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늦복 터졌다 - 아들과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가 함께 쓴 사람 사는 이야기
이은영 지음, 김용택 엮음, 박덕성 구술 / 푸른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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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허이 참..

그것 참..

부부가 따로 나를 울리네 그랴.

 

2년 전엔 바깥주인이 그러더니

이번엔 안주인이 그러네 그랴.

 

어쩐 일이래 그랴?

부부가 쌍으로 아니지 따로 따로 시간차 공격을 하구 그런댜 그랴?

 

『김용택의 어머니』, 『나는 참 늦복 터졌다』를 읽는데

그냥 살아온 얘기, 사는 얘긴데 왜 이리 눈물이 난다냐 그랴?

 

허이 참

그것 참

 

부부가 문제여?

아니여.

인자보니 배후가 따로 있구먼 그랴.

뻔한 것 아녀?

어머니. 세 글자.

어머니, 엄니, 엄마, 울엄마,가 배후 인물이니 아 안 울고 배기간?

당해 낼 재간이 있겄냔 말여.

꼼짝 없이 당한 거여.

아예 쳐다보지를 말었어야 되는 거라고오!

흐미 참말로.

 

 

*『나는 참 늦복 터졌다』는 특히 프롤로그를 읽고 많이 울었다.

처음엔 그러지 않았는데, 프롤로그가 좋아서 두 번 읽었더니

다음 구절에서 펑펑 눈물이 났다.

 

나는 그때 내가 맘에 들었다.(7쪽. 프롤로그)

나는 그날 내가 좋았다.(9쪽. 프롤로그)

나는 이런 생각을 해낸 내가 말할 수 없이 기특했다. (12쪽. 프롤로그)

어느 날 병원 문을 나서며 생각했다. 이 나이에 내가 뭘 못하겠는가?(17쪽. 프롤로그)

 

엄마는,

이 책에 나오는 어머니 말고

진짜 울엄마는,

.....

경기 민요를 정말 잘 한다. 작년에 우연히 엄마가 민요 하는 것을 휴대폰에 녹음했더랬다. 녹음해서 엄마에게 다시 들려주었더니 엄마가 무척 좋아라 하셨다. 생각해보니 엄마 휴대폰으로도 녹음할 수 있는데 바보같이 내 휴대폰으로만 녹음을 했다. 다음에 만나면 엄마 휴대폰으로 녹음하는 법을 알려드려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내가 참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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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5-27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늦복 터지려면 이 책을 봐야겠군요.
비록 눈물을 쏟을지라도...

잘잘라 2014-05-27 11:40   좋아요 0 | URL
어머니 말씀과 글씨, 바느질, 삶이 닮았어요. 몹시 닮았어요. 그래서 눈물이 나요. 4월 16일 이후로, 억울해서 흘린 눈물, 분해서 흘린 눈물, 안타까워서 흘린 눈물, 무서워서 흘린 눈물, 가슴 아파서 흘린 눈물.. 그 눈물과는 전혀 다른 눈물이예요. 다르긴 한데... 꾸밀 것 없는(꾸밀 필요가 없는) 있는 그대로의 말씀과 글씨, 바느질, 삶때문에 눈물이 날 줄은 몰랐어요. 더구나 내 어머니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시어머니의 삶인데요. 이래저래 서럽고 서럽고 또 서러운 5월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