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운운

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 2 - 그래도 인생은 즐겁다 ㅣ 일공일삼 70
휘스 카위어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11월

나는 아빠의 편지를 세 번이나 읽은 뒤에야 다시 접었다. 나는 어느새 아빠를 늘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아빠가 시인이 아니라면, 그럼 아빠는 뭐란 말인가? 재능 운운하는 것도 게으른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88쪽

그렇게 생각했는데도 나는 아빠 편지 때문에 슬퍼졌다. 아빠는 "이 세상에서 과연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구나."라고 했다.
세상에! 그런 바보 같은 말이 어디 있지? 하긴 뭘 해? 그냥 걸어 다니고, 놀고, 공부하고, 웃고 그러면 되지. 진짜 문제는 이 세상에서 뭘 할지가 아니라,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다. 예를 들어 상아 때문에 코끼리를 죽이는 짓은 하면 안 된다. 날이 밝은데 불을 켜 놓는 짓도 하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는 편지를 쓰는 일 역시 하면 안 되지. 그래, 이 세상에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정말 많다.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역시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누군가 내게 "이 세상에서 뭘 해야 할까?" 하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몇 가지만 빼놓고 다."-88쪽

[100자평] 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 2

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 2 - 그래도 인생은 즐겁다 ㅣ 일공일삼 70
휘스 카위어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11월

「후우, 또 다시 라크리츠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참으리라!」후우, 또 다시 커피가 마시고 싶다. 팥죽이 먹고 싶다. 하얀 쌀밥에 명란젓을 얹어 먹고 싶다. 책을 사고 싶다. 시를 쓰고 싶다. 나는 참지 않으리라! 결코! 시 쓰는 것만 빼고. (휘스 카위어는 대단한 시인임이 분명코 확실하다는 사실!)

[100자평] 생각을 바꾸는 생각

생각을 바꾸는 생각 - 창의력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 마이클 미칼코의 최신작!
마이클 미칼코 지음, 박종하 옮김 / 끌리는책 / 2013년 9월

「바꾸려고 하면 바뀐다」(12p.) 그렇다. 그동안 수없이 ˝사람은 안 변해˝, ˝못 바꿔˝ 라고 말했지만, 생각을 바꾸면 사람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얼음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생각들을 녹여 어떤 그릇에나 담을 수 있는 물 형태로 만들어주니 참 좋구나~

[100자평] 북유럽의 집

북유럽의 집 - 스칸디나비아의 건축.디자인.공간의 미학
토마스 슈타인펠트, 욘 슈타인펠트 지음, 배명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6월

한글날이라서 그런가. 책에 나온 집들이 모두 한글을 닮았다.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시옷, 이응.. 아, 야, 어, 여, 오, 요, 우, 유... 군더더기가 없고, 매우 실용적이며, 쉽고, 아름답다. 조화롭다.

제자리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ㅣ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정리는 물건의 자리를 정해주는 일,

청소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

정리는 청소가 아니다.

청소는 정리가 아니다.

둘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마흔 중반이 되어서야 알게된 사실, 그것도 책을 읽고서야 비로서 말이다.

하지만 얼마나 다행인가. 지금이라도 알게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이지. 암.

느껴진다. 내 삶이 바뀌리라는 사실이 느껴진다.

바뀌길 원하는 마음을 오랫동안 키워왔고,

드디어 계기가 생겼으므로 더 이상은 망설일 이유가 없다.

나중에 더 확실해지겠지만,

지금도 느낄 수 있다.

내 삶이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읽기 전과 읽은 후로 나뉘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한 번 정리하면 절대 다시 어지럽히지 않는 정리법’을 소개하고 있다.(5p.)

정리는 물건의 자리를 정해주는 일이다.

사람이 태어나면 이름을 정해주듯이,

물건을 사거나 선물 받았다면 물건의 자리를 정해주어야 한다.

마음 먹고 대청소를 해도 며칠만 지나면 언제 청소했냐는듯 집안 꼴이 어지럽다면

이유는 딱 하나, 물건들의 자리를 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첫번째 만나는 어려움은 이것이다.

물건은 많은데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그렇다면 선택을 해야겠지.

어쩔 수 있는가?

사람 이름을 정할 때도 부모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한다.

어여쁜 이름, 뜻이 좋은 이름, 멋있는 이름이 아무리 많아도

출생신고서에 쓸 수 있는 이름은 딱 하나니까 말이다.

공간이 부족하다면 방법은 둘 중 하나.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던지 물건을 줄이던지.

나는 물건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

두번째 만나는 어려움은 이것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

당장 쓰진 않지만 버리긴 너무 아깝잖아?

돈 주고 산건데?

언젠가 필요할 수도 있고!

게다가 이렇게 멀쩡한데 말이지!

음..

이러면 곤란하다.

어차피 선택을 해야한다.

그러면 질문을 바꿔보자.

‘무엇을 버릴 것인가’ 말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로!

훨씬 수월하군.

그래 좋아. 좋아. 이것도 남기고 저것도 남기고....? 이게 뭐야. 결론은 똑같잖아?

음..

이래저래 선택이란게 어렵다는 걸 느낀다.

그동안 너무 쉽게 물건을 사들였다는 것도.

이 고비를 넘어야한다.

무엇을 버리든지, 또는 무엇을 남기든지,

선택하는 것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꼭 해결보고 넘어가야 한다.

여기서 은근슬쩍 넘어가면 아니 간만 못하리니!

음..

내 이번에야말로 꼭 끝장을 보고 말테니!!!

물건들의 제자리를 정해주고 나면

내 자리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정해주기 전에,

내가 정하자.

내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