 않은 변수마저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여행의 묘미를 증명함.
​나. 주행 환경 및 조망 분석
ㅇ ​(도로 여건) 현재 해발 1,116m의 아나톨리아 고원을 관통하는 D300 국도를 주행 중이며, 비가 그친 후 노면이 빠르게 건조되고 가시거리가 비약적으로 확보됨.
ㅇ ​(주행 데이터) 평균 속도 70.4km/h, 현재 순항 속도 95.4km/h(최고 103.6km/h)를 유지하며, 정체 없이 쾌적하고 안정적인 이동 흐름을 보임.
​다. 좌우 조망(View) 분석 : 두 개의 거대한 산맥
1) 좌측(South) 조망 : 술탄 산맥 (Sultan Dağları)
ㅇ (위치) 주행 방향 왼쪽으로 계속 동행하는 산맥.
ㅇ (특징) 해가 넘어가는 방향(역광)에 위치하여 실루엣이 웅장하며, 아피온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줄기를 형성함.
​2) 우측(North) 조망 : 에미르 산맥 (Emir Dağları)
ㅇ (위치) 주행 방향 오른쪽(북쪽), 평원과 호수 건너편에 보이는 설산.
ㅇ (관측) 오후의 햇살을 정면으로 받아 하얗게 빛나는 설산은 에미르 산맥으로 확인됨.
ㅇ (지형) 광활한 농경지와 평원 너머로 눈 덮인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룸.
​3) 호수 조망 : 악셰히르 호수와 에베르 호수
ㅇ (악셰히르 호수) 우측 에미르 산맥 아래 위치한 큰 호수로, 이동 중반에 조망함.
ㅇ (에베르 호수) 아피온 근교의 황금빛 갈대숲이 우거진 호수로, 생태적 풍요로움을 더함.
​라. 종합 소회 (파노라마 로드)
ㅇ 본인은 남쪽의 술탄 산맥과 북쪽의 에미르 산맥이라는 두 거대한 설산 사이의 회랑(Corridor)을 통과함.
ㅇ 좌우 어디를 보아도 눈 덮인 설산이 펼쳐지는, 튀르키예 내륙 고원의 가장 웅장한 드라이브 코스를 경험함.

​7. 아피온 도착 및 숙박·석식 결과 보고
​가. 숙소 현황 및 이용 소회
1) 시설 및 환경
ㅇ (시설명) 윈덤 아피온카라히사르 서멀 & 스파 (Wyndham Afyonkarahisar Thermal & Spa).
ㅇ (현장 상황) 호텔 진입 시 주차장이 만차 상태로 혼잡도가 높았으며, 로비 입성 시 특유의 습기와 목욕탕 냄새가 감지됨. 다소 후덥지근한 공기질을 확인함.
ㅇ (배정 결과) 3층 객실을 배정받아 투숙함.
​2) 온천 미이용
ㅇ (사유) 금일 6시간 이상의 차량 탑승으로 인한 만사가 귀찮은 ‘귀차니즘’ 발동.
ㅇ (조치) 온천욕 생략 후 객실 내 휴식을 우선함.
​나. 석식 평가 (호텔 뷔페)
1) 메뉴 및 섭취 현황
ㅇ (구성) 음식의 가짓수는 많으나 대다수가 정체불명의 현지식으로 구성됨.
ㅇ (섭취) 단순한 공복감 부재(배가 고프지 않음)로 인해, 케이크 4조각, 포도, 음료 3잔, 치킨 1조각 위주로 간소하게 섭취함.
​다. 금일 일정 총평 (루미 정신의 실천)
1) (이동) 차량 탑승 및 이동 시간은 대략 7시간으로 집계됨.
2) 심리적 소회 (승화)
ㅇ (상황) 금일 오전 악천후로 인해 기대했던 ‘열기구 탑승’이 취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음.
ㅇ (극복) 그러나 콘야에서 되새긴 루미의 시 <여인숙>의 가르침대로, 실망감이나 불운조차 ˝잠시 다녀가는 손님˝으로 의연하게 수용

​[별첨1] ​카파도키아 열기구 운항 결정 체계 및 기준

​1. 결정 주체 및 권한
가. 주무 관청 및 현장 통제
ㅇ (주무관청) 튀르키예 교통부 산하 민간항공청(SHGM)에서 관할함.
ㅇ (현장통제) 카파도키아 슬롯 서비스 센터(SHM Kapadokya)가 기상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여 이륙 허가 여부를 독점 결정함.
ㅇ (이행의무) 개별 여행사나 파일럿은 SHGM의 결정에 절대복종해야 하며, 위반 시 면허 취소 등 강력한 행정 처분을 받음.

​2. 운항 신호등(Flag) 체계
ㅇ (공지방식) SHGM은 웹사이트 및 관제 시스템을 통해 아래와 같은 신호등 형태의 플래그(Flag)로 운항 상태를 실시간 공지함.
​가. 🔴 레드 플래그 (Red Flag : 운항 취소)
ㅇ (의미) 기상 악화로 인해 모든 열기구의 이륙을 전면 금지함.
ㅇ (기준) 지상 풍속 10노트(약 5m/s) 이상, 강한 돌풍(Wind Shear), 우천, 안개로 인한 시야 미확보 시 발령.
​나. 🟡 옐로우 플래그 (Yellow Flag : 대기/보류)
ㅇ (의미) 기상이 불안정하여 이륙 승인을 **잠정 보류하고 대기(Stand-by)**하는 상태.
ㅇ (절차) 기상 호전 시 그린(Green)으로 변경되거나, 악화 시 레드(Red)로 확정됨. (※ 금일 오전 07:30까지의 상황).
​다. 🟢 그린 플래그 (Green Flag : 운항 허가)
ㅇ (의미) 법적 안전 기준을 충족하여 이륙이 가능한 상태.
ㅇ (최종판단) 단, 그린 플래그가 뜨더라도 국지적 기상 변수나 장비 상태에 따라 최종 이륙 여부는 기장(PIC)의 판단에 따름.

​3. 주요 취소 요인 (안전 기준)
가. 기상 제약 요인
ㅇ (바람) 지상풍이 약하더라도 고도 500m 상공의 강한 바람(Upper Wind)이나 기류가 뒤틀리는 윈드 시어(Wind Shear) 발생 시 즉시 취소됨.
ㅇ (열기류) 일출 후 지표면 가열로 인한 상승 기류(Thermal) 발생 시 조종이 불안정해지므로, 대기가 안정된 일출 전후에만 한정적으로 운항함.

