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해 보면 이것과 저것의 거리를 알 수 있고, 거리를 알면 만물의 생김새를 알 수 있습니다.

“세상 이치가 측량이 가능한 사물로만 드러나지는 않으니까요. 사사키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너는 이제 사물을 측량하는 기술은 익혔으니 앞으로는 측량할 수 없는 것을 잘 보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이제 측량은 적당껏 해라, 라고 하셨어요.”

하루살이 (하) | 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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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해 보면 이것과 저것의 거리를 알 수 있고, 거리를 알면 만물의 생김새를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도매상 주인 내외처럼 어긋나지 말고 온전한 부부의 연을 맺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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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란 대개 그렇게 되게 마련이니까요."

"그래. 도신 동네에 사는 도신들은 모두 친척지간처럼 사이가 좋다고들 하지만, 그것도 사람 나름이지. 나야 애초에 꼼짝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질색이거든."

이런 말머리에 어울리게 맞장구치기란 쉽지 않다. 고헤이지처럼 뭐든지 ‘우헤’로 일관하는 것이 의외로 똑똑한 짓인지도 모르겠다고 헤이시로는 생각했다.

"그냥 때려 맞힌 거다. 거리를 다니는 큰 수레 중에 과적하지 않은 수레가 어디 있겠니. 보나마나지."

맛난 음식 때문일까. 맛난 것을 먹는 기쁨이 그 어떤 이론보다, 그 어떤 세상 규칙보다도 사물을 더 제대로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아오이를 해친 범인도 지금쯤 어디선가 이렇게 밥을 먹고 있겠지. 맛있는 밥, 따뜻한 밥, 풍성해서 기분 좋은 밥을.

배불리 먹고 난 후 만족스러웠던 트림이 도중에 뚝 그쳤다.

유미노스케가 또 담요를 적신 것이다. 오줌에 젖은 담요는 마치 거대한 혀를 길게 빼고 유미노스케에게 메롱을 하는 것처럼 빨랫줄에 축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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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치가 우는 모습을 헤이시로는 처음 본다.

내놓고 우는 것은 아니었다. 눈물도 겨우 세 방울이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황망히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더니 두 손을 다다미에 짚고 납죽 엎드렸다.

접시로 손을 뻗어 양갱 한 조각을 집어 입안에 던져 넣고 우적우적 씹었다.

"참 달구나. 너도 먹어라."

"얘야, 유미노스케."

"예, 이모부."

"담요는 다 말랐니?"

도신 마을에 있는 집의 아담한 정원에서 가을벌레들이 찌르르르 울었다. 벌레 소리에 이끌린 듯 밤바람이 스르륵 숨어든다.

헤이시로에게 이것은 맹점이었다. 어느새 오후지에게 진실을 감추려는 의도, 오후지를 속이려는 미나토야의 의도에 동조하고 그쪽 편에서만 사물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강 건너편에서는 어떤 경치가 보이는지를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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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타는 고급스러운 조리로, 마치부교쇼 도신들은 근무중에 반드시 셋타를 신어야 했기 때문에 부교쇼 도신을 상징하는 물건 중 하나였다

하오리
기모노 위에 덧입는 상의로, 격식을 차릴 때 입는다. 에도 시대에는 어느 정도 직책을 맡은 사람만이 입을 수 있었다

말 채찍 소리도 없이 밤 솥을 태웠구나

19세기 초 문인 라이산요의 유명한 시구 ‘말 채찍 소리도 없이 밤 강을 건넜구나’를 흉내 낸 말. 전국 시대 가와나카지마 전투에서 다케다 신겐에게 포위당한 우에스기 겐신이 야밤에 은밀히 움직여 강을 건너서 다케다 군을 야습하는 장면을 묘사한 구절인데, 이 시구가 만담 형식의 전쟁담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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