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엘리자베스 조지의 《적색 부주의Careless in Red》 중 한 부분을 보자.

앨런이 말했다. “케라.”

그녀는 못 들은 척했다. 쌀과 녹색 콩으로 된 잠발라야와 브레드 푸딩을 만들기로 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괜찮았다. 치킨, 소시지, 새우, 피망, 바지락 국물…… 목록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녀는 일주일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무 때나 자기들이 원할 때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겠지. 정말 훌륭한 기계가 아닌가? 전자레인지는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줬다. 이건 음식뿐 아니라 사람들도 이런 기계에 넣을 수 있게 해달라는 소녀의 기도에 대한 신의 응답이 아닐까? 그들을 데우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무언가로 바꿀 수 있도록. 소녀는 누굴 가장 먼저 집어넣을까. 그녀는 궁금했다. 엄마? 아빠? 산토? 아니면, 앨런?
(93/411)_《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리사 크론 지음 문지혁 옮김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를 읽는다. 글쓰기 책에는 인용구가 많아서 읽고 싶은 책도 많다. 《적색 부주의(Careless in RED)》라는 책이 끌리는데 번역본은 안보인다. 아쉽다. 아쉽지만 패스. ‘내일 죽는다면‘까지는 아니어도,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1년뿐이라면‘ 정도의 생각을 하다보니 많은 일들을 패스할 수 있게 되었다. 잘된 일이다.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eBook으로 읽다가 종이책 주문
2024. 2. 19. 월 아침에 비 오다가 12시에 맑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68쪽 사진: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숨

서점에서 본 책이다. 표지를 문지르면 좋은 냄새가 난다. 향기에 홀려서 그대로 계산대로 들고 가다가 ‘차라리 식물 화분을 하나 사는 게 좋겠다‘ 싶어서 책은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나왔다. 하지만 식물 화분 파는 곳을 찾지 못해 그냥 집에 왔다. 결국 다음 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왔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올 정도로 식물 사진이 많은데 그 중에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든다. 진한 초록색과 연두색이 어울린 색감이 좋다. 굵은 흰색 잎맥이 힘차게 느껴진다. 식물 이름은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숨‘이다. 외우기는 어려울 듯. 그래도 지은이가 이 식물을 제일 좋아한다고 해서 뭔가 통한 느낌이 반가웠다.



(269쪽) 수백 종의 식물이 자라는 내 정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식물을 꼽으라면, 나는 자랑스럽게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숨을 꼽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프로개 지음 / 드루이드아일랜드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즈마리 향기를 좋아한다. 단골 식당 주차장 화단에 로즈마리가 무성했다.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로즈마리가 그렇게 좋으면 조금 꺽어 가요. 가져가서 생수통에 꽂아두면 뿌리가 나와요. 뿌리가 나오면 화분에 옮겨 심으면 되요.˝

"감사합니다!" 사양 한 번 하지 않고 세 가지나 꺾어다가 500미리 생수통에 수돗물을 채우고 꽂았다. 3일째 하얀 뿌리가 나왔다. 일주일 후에 화분에 옮겨심었다. 일주일 만에 가지 두 개가 말라버렸다. 창가에 제일 가까웠던 가지 하나가 살아남았다.

작년 봄에, 자주 가는 하나로 마트 화훼 이벤트 시장에서 로즈마리 화분 2개를 샀다. (15,000원 × 2 = 30,000원) 같은 날 같은 집에서 산 거라 죽으면 다 죽고 살면 다 살리라 생각했는데 여름이 지나기도 전에 하나가 시들기 시작하더니 가을이 깊어갈 때 기어이 모든 잎이 다 갈색으로 변해버렸다. 둘의 차이라면 창가로부터 거리 뿐이었다(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일 뿐이지만). 아무튼 하나는 가고 하나는 남았다.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를 읽고 많이 울었다. 식물 입장에서, 인간 곁에 살아가는 식물들의 애로사항을,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대신해주는 느낌에 동화되었다고 할까. 말로 표현하지 못해 아프게 남아있던 내 몸 속 감정들이
일렁 일렁 일렁여 눈물로 흘러나오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봄을 기다린다.
봄에, 여름에 가을에 겨울에
다시 봄에 답장을
드루이드가 드루이드에게
답장을
쓸 수 있기를


(12쪽) 이렇게,
(13쪽)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6쪽) 계속 편지를 쓰겠습니다.
(392쪽) 드루이드로부터 드루이드에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 P12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 P13

계속 편지를 쓰겠습니다. - P6

드루이드로부터 드루이드에게 - P3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프로개 지음 / 드루이드아일랜드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국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는 모양이다. 북플 독보적〉식물원〉나뭇잎 홀릭〉식물 이름 검색〉프로개 블로그 "우리강산 프로개 프로개" 이렇게 이 책을 만났다. 운명이다. 드루이드가 될 운명?...은 아니고, 이 책을 만나게 될 운명. 기쁘다 드루이드 오셨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