​[별첨2] ​데린쿠유 지하 도시 축조 연대 및 문헌 기록

​1. 초기 굴착 단계 (기원전 시기 기원설: 프리기아인 등)
가. 축조 주체 및 배경
ㅇ (주체·연대) 데린쿠유의 최초 굴착을 프리기아인(Phrygians)의 기원전 8~7세기 활동과 연결하는 서술이 널리 인용되나, 이는 단정된 정설이라기보다 ‘기원설 및 추정’으로 제시하는 것이 타당함.
ㅇ (용도 추정) 초기 단계는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 정주 도시라기보다, 식량 저장 및 소규모 피난(은신) 등 제한적 목적의 굴착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큼.
​2. 문헌 기록 (크세노폰 『아나바시스』)
가. 문헌 기록 및 의의
ㅇ (출처) 고대 그리스의 장군·역사가 크세노폰(Xenophon)의 저서 『아나바시스(Anabasis)』에는 카파도키아 일대의 지하 주거 형태를 연상시키는 기록이 존재함.
ㅇ (내용 요지) 해당 기록은 “우물처럼 좁은 입구를 가진 지하의 집(거처)” 및 가축과의 동거 등, 당시 지역의 지하 거주 문화를 시사하는 묘사를 포함함.
ㅇ (연대 표기 유의) 본 기록은 흔히 “기원전 401년(원정 연도)”과 함께 언급되나, 원정 연도와 저술(기록) 시점을 구분하여, “기원전 4세기경의 기록” 정도로 기술함.
ㅇ (의의) 기원전 시기부터 카파도키아 지역에 지하 거주·은신 형태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참고사료로 활용 가능함.
​3. 대(大) 확장 및 요새화 (비잔틴 시대 중심: 중세기 정교화)
가. 확장 배경 (전쟁·습격 환경)
ㅇ (위협 요인) 7세기 이후 동로마(비잔틴) 제국의 동부 변경은 전쟁·습격·약탈 등 군사적 불안정이 장기화되는 국면을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주민·공동체의 피난·은신 수요가 확대되었음.
ㅇ (대응 양상) 데린쿠유를 포함한 지하 공간은 이러한 안보 환경에서 집단 피난·은신 거점으로 활용·정비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비잔틴 시대(중세)에 대규모로 확장·정교화되어 오늘날 알려진 형태가 형성되었다는 설명이 일반적임. (※ 특정 왕조·연대를 단정하는 것은 지양함).
나. 시설의 고도화 (방어·자급 인프라)
ㅇ (방어) 통로에는 외부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원형 차단석(일명 Millstone Door)이 설치되어, 내부에서 통로를 봉쇄할 수 있는 구조가 확인됨. 무게는 자료에 따라 편차가 있으며 ‘수백 kg’(300~500kg)에 달함
ㅇ (생활/자급) 장기 은신을 위한 저장, 가공, 공동체 시설(식량 저장, 압착·발효, 공동실, 의례 공간 등)이 확인되며, 이는 단순 은신처가 아니라 정주형 피난 시스템으로 운용되었음을 시사함.

[별첨3] 콘야 메블라나 박물관 분석
​1. 시설 개요 및 상징성
가. 성격 및 위상
ㅇ (성격) 13세기 수피즘(Sufism)의 대표적 중심지인 메블라나 교단(Mevlevi Order)의 총본산(Tekke)이자, 창시자 젤랄레딘 루미의 묘소(Mausoleum)가 위치한 시설임.
ㅇ (랜드마크) 콘야의 상징인 청록색 타일의 원뿔형 첨탑(Kubbe-i Hadra, Green Dome)이 특징적이며, 이는 알라를 향한 영적 지향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함.
ㅇ (주요 전시) 루미와 가족들의 석관, 초소형 코란, 예언자 무함마드의 수염 성물(사칼-이 셰리프, Sakal-ı Şerif) 등이 전시되어 있음.
​2. 인문학적 고찰 (관용의 철학)
가. 루미의 사상과 의식
ㅇ (루미의 사상) “오라, 그대 누구라도 오라. 우리는 절망의 교단이 아니다.”라는 루미에게 귀속되어 널리 인용되는 어록으로 대표되는 무한한 관용 (Tolerance)과 포용적 사랑을 설파함.
ㅇ (세마, Sema) 신과의 합일(Union)을 지향하며 끊임없이 회전하는 수피 의식 (Sema)의 대표적 수행 전통이 전승되는 곳으로, 이는 단순한 춤이 아닌 고도의 수행 의식임.
​3. 현장 견문 및 비판적 고찰 (The Paradox)
가. 사상과 현실의 괴리
ㅇ (시각적 모순) 그러나 실제 현장의 묘소 공간은 금실 자수 비단과 은 장식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음.
나. 비판적 해석 및 결론
ㅇ (해석) 이는 루미 본인의 의지라기보다, 그의 영적 권위를 기념·제도화하려는 후대 권력(셀주크 및 오스만)의 후원과 상징화가 투영된 결과로 해석됨.
ㅇ (결론) 화려한 껍데기(묘소)보다 그가 남긴 ‘진정한 빈 마음(Emptiness)’의 메시지를 읽어내는 것이 답사의 본질임.

​[별첨4] ​젤랄레딘 루미의 시
<여인숙 (The Guest House)>

​인간이란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들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간다 해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을 정중하게 대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우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라.
그들 모두는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존명(尊命). 현재시간 새벽 0시35분, 튀르키예의 아피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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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여행 2일차 2026.2.11.
​[역사문화유산답사보고2] 신(神)과 인간이 빚은 기암괴석, 카파도키아의 지질학적 비경
​-부제: 화산 분출과 차별 침식이 빚어낸 응회암(Tuff)의 파노라마-

​1. 이동 및 현지 도착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가. 육상 및 항공 이동 현황
ㅇ (버스이동) 이스탄불 시내 숙소 출발 → 파티흐 술탄 메흐메트 대교(제2 보스포러스 교) 횡단 → 사비하 괵첸 공항(SAW) 도착.
- (교량의미) 정복자 메흐메트 2세의 이름을 딴 교량을 건너며, 유럽에서 아시아로 대륙을 이동함.
ㅇ (항공이동) 페가수스 항공(Pegasus Airlines) PC2732편 탑승 (Gate 206A).
- ​(운항일정) 2026. 2. 11.(수) 08:25 출발 → 09:33 카이세리(ASR) 도착 (예정보다 12분 조기 도착).
- ​(비행제원) 순항 고도 해발 9,258m, 순항 속도 871km/h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이동함.
- ​(기상관측) 비행 중 상공(성층권 하부)은 쾌청하였으나, 착륙 후 카이세리 현지는 흐리고 비가 내린 흔적(Wet Surface)이 확인됨.
​나. 보스포러스 해협의 인문·지정학적 성찰
ㅇ (군사적 봉쇄) 1453년 콘스탄티노플 공성전 당시, 오스만 제국이 아시아(아나돌루 히사르)와 유럽 양안에 포대를 설치하여 비잔틴의 보급로를 차단한 ‘제국의 목을 조르는 바다‘.
ㅇ (지정학적 숙명) 흑해에 갇힌 러시아가 부동항(不凍港) 확보와 지중해 진출을 위해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탐냈던 ‘유일한 숨구멍‘이자, 동서 문명과 패권이 충돌하는 접점.
​다. 탑승 대기 및 인문학적 단상 (Starbucks)
ㅇ (휴식현황) 탑승 대기 중 공항 내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음용하며 일시 휴식.
ㅇ (문학적고찰) 허먼 멜빌의 해양 소설 『모비딕(Moby Dick)』에 등장하는 침착하고 합리적인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을 딴 브랜드의 유래를 상기함.
ㅇ (문화적연상) 커피의 도시 시애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낭만적인 정취를 이스탄불 공항의 분주함 속에서 느낌.
​라. 사비하 괵첸(Sabiha Gökçen) 공항의 명칭 유래
ㅇ (인물배경) 튀르키예의 국부(國父) 아타튀르크의 양녀이자, 23세에 ‘세계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
ㅇ (성명해석) 성(Surname)인 ‘괵첸(Gökçen)‘은 아타튀르크가 직접 하사한 것으로, 튀르키예어로 ‘하늘에 속한 사람‘이라는 뜻을 내포함.
- (상징성) 그녀의 이름을 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것은, 곧 ‘하늘의 여인‘이 열어준 길을 따라 비상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음.

