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열공 - 우리 시대 멘토 9인이 전하는 좌절 극복과 진짜 공부 이야기
강신주.강풀.김진숙 외 6인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8월
품절


머리말- '좌절' 권하는 사회에 건네는 유쾌한 치유법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좌절 속에 살아갑니다. 열심히 달려갔는데 바로 눈 앞에서 버스를 놓쳤을 때,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는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는 야심찬 결심이 며칠 만에 흐지부지 되었을 때. 이럴 때 느끼는 소소한 좌절은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좌절의 원이도, 극복 방법도 알고 있으니까요. 실연을 했다든지, 승진이 안 되었다든지, 병에 걸렸다든지 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오는 좌절도 있습니다.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런 경우에도 스스로 이유를 찾아서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사회가 우리에게 안겨 주는 사회적 좌절입니다. 언제부터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고 밑도 끝도 알 수 없는 깊은 좌절의 그림자가 슬금슬금 주위를 맴돌면서 우리의 심신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꽃같은 생명을 스스로 던지고,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밀려나 거리로 나오고, 사람들은 집단적인 공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 좌절의 심연을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005쪽

이 책은 정동문예아카데미가 작년 말과 올해 초, 두 번에 걸쳐 열었던 팔로우 특강의 강연들을 모은 것입니다. 첫 번째 강연 주제는 '@좌절' 이었습니다. 희망 곱빼기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좌절'이라니요. 의아하게 바라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주변에 만연한 이 좌절 바이러스의 근원을 먼저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것만큼 두려운 것은 없으니까요. 일단 좌절이 주는 공포심부터 몰아내면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좌절'을 맡은 다섯 분 강사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지만, 이분들이 겪은 좌절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006쪽

때로는 웃음이 넘치기도 하고, 심리치료실 비슷한 심각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함녀서 청중과 강연자 사이에 짧은 시간 동안 든든한 공감과 유대의 다리가 놓이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만화가 강풀은 '연재 중 외부 활동 절대금지'라는 원칙을 깨고 강연에 참여했고, 심리학자 정혜신과 도종환 시인은 바쁜 일정 때문에 몇 번이나 시간을 조정하면서도 기꺼이 나와 주었습니다. 지금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강연은 최고로 많은 웃음과 눈물을 주었는데, 강연이 끝나자마자 '내일도 출근 투쟁을 해야 한다'며 바삐 달려 나가던 그 뒷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일정 문제로 처음에는 고사했던 조국 교수도 간절한 마음을 담은 메일 한 통에 흔쾌히 강연을 허락했습니다.-006쪽

이 다섯 분들과 신나게 '좌절'의 근원을 파헤치고 보니 대안까지는 아니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음 강연 주제는 '@열공'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자' 혹은 '열라 공부하자'는 거지요. 취직이나 승진이나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공부를 하자는 것입니다. 좌절을 호시탐탐 부추기는 세력들의 정체를 알려면 공부하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공부라고 하면 혹시 지루하거나 어렵다고 여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좌절' 강좌와 마찬가지로 '@열공' 강좌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공부하는 즐거움에 대해서, 정말 유쾌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시간이었습니다.-007쪽

메일로만 연락 가능한 여성학자 정희진은 종횡무진 강연장을 누비다가 정곡을 콕 찌르는 요점 정리로, 철학자 강신주는 반바지 차림으로 자유롭게 청중들과 소통하는 강연을, 김진혁 PD는 <지식채널 e>에 얽힌 여러 가지 뒷이야기들 까지 덧붙여 흥미진진한 강연을 해 주었습니다. 사회학자 엄기호는 강연에서 얘기했던 주제에 집중해서 새로운 책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좌절과 열공' 두 가지 이야기를 엮고 보니 제법 어울려 보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은 아무쪼록 좌절을 극복하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흠뻑 느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1년 8월
정동문예아카데미 원장 김윤수-0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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