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의 모든 것 죽서루
이희봉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다 읽어도 `한국건축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만큼은 납득할 수가 없다. 반면, `정확히 예술도 그렇고 건축도 그렇고 `문화의 산물`일 뿐이다.(270p.)`라는 한마디는 어찌나 속시원한지!

도서관 책이라 밑줄을 그을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도 하고 어차피 사서 읽어야할 책이라는 생각에 그만 읽어야지 그만 읽어야지 하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다 읽어버린 책.

배고프면 집중 못하는데 오늘은 이 책 덕분에 야식을 건너뛰었다. 재미있는 책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

정확히 예술도 그렇고 건축도 그렇고 `문화의 산물`일 뿐이다. 유물론적 건축학의 원조 고고학에서조차 발굴된 석기나 항아리, 화살촉을 비롯해 집 자리 같은 유물과 유적 등등 그 자체는 문화가 아니라고 본다. 유물 유적의 문화 산물을 통하여 그들의 문화를 해석해내는 것이 고고학의 사명이다. 즉, 문화는 사람이다. 문화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지만 아무리 양보해도 민족 집단이든 계층 집단이든 직업 집단이든 최소한 특정 사람 집단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방식이 문화다. 문화를 말하자면 당연히 사람을 말해야 한다. 특히 한국에서 건축학은 공과대학에 속하여 사물, 물질에 대하여선 배웠지 정작 사람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다. 서양도 사정은 좀 낫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 근대건축의 실패한 것은 결코 형태가 멋없어서가 아니라 기라성 같은 거장 건축가들이 속에 들어가 살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270p.)

거주자는 건물이 지어지고 나면 필요에 따라 이것저것 덧붙인다. 차양을 덧붙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건물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의 활동에 영향을 많이 준다. 또 이동식 가구는 건축이 아니지만 사물에 포함시킨다. 우리 전통 건축에서 천막, 병풍, 평상, 멍석, 발음 건축물은 아니나 훌륭한 공간 구분 장치이고 또 공간 형성 장치이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물적 장치` 영어로 `physical setting`이라 부은근 것이 필요하다. 건축이라는 말 대신 `공간의 종류`와 `사물의 종류` 있는 대로 전부를 파악하는 것이 일차적 과업이다.(275p.)

5감에 더하여 건축에서 중요한 하나 더 번역하기 힘든 `kinesthetics`, 그리스 어원 kinesis, 쉽게 말하면 몸의 움직임이다. 평형을 담당하는 귓속의 세반고리관에다 작은 골 소뇌에서 근육 움직임과 운동을 파악하여 대뇌로 전달하여 몸동작을 파악한다. 눈을 감았다 생각하고 걸어가면 몸이 왼쪽, 오른쪽 방향 회전하면서 길 높이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몸동작으로 주위를 파악하는 것이다. 죽서루에서는 바위 사이 골목을 누비고 가다가 건물 올라가기 마지막 바위를 성큼 올라가야 하는 큰 몸동작을 필요로 한다.(212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