​2. 오찬 및 현지식 체험 (동굴 식당)
​가. 식당 개요 (Yemeni Restaurant)
ㅇ (시설특징) 카파도키아의 천연 암반을 굴착하여 조성한 동굴형 레스토랑에서 오찬 진행.
​나. 메뉴 구성 및 평가
ㅇ (주요리) 항아리 케밥(Testi Kebabı) & 필라프(밥).
ㅇ (식사반응) 향신료가 강한 전채 요리는 시식 수준에 그쳤으나, 메인 요리인 항아리 케밥은 입맛에 맞아 남김없이 섭취함. 그러나, 역시 나의 배우자는.... 여전하다.

​3. 카파도키아 지질 및 지형 분석
​가. 기암괴석 형성 메커니즘 (화산 활동)
ㅇ (화산기원) 수백만 년 전 에르지예스 산 등의 화산 폭발로 분출된 화산재(응회암, Tuff)가 두껍게 퇴적됨.
ㅇ (차별침식) 연약한 응회암 층 위에 단단한 현무암이 덮인 후, 빗물과 바람에 의한 침식 작용으로 약한 부분은 깎여나가고 강한 부분만 남아 현재의 독특한 지형을 형성함.

​4. 우치히사르(Uçhisar) 성채 (거대 암석 요새)
​가. 지형적 특성 및 기능
ㅇ (지형구분) 일반적인 버섯 바위와 달리, 평지 위에 우뚝 솟은 거대한 단일 응회암(Tuff) 바위산(Monolith) 형태임.
ㅇ (구조적특징) 카파도키아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최고 높이(해발 약 1,300m)를 자랑하는 천연의 망루 (Watchtower) 역할을 수행함.
ㅇ (굴착공법) 인력으로 암반 내부를 벌집처럼 굴착하여 만든 거주지 및 비둘기 집(Pigeon House)의 흔적이 무수히 많은 창문(Hole) 형태로 관찰됨.

​5. 괴레메(Göreme) 야외 박물관 및 기암괴석 지대
​가. 지명 유래 및 공간 특성
ㅇ (어원) ‘Görmek(보다)‘의 부정형에서 유래하여 ‘보이지 않는 곳(The Unseen)‘을 의미함.
ㅇ (공간반전) 겉은 투박한 암석이나 내부는 정교한 주거 공간인 ‘반전의 미학‘을 보여주며, ˝귀신도 모르게 숨어라˝는 박해 시대의 생존 본능을 체감함.
​나. 자연 경관의 웅장함과 지질학적 특성
ㅇ (경관평가) 신(神)이 빚어놓은 듯한 압도적인 기암괴석의 파노라마가 시야를 가득 채움.
ㅇ (지형분석) 수백만 년의 화산 활동과 침식이 만들어낸 협곡과 바위들이 초현실적인 미감(Aesthetics)을 자아냄.
​다. 종교와 삶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Reflection)
ㅇ (현장고찰) 아름답고 이색적인 풍광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극한 생존 환경(척박함)을 직시함.
ㅇ (근원적질문) 박해를 피해 세상과 단절된 이곳으로 숨어든 역사를 마주하며, ˝도대체 종교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궁벽한 곳에서 고단한 삶을 자처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함.
ㅇ (공간해석) 괴레메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신념을 지키기 위해 육체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고통을 승화시킨 인간 의지의 거대한 현장임.

​6. 파샤바 계곡(Paşabağ Valley) 답사 (수도사의 골짜기)
​가. 화산 기원 및 지질학적 형성과정
ㅇ (형성과정) 화산재(응회암)와 용암(현무암)이 층층이 쌓인 후, 차별 침식 작용으로 단단한 상부(모자)만 남고 하부(몸통)가 깎여나간 전형적인 버섯 모양의 ‘요정의 굴뚝(Fairy Chimneys)‘이 탄생함.
​나. 인문학적 성찰 (동양적 해석)
ㅇ (비유) 중국 무협의 화산파(華山派)가 험준한 산세에서 검을 연마했듯, 이곳의 수도사들은 기암괴석의 꼭대기에서 신(神)을 향한 기도를 연마함.
ㅇ (지형미학) 인공적인 건축물이 아닌, 자연 지형을 그대로 활용하여 인간과 자연이 합일(合一)된 경지를 보여줌.
​다. 문화적 상상력과 사실 관계의 교차 검증 (개구쟁이 스머프)
ㅇ (문화적연상) 파샤바 계곡의 기이한 버섯 바위(Fairy Chimneys) 형상이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The Smurfs)’ 속 버섯 마을과 흡사하여, 작가 ‘페요(Peyo)’가 이곳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說)이 일부 여행기, 전언에서 회자됨.
ㅇ (사실확인) 그러나 작가의 튀르키예 방문 기록이나 공식적인 창작 노트 등 객관적인 1차 근거(Source)는 확인되지 않음.
ㅇ ​(결론) 이는 독특한 지형적 특징을 대중문화와 연결하려는 호사가들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판단되며, 학술적 사실보다는 관광적 흥미 요소(Fun Fact)로 이해함이 타당함.

​7. 로즈벨리(Rose Valley) 답사 (붉은빛의 대협곡)
​가. 지질 및 경관 특성
ㅇ (발색원인) 응회암 내 철분(Iron) 성분의 산화 작용으로 지층 전반이 붉은 장미색(Pink & Red)을 띠게 됨.
ㅇ (지형비유) 거대한 지층의 단면과 침식된 골짜기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어, ‘미니 그랜드 캐년(Mini Grand Canyon)‘이라 칭할 만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함.

​8. 석식 및 숙소 투숙 (전통 체험)
​가. 숙소 현황 (Yusuf Yiğitoğlu Konağı)
ㅇ (시설개요) 유수프 이이토을루 코나크(Yusuf Yiğitoğlu Konağı)에 투숙함.
ㅇ (특징) 19세기에 건축된 카파도키아의 전통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한 고풍스러운 저택(Mansion) 스타일의 숙소로, 지역 고유의 정취를 체험함.
​나. 석식 메뉴 및 평가
ㅇ (주메뉴) 오븐에 구워낸 치킨 닭다리(Drumsticks) 2조각이 메인 요리로 제공됨.
ㅇ (식사평) 전반적으로 간이 세고 다소 짭짤한(Salty) 편이었으나, 육질이 부드러워 취식에는 무리가 없음(Edible)을 확인하고 오늘 여정을 마침.

​[붙임 1] 괴레메 석굴 수도원 형성 및 변천사
​1. 태동기 (4세기 ~ : 수도 생활의 시작)
ㅇ (형성배경) 로마 제국의 기독교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인적이 드문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 지대로 은신함.
ㅇ (공동체확립) 당시 카이세리의 주교 성 바실리우스(St. Basil)가 ˝노동하고 기도하라˝는 수도 규칙을 제정하며, 은둔형 개인 수행에서 조직적인 석굴 수도원 공동체로 발전함.
​2. 은둔 및 요새화기 (7세기 ~ 9세기 : 외세 침입과 성상 파괴)
ㅇ (방어구축) 이슬람(아랍) 세력의 잦은 침입에 대비하여 지하 도시(데린쿠유 등)를 건설하거나, 절벽 위로 거주지를 옮겨 군사적 요새(Fortress) 기능을 대폭 강화함.
ㅇ (성상파괴) 8~9세기 비잔틴 제국 내 ‘성상 파괴 운동(Iconoclasm)‘의 영향으로, 인물화가 배제되고 단순한 붉은색 기하학적 문양만이 그려짐.
​3. 전성기 (10세기 ~ 12세기 : 평화와 예술의 개화)
ㅇ (예술부흥) 비잔틴 제국의 중흥기와 맞물려 종교적 평화가 찾아옴.
ㅇ (프레스코화) 현재 남아있는 화려한 색채의 성화(프레스코화)와 정교한 돔 구조의 석굴 교회가 집중적으로 조성되어 비잔틴 미술의 정수를 보여줌.

