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ㅠ 사람 무는 버르장머리 없는 개는 ㅇㅇ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때려 죽이다니....ㅠㅠㅠㅠ

소세키의 개 헥토로는 광견병에 걸려 집나가서 죽었다.

며칠 안 되어 헥토르는 친구 두셋을 만들었다. 그중에서 가장 친한 것은 바로 앞의 의사 집에 사는 나이가 비슷한 장난꾸러기 개였다. 그 개는 그리스도교도에게 어울리는 존이라는 이름이었는데 성질은 이단자 헥토르보다 훨씬 못된 것 같았다. 함부로 사람을 무는 버릇이 있어서 결국 맞아 죽고 말았다.
- P216

인력거꾼은 가마니 안에 헥토르의 시체를 담아 돌아왔다. 나는일부러 다가가지 않았다. 칠하지 않은 작은 나무 묘표를 사오게해 거기에 "가을바람도 들리지 않는 땅속에 묻어주었네"라는 하이쿠를 적었다. 나는 그것을 아내에게 건네고 헥토르가 잠든 땅 위에 세우게 했다. - P220

‘만약 살아 있는 게 고통스럽다면, 죽으면 되겠지요."
이런 말은 세상을 아무리 몰인정하게 보는 사람의 입에서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의사는 영원히 안락한 잠에 들려는 병자에게 일부러 주사를 놓아 환자의 고통을 한시라도 
늘릴 궁리를 한다. 고문에 가까운 이런 행동이 인간의 덕의(德義)로서 
허용되는 것을 봐도 우리가 얼마나 뿌리 깊이 삶이라는 
한 글자에 집착하는지를알 수 있다. 나는 끝내 그 사람에게 죽음을 권할 수 없었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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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0-09 11: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품절책이네요
송태욱 번역이어서 검색했는데ㅠ
열흘밤의 꿈 제게 있긴해요^^

대장정 2021-10-09 11:24   좋아요 5 | URL
네, 품절이라 알라딘 중고에서 최상 있길래 샀어요.

scott 2021-10-09 17: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강쥐 입 막음을 하쥐 ㅠ.ㅠ


페넬로페 2021-10-09 17: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작가의 단편집도 있군요~~
고양이에겐 이름도 지어주지 않더니 개에게는 헥토르라는 이름을 주었네요^^
작가집안의 개답게 하이쿠로 된 묘비명까지 있네요**

대장정 2021-10-09 20:01   좋아요 4 | URL
아이들이 개이름을 지어 달라고 졸라 일리아스에 나오는 위대한 용장 헥토르 라는 이름을 지어 줬다네요

mini74 2021-10-09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강아지 이름이 멋진데 삶의 끝이 헥토르처럼 비참하군요. 이름값인가요. 예전 진중권 고양이가 루비 인데. 루드비히 비트켄슈타인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해서 웃은 적이 있는데 ㅠㅠ

대장정 2021-10-10 00:33   좋아요 3 | URL
그렇네요, 이름값 하나 봅니다. 위대한 이름은 함부로 붙이는게 아닌데 더군다나 개에게. 다른나라 사람들이 개이름을 도쿠가와나 후쿠자와라 부르면 지들도 기분 좋을리 없을텐데요ㅠㅠ

오늘도 맑음 2021-10-09 23:46   좋아요 3 | URL
😦 😧 😨 때장님은 잘 나가다가…….
또오………🤣🤣🤣

오늘도 맑음 2021-10-09 23: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개 버전인가요? 이분 은근히 유머코드가 많으시네요~ 몇 편 읽어 보진 않았지만, 고양이 말고는 제법 진지했던 것 같던데요~
위궤양도 앓고........

대장정 2021-10-10 00:16   좋아요 3 | URL
아직 소세키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