​[붙임 2] 카파도키아인들의 식생활과 생존 전략
​1. 주식 및 에너지원 확보 (˝곡차(Wine)가 밥이다˝)
ㅇ (포도재배) 물이 귀하고 척박한 화산토 환경에서 가장 잘 자라는 포도 농사에 집중함.
ㅇ (에너지원) 와인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혹한의 추위와 고된 노동을 견디게 해주는 고열량 필수 식량(Liquid Bread)이자, 오염된 물을 대신하는 안전한 식수로 활용됨.
​2. 단백질 공급 전략 (식물성 위주)
ㅇ (대체작물) 고기 섭취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렌틸콩(Lentil), 병아리콩 등 고단백 작물을 주식으로 삼아 영양 불균형을 해소함.
ㅇ (저장식품) 살구, 무화과 등 말린 과일(당분)과 호두, 아몬드(지방)를 사시사철 저장하여 비상식량으로 활용함.
​3. 천연 냉장고 활용 (동굴의 기능)
ㅇ (항온유지) 동굴 내부는 연중 13~15도로 일정하게 유지됨.
ㅇ (식량보존) 여름에는 곡물이 부패하지 않고, 겨울에는 와인이 얼지 않는 최적의 천연 식품 저장고(Granary) 역할을 수행함.

​[붙임 3] 카파도키아 비둘기 사육의 3대 목적 및 활용
​1. 제1목적 : 통신 및 보안 수단 (전서구, 傳書鳩)-추정
ㅇ (통신망) 깊은 협곡과 고립된 지형 특성상, 외부와의 연락이나 수도원 간의 소통을 위해 귀소본능이 강한 비둘기를 통신병으로 활용함.
ㅇ (조기경보) 적군(로마군, 이슬람군) 침입 시 가장 신속하게 위험을 알리는 비상 연락 체계로 운용됨.
​2. 제2목적 : 고효율 천연 비료 (농업 필수재)
ㅇ (토양개량) 화산재 토양은 배수가 좋아 영양분 유실이 심하므로, 인산(Phosphorus)이 풍부한 비둘기 배설물(Guano)은 대체 불가능한 최고급 비료였음.
ㅇ (품질향상) 비둘기 거름은 포도의 당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수도사들의 생존 필수품인 고품질 와인 생산의 핵심 기반이 됨.
​3. 제3목적 : 단백질 공급 및 미술 재료
ㅇ (영양보충) 평소에는 달걀을 섭취하고, 혹한기나 환자 발생 등 비상시에 비둘기를 도축하여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함.
ㅇ (미술재료) 부수적으로 비둘기 알의 흰자는 프레스코화(성화) 제작 시 안료의 접착력을 높이는 바인더(Binder)로 사용하여, 천 년이 지나도 색이 유지되게 함.

​[붙임 4] 카파도키아 기암괴석(요정의 굴뚝) 지질학적 형성과정 상세
​1. 화산 기원 (Source)
ㅇ 인근의 에르지예스 산(Mt. Erciyes, 3,917m)과 하산 산(Mt. Hasan)의 격렬한 폭발 활동이 본 지형 형성의 근원임.
​2. 단계별 형성과정 (Mechanism)
ㅇ (1단계: 퇴적) 화산 폭발로 날아온 화산재(Volcanic Ash)가 수북이 쌓여 연약하고 무른 응회암(Tuff) 층을 형성함.
ㅇ (2단계: 피복) 그 위로 단단한 용암(Lava)이나 현무암질 암석이 덮이면서 상부 보호층(Cap Rock)이 만들어짐.
ㅇ (3단계: 침식) 수백만 년간 비바람이 때리는 풍화 작용과 유수의 침식 작용이 반복됨.
- 이때, 위쪽의 단단한 돌(모자)이 아래쪽의 무른 흙(몸통)을 우산처럼 보호해 주는 부분만 남고, 나머지 노출된 부분은 깎여 나가는 ‘차별 침식‘이 발생함.
ㅇ (4단계: 결과) 현재 관찰되는 기이한 버섯 모양의 ‘요정의 굴뚝(Fairy Chimneys)‘ 지형이 최종적으로 탄생함.

​존명(尊命). 현재시간 새벽 세시삼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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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셀프 트래블 - 2025-2026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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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여행 1일차 2026.2.10.
[독서여행보고1] 비애(Hüzün) 속에 잠든 천년 제국, 그 흑백의 시간을 마주하다
​- 오르한 파묵의 시선으로 본 이스탄불의 우중충한 첫인상과 여정의 시작 -

​1. 출국 및 현지 도착
​가. 항공 이동 사항
ㅇ (이동편명) 아시아나항공 OZ551편 (인천 ICN → 이스탄불 IST)
ㅇ (좌석등급) 이코노미 클래스 20K
ㅇ (소요시간) 약 12시간 비행 후 현지 시각 오후 당일 16시 06분 도착
ㅇ (특이사항) 장시간 비행이나 정시 도착하였으며, 입국 수속 원활함.

​2. 이스탄불 신공항(IST)
​가. 개요 및 연혁
ㅇ (공식개장) 에르도안 대통령 주도로 건설되어 2018년 10월 29일 공식 개장식을 거행함.
ㅇ (노선이관) 기존 아타튀르크 공항의 여객 노선 전면 이관(Big Move)은 2019년 4월 6일 완료되어 본격 가동됨.
​나. 시설 및 운영 현황
ㅇ (부지규모) 부지 면적은 약 76.5㎢로 인천국제공항(약 56.2㎢) 대비 약 1.4배 수준임.
ㅇ (공항분위기) 터키항공 허브답게 이용객은 많으나, 인천공항 대비 상대적으로 한산함.
ㅇ (운영관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컨설팅 및 노하우 전수로 청결 상태 및 동선 관리가 무난함. 화장실 지저분.

​3. 현지 기상 (2월 10일 기준)
​가. 기상 개황
ㅇ (기상수치) 기온 8°C, 습도 78% 내외의 쌀쌀하고 습하며 전반적으로 우중충한 날씨를 보임.
​나. 문학적 고찰
ㅇ (작가의 시선)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은 저서 『이스탄불: 추억과 도시』에서 흐린 하늘과 비바람을 도시의 핵심 정서인 ‘휘쥔(Hüzün, 비애)‘과 엮어 서술함.(전체독은 아직, 일부독)
ㅇ (현장연계) 금일의 우중충한 날씨는 작가가 ˝밝은 풍광보다 흑백의 도시 감각에 끌린다˝고 고백했던 그 지점과 맞닿아 있음.
ㅇ (감상총평) 여행 첫날 마주한 흐린 풍경 속에서, 오르한 파묵이 사랑했던 ‘진정한 이스탄불의 흑백 서사‘를 고스란히 느낌.

1) ​˝나는 이스탄불의 밤과, 저녁의 어스름과, 비 오는 날의 회색빛과, 겨울의 추위를 사랑한다.˝ (비슷한 뉘앙스로 여러 번 언급됨)
2) ​˝나에게 이스탄불은 언제나 흑백의 도시였다.˝ (작가는 햇살 쨍한 컬러풀한 이스탄불보다, 비 오고 눈 내리는 흑백의 이스탄불이 진짜라고 했음)
3) ​˝비애(Hüzün)는 이스탄불 전체에 깔려 있는 감정이며, 나는 이 감정을 사랑한다.˝

​4. 석식 (튀르키예 전통식); Saafi Döner - İkitelli
​가. 메뉴 구성
ㅇ (주요메뉴) 되네르 케밥, 필라프(밥), 라바쉬(Lavaş).
ㅇ (후식메뉴) 케말파샤(Kemalpaşa) (시럽에 절인 치즈 디저트).
​나. 평가 및 반응
ㅇ (본인평가) 현지 식문화 체험으로서 맛과 구성이 양호(무난함).
ㅇ (동행반응) 배우자는 현지 특유의 향과 입맛 차이로 인해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함.

​5. 숙소(Wanda Vista Istanbul, 완다 비스타 이스탄불
​가. 시설 특징
ㅇ (자본성격) 중국계 자본 운영 호텔.
ㅇ (내부장식) 로비 등 주요 공간에 중국풍 인테리어 양식이 반영됨.
​나. 시설 하자 및 조치
ㅇ (하자내용) 객실 입실 직후 키 카드 삽입 시 전원 불량, 메인 차단기(Breaker) 차단 확인.
ㅇ (조치결과) 즉시 원인 파악 및 차단기 복구, 현재 정상 가동 중.
다. (총평) 일본 호텔보다 월등히 넓으나 시설 노후, 지저분함. 중국호텔보다 상당히 수준 떨어짐, 유럽과는 비슷. 여긴 유럽이니까.

​6. 금일 일정 변경 사항
​가. 일정 변동 내역
ㅇ (변경대상) 그랜드 바자르, 피에르 로티 언덕.
ㅇ (조치사항) 현지 사정 및 동선 효율화를 위해 여행 마지막 날(8일차)로 연기됨.

​7. 향후 여행 일정 (개략)
가. 전일정: 2026.2.10~2.18., 7박9일, 하나투어 패키지, 4인 가족여행
​나. 주요 일정 요약 (7박 9일)
ㅇ (1일차) 2/10(화): 인천 출발 → 이스탄불 도착 (일정 일부 연기).
ㅇ (2일차) 2/11(수): 이스탄불 → 카이세리, 카파도키아(괴레메 등), 동굴 호텔.
ㅇ (3일차) 2/12(목): 카파도키아(열기구 옵션) → 콘야 → 아피온(온천).
ㅇ (4일차) 2/13(금): 아피온 → 안탈리아(유람선 투어 등).
ㅇ (5일차) 2/14(토): 안탈리아 → 파묵칼레(석회붕, 카트 투어).
ㅇ (6일차) 2/15(일): 파묵칼레 → 에페소 → 이즈미르 → 이스탄불 복귀.
ㅇ (7일차) 2/16(월): 이스탄불 시내(성 소피아, 블루모스크 등).
ㅇ (8일차) 2/17(화): 이스탄불(박물관, 궁전, 그랜드 바자르 등) → 공항 이동.
ㅇ (9일차) 2/18(수): 인천 도착.

존명(尊命). 현지시각 새벽 두시 이십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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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셀프 트래블 - 2023-2024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김미정.백진수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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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도쿄 여행기

여행 5일차, 2025.12.28.(일요일)
도쿄를 떠나 다시 집으로


1. 도쿄에서 맞는 마지막 아침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참 맑았다.

지난 4일 동안 우리 가족을 품어주었던 도쿄의 건물들이 아침 햇살을 받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도쿄에 도착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돌아가는 날이다.

첫날에는 비가 내렸다.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N‘EX를 타고 시부야로 들어왔고, 비 내리는 거리를 걸어 호텔에 짐을 풀었다.

그렇게 시작했던 여행이 어느새 마지막 아침을 맞았다.

방 안에 흩어져 있던 짐을 하나둘 캐리어에 집어넣었다.

여행 마지막 날의 짐 정리는 언제나 그렇다.

올 때보다 분명 짐이 늘었다.

각자 챙겨온 물건에 여행하며 산 것들이 하나둘 보태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짐을 모두 챙기고 객실을 나왔다.


2. 4박을 보낸 호텔과 작별

이번 여행에서 4박을 보낸 곳은 JR EAST HOTEL METS SHIBUYA.

시부야역 신남개찰구와 가까워 전철을 타고 돌아다니기에 참 편한 숙소였다.

아침이면 이곳에서 하루를 시작했고, 밤이면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지친 몸으로 다시 이곳에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호텔을 나서기 전 가족들이 로비에 모였다.

캐리어와 배낭까지 챙기고 나니 이제 정말 여행이 끝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전 9시 10분경 호텔을 나왔다.

호텔을 나와 시부야역으로 향했다.


3. 다시 시부야역

우리가 향한 곳은 시부야역 신남개찰구(新南改札, New South Gate).

이번 여행 내내 수없이 드나들었던 시부야역이지만 오늘은 목적이 다르다.

관광하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도쿄를 떠나는 길이다.

첫날에는 나리타공항에서 이곳으로 들어왔고, 오늘은 그 길을 거꾸로 돌아간다.

개찰구 앞에서 미리 준비한 승차권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시부야역 안으로 들어가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플랫폼에는 우리가 타고 갈 열차의 시간이 표시되어 있었다.

09시 45분.

나리타공항행 나리타 익스프레스(Narita Express), N‘EX였다.


4. 09시 45분, 나리타 익스프레스

우리가 탈 열차는 전 좌석 지정석인 나리타 익스프레스였다.

4호차 탑승 위치에서 기다렸다.

잠시 뒤 N‘EX가 승강장으로 들어왔다.

캐리어를 싣고 자리에 앉자 열차가 시부야역을 출발했다.

이제 정말 도쿄와 작별이다.

창밖으로 도쿄의 건물들이 뒤로 밀려났다.

며칠 동안 그렇게 복잡하게 느껴졌던 거대한 도시가 조금씩 멀어졌다.

도심을 벗어나자 풍경도 달라졌다.

높은 빌딩 대신 낮은 집들이 나타나고, 어느 순간부터는 논밭과 작은 마을들이 창밖으로 지나가기 시작했다.

겨울이라 들판은 갈색빛이었다.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 뒤로 숲과 야산이 이어졌다.

첫날에는 공항에서 도쿄로 들어오느라 앞으로 펼쳐질 여행만 생각하며 보았던 풍경이다.

도쿄에서 보낸 지난 며칠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5. 우리가 함께 걸었던 도쿄

이번 여행은 2025년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도쿄에서 보내기 위해 시작했다.

아키하바라와 아사쿠사를 돌아다니고, 에도성을 걸었다.

우에노공원에서는 왕인박사의 흔적을 만났고 사이고 다카모리의 동상 앞에도 섰다.

긴자의 화려한 거리와 츠타야서점도 돌아보고, 조조지에서는 오래된 에도의 흔적 뒤로 솟아 있는 도쿄타워를 바라보았다.

밤이면 또 다른 도쿄가 기다리고 있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는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모여든 것처럼 엄청난 인파가 쏟아졌다.

그리고 어제는 마님과 함께 후지노미야까지 다녀왔다.

일본을 여러 번 여행하면서도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했던 후지산을 처음 만났다.

신칸센 창밖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후지산부터 시라이토 폭포와 타누키호에서 바라본 흰 머리의 후지산까지.

질리도록 바라보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날이었다.


6. 나리타공항에 도착하다

N‘EX는 오전 11시경 나리타공항으로 들어섰다.

열차에서 내려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 이동했다.

나리타공항 제1터미널.

첫날 일본에 도착해 설레는 마음으로 빠져나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때는 여행의 시작이었고 지금은 여행의 끝이다.

국제선 출발 안내를 따라 공항 안으로 이동했다.

캐리어를 끌고 긴 통로와 에스컬레이터를 지나 출국장으로 올라갔다.

공항에는 일본을 떠나는 사람들로 붐볐다.


7. 일본에서 먹는 마지막 점심

오전 11시 30분경.

비행기를 타기 전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마지막 식사를 한 곳은 공항에 있는

‘돈카츠 신주쿠 사보텐(とんかつ新宿さぼてん)’.

여행 마지막 날 공항에서 먹는 밥이다.

테이블에는 돈카츠와 커다란 새우튀김이 올라왔다.

나는 따뜻한 우동도 함께 먹었다.

두툼한 유부가 올라간 우동에 돈카츠와 새우튀김까지 있으니 한 끼로는 충분했다.

아이들도 각자 주문한 음식을 먹었다.

며칠 동안 도쿄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많이 먹었다.

초밥도 먹고, 로스트비프와 규카츠를 먹으려고 한참을 기다리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식사는 공항 식당의 돈카츠였다.

일본에서 먹는 마지막 밥이라고 생각하니 평범한 점심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8. 공항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

밥을 먹고 출국하기 전 공항 안을 조금 더 둘러보았다.

기념품 매장에는 일본 각 지역의 이름이 들어간 스타벅스 머그컵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TOKYO, KYOTO, OSAKA, FUKUOKA를 비롯해 일본 곳곳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런 물건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다녀온 도시를 찾게 된다.

마지막 쇼핑까지 마치고 이제 출국장으로 향했다.


9. 이제 정말 일본을 떠난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탑승구로 이동했다.

24번 게이트.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오후 1시 50분 출발
진에어 LJ0206편.

우리끼리는 청바지항공이라 부르는 그 비행기다.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다.

게이트 앞에 앉아 기다렸다.

며칠 전에는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나리타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느낀다.

출발하기 전에는 4박 5일도 제법 길어 보였는데 지나고 나면 언제나 짧다.

잠시 뒤 탑승이 시작됐다.

비행기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이륙시간이 좀 지나 비행기는 활주로를 달려 일본 땅을 떠났다.

인천공항 도착 예정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었다.


10. 하늘에서 바라본 일본의 산

고도가 높아지면서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

아래로 산줄기가 끝없이 펼쳐졌다.

겨울 산의 능선에는 하얀 눈이 남아 있었다.

산과 산이 겹쳐지며 멀리까지 이어졌다.

어제는 후지산 아래에서 산을 올려다보았는데 오늘은 비행기 안에서 일본의 산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더 올라가자 산도 사라졌다.

창밖은 온통 구름이었다.

끝을 알 수 없는 구름바다가 펼쳐졌다.

그 위로 겨울 오후의 햇살이 비쳤다.

구름 위에서는 여행의 마지막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다.


11. 네 식구의 크리스마스 도쿄 여행

마님과 딸래미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출발할 때와는 다른 표정이 있다.

며칠 동안 그렇게 많이 걸어 다녔으니 피곤하기도 했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오랜만에 네 식구가 함께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 여행하던 것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

이제는 딸래미가 식당을 예약하기도 하고 자기 일정도 챙긴다.

아들놈은 도시만 돌아다닌다고 불만을 터뜨리다가 후지산을 보러 가자니 새벽에는 못 일어난다며 호텔에서 게임을 하겠다고 했다.

각자 하고 싶은 것도 달라졌다.

그래도 다시 네 식구가 함께 도쿄에 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냈다.

그것이면 됐다.


12. 다시 인천

비행기는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향했다.

구름 아래로 내려오면서 이제 여행도 정말 끝나간다.

도착 예정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었지만, 오후 4시 40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수하물 찾는 곳으로 내려왔다.

전광판의 시각은 16시 47분.

캐리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며칠 전 이곳에서 캐리어를 끌고 출국장으로 향할 때만 해도 앞으로 펼쳐질 도쿄 여행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다.

이제 같은 캐리어 안에는 일본에서 산 물건들과 지난 4박 5일 동안의 흔적이 함께 들어 있었다.

짐을 찾아 네 식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다.


13. 여행을 마치며

2025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비 내리는 도쿄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여행이었다.

그리고 12월 28일.

맑은 겨울 하늘 아래 도쿄를 떠났다.

이번 여행에서 새로운 장소도 많이 만났지만 오래전 기억과 다시 이어진 순간들도 많았다.

에도성을 걸으며 일본의 역사를 생각했고, 우에노에서는 왕인박사를 만났다.

사이고 다카모리 앞에서는 일본의 근대사를 떠올렸고, 조조지에서는 에도시대의 절 뒤로 솟아 있는 도쿄타워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하루 전에는 그동안 그렇게 보고 싶었던 후지산을 드디어 만났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은 가족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여행이었다.

마님과 나, 딸래미와 아들놈.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걷고, 기다리고, 투덜거리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여행이 끝나면 결국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그런 순간들이다.

비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작한 도쿄 여행은,

구름 위로 펼쳐진 겨울 햇살을 바라보며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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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본 소도시 여행
두경아 지음 / 길벗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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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도쿄 여행기

여행 4일차, 2025.12.27.(토요일)
물의 고향 시라이토 폭포와 구름 사이 후지산(오후편)


13. 버스에서도 계속 따라오는 후지산

시라이토 폭포를 출발한 버스는 타누키호(田貫湖)를 향해 산길을 달렸다.

창밖을 바라보는데 또 후지산이 나타났다.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고,
조금 지나면 또 눈 덮인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침 신칸센에서 처음 후지산을 본 뒤부터 계속 이렇다.

신후지역에서도 보고,
택시에서도 보고,
미노부선에서도 보고,
후지노미야에서 시라이토 폭포로 가는 길에도 봤다.

그리고 이제 타누키호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또 보고 있다.

오늘은 정말 후지산의 흰 머리를 질리도록 본다.

구름이 조금만 움직여도 산의 모습이 달라지고,
보는 위치가 달라질 때마다 또 다른 후지산이 나타났다.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오늘 하루 사진의 절반은 후지산이 차지할 것 같다.


14. 오전 10시 10분, 타누키호에 도착하다

오전 10시 10분경 타누키호(田貫湖)에 도착했다.

후지산 서쪽의 아사기리고원에 자리한 호수다.

동서 약 1km,
남북 약 0.5km,
둘레 약 3.3km.

크게 부담 없이 한 바퀴 걸을 수 있는 크기의 호수다.

버스가 떠나고 주변이 조용해졌다.

도쿄에서 들었던 자동차 소리와 사람들의 소음은 사라지고,
호수와 숲, 겨울 하늘만 남았다.

입구에는 TANUKIKO FUGAKU TERRACE

라고 적혀 있었다.

타누키호 후가쿠 테라스(田貫湖富岳テラス).

‘후가쿠(富岳)’는 후지산을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이다.

그러니 말 그대로 후지산을 바라보기 위한 테라스다.

이름 한번 참 제대로 지었다.


15. 호수와 후지산 사이를 걷다

호숫가 길로 들어섰다.

키 큰 삼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숲길을 지나자 타누키호가 바로 옆으로 나타났다.

겨울이라 나뭇잎은 대부분 떨어졌지만 오히려 시야가 탁 트였다.

호수는 잔잔했고,
파란 하늘에는 커다란 구름들이 빠르게 흘렀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타누키호는 헤라부나(ヘラブナ) 낚시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헤라부나는 일본에서 즐겨 낚는 붕어의 일종으로, 섬세한 찌의 움직임을 읽어 낚는 일본 특유의 붕어낚시 문화가 발달해 있다.

물 위에는 오리들이 떠다녔다.

도쿄에서 사흘 동안 사람에 치이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가 이런 길을 걸으니 완전히 다른 여행에 온 것 같았다.


16. 구름이 열리자 다시 후지산

문제는 구름이었다.

타누키호에 도착했을 때 후지산은 대부분 구름 뒤에 숨어 있었다.

“아이고. 여기까지 왔는디 좀 보여주지.”

그런데 호숫가를 걷다 보니 구름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하얀 정상부가 다시 나타났다.

후지산이다.

이번에는 아침 신칸센에서 본 모습과 또 달랐다.

눈 덮인 산 정상 아래로 구름이 허리띠처럼 둘러져 있고, 그 아래에는 타누키호의 푸른 물이 펼쳐져 있었다.

산과 호수와 구름이 한꺼번에 한 화면 안에 들어왔다.

카메라를 들었다.

셔터를 누르고 또 눌렀다.


17. 손바닥 위에 후지산

마님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후지산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호수를 배경으로 둘이 셀카도 찍었다.

나도 손을 펼쳐 후지산을 올려놓았다.

마님도 똑같이 해봤다.

사진으로 보니 제법 그럴듯하다.

아까 신칸센에서 후지산 정상만 보여도 그렇게 흥분했는데,
이제는 호수 앞에 서서 후지산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놀고 있다.

하루 만에 후지산하고 많이 친해졌다.


18. 구름과 후지산의 숨바꼭질

후지산은 계속 모습을 바꿨다.

구름에 완전히 가렸다가,
정상만 빼꼼 내밀었다가,
잠시 뒤에는 거의 산 전체가 드러났다.

조금 지나면 다시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또 나타났다.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면 구름이 덮이고,
포기하고 걸어가면 다시 모습을 보여준다.

후지산하고 숨바꼭질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운이 좋았다.

완전히 가려져 보지도 못한 것이 아니라,
기다리면 계속 다시 나타나주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후지산의 흰 머리를 정말 질리도록 봤다.

그런데도 카메라는 계속 후지산 쪽을 향하고 있었다.


19. 타누키호에서 바라본 후지산

호수 건너 후지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잠시 멈췄다.

푸른 호수,
겨울빛의 갈대,
검은 숲,
그 뒤에 하얀 후지산.

구름이 산허리를 감싸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모습도 멋있었다.

완전히 맑은 날의 후지산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구름 사이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후지산은
보일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 카메라를 들게 만들었다.

오늘 처음 본 산인데 벌써 수십 번을 본 것 같다.

책으로 보고,
사진으로 보고,
플래티넘 #3776 만년필로 모아두었던 후지산.

그 산이 오늘 하루 종일 눈앞에 있다.

참 묘한 기분이다.


20. 모토스호는 다음에

타누키호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모토스호(本栖湖)가 있다.

플래티넘 후지오호(富士五湖) 시리즈 만년필 가운데 하나인 ‘모토스(本栖)’의 바로 그 호수다.

만년필로는 이미 가지고 있는 이름이니 실제 호수도 한번 보고 싶었다.

“여기까지 왔는디 모토스호도 가볼까?”

마음 같아서는 바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대중교통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돌아가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일정이 맞지 않았다.

아쉽지만 포기했다.

만년필 속 모토스호는 가지고 있지만 실제 모토스호는 다음 여행으로 남겨두었다.


21. 타누키호를 떠나 다시 후지노미야로

호숫가를 계속 걸었다.

뒤를 돌아봐도 후지산,
조금 걷다 고개를 들면 또 후지산이었다.

구름 사이로 하얀 정상이 보일 때마다 또 사진을 찍었다.

평생 한 번도 직접 본 적 없던 후지산을 오늘 하루에 몰아서 보는 것 같았다.

시라이토 폭포에서는 무지개를 봤고,
타누키호에서는 후지산을 질리도록 봤다.

마님과 둘이 호숫가를 걷고,
사진을 찍고,
또 후지산을 바라봤다.

멋진 하루다.

오전 11시 30분경.

이제 타누키호를 떠날 시간이 됐다.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 후지노미야 방면 버스를 기다렸다.

잠시 뒤 버스가 도착했고 마님과 함께 올라탔다.

버스가 타누키호를 벗어나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창밖에는 또 후지산이 따라왔다.

구름에 가려졌다가,
잠시 뒤 다시 흰 정상을 보여주었다.

아침부터 실컷 보았는데 떠나는 길까지 후지산이 배웅해주는 것 같았다.

타누키호는 조금씩 멀어졌다.

이제 다시 후지노미야로 돌아간다.


22. 이제 다시 도쿄로

오전 11시 30분경 타누키호를 출발한 버스는 후지노미야를 향해 산길을 내려갔다.

아침부터 그렇게 많이 본 후지산인데 돌아가는 길에도 자꾸 창밖으로 눈이 갔다.

구름 사이로 흰 정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주택가 지붕 너머로 보였다가 커다란 구름 속으로 숨어버리고, 조금 더 달리면 또 하얀 머리를 슬쩍 내밀었다.

아침 신칸센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의 흥분과는 조금 달랐다.

이제는 후지산이 오늘 하루의 배경처럼 느껴졌다.

버스는 산기슭을 내려와 다시 후지노미야 시내로 들어왔다.


23. 오후 12시 40분, 후지노미야에서 간단히 먹을 것을 사다

후지노미야역(富士宮駅)으로 돌아왔다.

역 앞 세븐일레븐에 들러 돌아가는 길에 먹을 것들을 샀다.

영수증 시간은 오후 12시 40분.

참치마요네즈 주먹밥과 샌드위치 등을 챙겼다.

아침부터 계속 돌아다녔지만 제대로 점심을 먹을 만한 시간은 없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런 날도 있다.

맛집 찾아 앉아서 천천히 먹는 날이 있는가 하면, 기차시간 맞추느라 편의점 주먹밥 하나 들고 뛰는 날도 있다.

오늘은 후자다.


24. 오후 12시 49분, 미노부선으로 후지역까지

후지노미야역 전광판에는 미노부선(身延線) 후지역(富士駅) 방면 열차가 표시되어 있었다.

우리가 탈 열차는 오후 12시 49분 출발 후지역행 보통열차.

아침에는 후지역에서 8시 6분 열차를 타고 후지노미야로 왔으니 이제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오후 12시 49분 열차에 올랐다.

아침에는 앞으로 펼쳐질 하루가 궁금해 창밖을 내다봤다면 돌아가는 지금은 조금 느긋했다.

시라이토 폭포도 봤고, 무지개도 봤고, 타누키호도 걸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후지산을 오늘 원 없이 봤다.


25. 후지역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신후지역으로

미노부선을 타고 후지역까지 돌아왔다.

아침과 마찬가지로 후지역과 신후지역은 철도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아침에는 신후지역에서 후지역까지 택시를 탔고, 돌아가는 길에는 반대로 후지역에서 다시 택시를 탔다.

신후지역(新富士駅)으로 이동했다.

아침에는 하루를 시작한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지나갔던 길인데 돌아올 때는 한 번 지나온 길이라 훨씬 익숙했다.

신후지역에 도착해 도쿄 방면 신칸센 승강장으로 올라갔다.


26. 신후지역에서 먹는 늦은 점심

신칸센을 기다리며 아까 세븐일레븐에서 사온 먹을 것을 꺼냈다.

참치마요네즈 삼각주먹밥.

그리고 달걀샌드위치.

마님과 각자 하나씩 들고 사진도 찍었다.

화려한 음식도 아니고 특별한 지역음식도 아니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시라이토 폭포와 타누키호를 돌아다닌 뒤 먹으니 이것도 맛있다.

신후지역에서 마님과 주먹밥과 샌드위치로 늦은 점심을 때웠다.

아침에도 신칸센을 타며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고, 돌아가는 길에도 다시 신칸센을 기다리며 간단하게 배를 채운다.

오늘은 참 기차여행다운 하루다.


27. 오후 1시 40분경, 다시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오후 1시 40분경.

신후지역에서 도쿄 방면 신칸센에 올랐다.

우리가 이동할 구간은 신후지에서 도쿄·시나가와까지다.

아침에는 후지산을 보러 내려왔고 이제 다시 거대한 도시 도쿄로 돌아간다.

기차에 자리를 잡으니 비로소 몸이 좀 풀렸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여기저기 갈아타며 하루 종일 돌아다녔으니 피곤할 만도 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오늘 보고 싶었던 것은 다 봤다.

차창 밖으로 도시와 풍경이 차례로 지나갔다.

후지산 기슭의 숲과 호수는 점점 멀어지고 다시 빽빽한 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8. 다시 도쿄, 그리고 시부야로

도쿄로 들어오자 다시 사람이 많아졌다.

기차에서 내리고 JR 야마노테선(山手線)으로 갈아타 시부야로 향했다.

조용한 타누키호에 있다가 시나가와역과 야마노테선의 사람들 틈에 들어오니 같은 날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며칠 동안 계속 봐왔던 도쿄인데도 오늘은 유난히 복잡하게 느껴졌다.

아침에는 마님과 둘이 호텔을 나섰지만 이제 시부야로 돌아가 아들과 다시 합류할 시간이다.

딸래미는 아직 일본 친구를 만나고 있었고, 자연을 보고 싶다던 아들은 예정대로 호텔에서 요괴워치를 잡으며 하루를 보냈다.

아들과 합류하고 나니 슬슬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됐다.


29. 오후 4시 29분, 오늘 저녁도 역시 기다림

마님과 나, 아들까지 셋이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딸래미는 아직 일본 친구를 만나고 있어 돌아오지 않았다.

찾아간 곳은 스시만(すし萬).

오후 4시 29분.

가게에 도착해 웨이팅을 걸었다.

인원은 3명.

우리 번호는 137번이었고, 화면에 떠 있는 호출번호는 125번이었다.

그러나 앞에 기다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또 기다린다.

이번 여행은 먹으려면 일단 기다려야 하나 보다.

아키하바라에서 로스트비프를 먹을 때도 기다렸고, 규카츠를 먹을 때도 한참 기다렸다.

오늘 초밥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렇게 약 50분을 기다렸다.

오후 5시 20분경이 되어서야 가게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젠장.

밥 한번 먹기 참 힘들다.


30. 아들아, 광어가 없다

드디어 자리를 잡았다.

기다리느라 지칠 대로 지쳤지만 이제 초밥만 맛있게 먹으면 된다.

마님과 나, 아들까지 셋이 자리에 앉았다.

마님과 나는 생맥주를, 아들은 음료를 앞에 놓고 일단 한숨을 돌렸다.

자, 이제 먹어보자.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광어가 없다.

정확히는 거의 다 떨어지고 몇 개 남지 않았단다.

“뭐?
광어가 없다고?”

아이고.

50분이나 기다려서 들어왔는데 하필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광어가 거의 떨어졌다니.

오늘 하루 후지산을 보고 기분 좋게 돌아왔는데 여기서 갑자기 열이 받는다.

“아니, 초밥집에 광어가 떨어지믄 우짜자는겨.”

그래도 여기까지 기다려서 들어왔는데 다시 나갈 수도 없다.

남아 있는 광어 몇 점부터 챙겨 먹고 다른 초밥들을 주문했다.

참치도 먹고, 새우도 먹고, 이것저것 접시는 계속 쌓였다.

광어 때문에 시작은 좀 거시기했지만 마님과 나, 아들 셋이서 늦은 저녁을 잘 먹었다.


31. 다시 시부야의 밤거리로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낮의 후지노미야와는 정말 다른 세상이다.

대형 전광판에서는 광고가 쏟아지고 건물마다 불빛이 번쩍였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흘러다녔다.

그리고 우리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쪽으로 걸어갔다.

며칠 동안 시부야를 계속 돌아다녔지만 오늘 밤 사람 숫자는 또 달랐다.


32. 워매, 세계 사람들이 여기 다 모였나

스크램블 교차로에 도착했다.

워매.

사람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맞은편 횡단보도 끝이 사람으로 꽉 찼다.

옆쪽도 사람.

대각선 건너편도 사람.

어디를 봐도 사람뿐이다.

“세계 사람들은 여기 다 모였나벼.”

진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신호가 바뀌었다.

그 순간 사방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앞에서 오고, 옆에서 오고, 대각선에서도 온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으면서 교차로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사람 속에 들어가 있으니 내가 길을 걷고 있는지, 사람 물결에 떠밀려 이동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 도쿄 스카이트리에서 사람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의 인파는 차원이 달랐다.


33. 수천 명이 움직이는 도쿄의 풍경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자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인도로 빠져나갔다.

잠시 뒤 자동차들이 교차로를 차지한다.

그리고 다시 신호가 바뀌면 사람들이 쏟아진다.

이 장면이 계속 반복된다.

스크램블 교차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많이 봤다.

그런데 실제로 그 한가운데 들어가 보니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주변을 둘러싼 거대한 전광판과 네온사인, 높은 빌딩, 버스와 자동차, 그리고 그 사이를 가득 채우는 사람들.

도쿄라는 도시가 가진 에너지를 그대로 보는 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는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민 후지산을 보고 흥분했다.

낮에는 시라이토 폭포의 물소리를 듣고 타누키호의 조용한 길을 마님과 걸었다.

그리고 지금은 시부야 한가운데서 끝없이 밀려드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34. 후지산에서 시부야까지, 참 멋진 하루

스크램블 교차로를 몇 번이나 바라보고 사진도 실컷 찍었다.

아침부터 사진을 참 많이 찍었다.

후지산을 찍고,
시라이토 폭포를 찍고,
무지개를 찍고,
타누키호를 찍고,
마님을 찍고,
다시 후지산을 찍었다.

그리고 하루의 마지막에는 사람을 찍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

아침의 주인공이 후지산이었다면 밤의 주인공은 시부야의 사람들이었다.

평생 한 번도 직접 본 적 없었던 후지산을 오늘 처음 만나 원 없이 바라봤다.

그리고 저녁에는 시부야로 돌아와 아들과 합류해 함께 밥을 먹고 밤거리를 걸었다.

광어가 거의 떨어져서 잠깐 열받은 것만 빼면 말이다.

아침 5시부터 시작한 긴 하루였다.

후지산의 흰 머리도 질리도록 봤고, 시라이토 폭포의 무지개도 봤고, 타누키호도 걸었다.

그리고 하루의 끝에는 세계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한가운데 서 있었다.

멋진 하루였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자.

내일은 벌써 도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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