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화분 사계절 그림책
데미 지음,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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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 화분
글ㆍ그림- 데미
옮긴이- 서애경
2006년 10월 27일 1판 1쇄
2011년 3월 21일 1판 8쇄

지은이 데미- 중국 옛이야기와 세계 여러 나라의 위인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많이 만들었습니다. 옛이야기 그림책으로 『당나귀와 나귀』, 『리앙과 요술 붓』, 『용 이야기』, 『임금님의 새 옷』 등이 있고, 위인 이야기 그림책으로 『성 니콜라스의 전설』, 『간디』, 『마더 테레사』, 『붓다』, 『마호메트』 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옛날 중국에 꽃을 사랑하는 핑이라는 소년이 살았습니다. 핑이 심는 풀과 나무는 모두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꽃나무도, 떨기나무도, 커다란 과일나무도 쑥쑥 자랐습니다. 마치 요술을 부리는 것 같았지요.

백성들도 하나같이 꽃을 사랑했습니다.

백성들이 온갖 곳에 꽃을 심으니 바람에서도 꽃향내가 진동했습니다.

임금님은 새와 짐승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꽃 사랑이 더 지극하였습니다.
임금님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전 뜰을 가꾸었지요.

그런데 임금님은 꼬부랑 할아버지였어요. 왕위를 물려줄 후계자를 찾아야 했진요.

(* 꼬부랑 할아버지? 그림에는 저렇게 꼿꼿한 할아버진데???)

후계자는 누가 될까요? 임금님은 어떻게 후계자를 뽑을까요? 임금님은 꽃 사랑이 지극해서 꽃으로 후계자를 고르기로 했어요.

곧 방이 돌았습니다. '나라 안 아이들은 모두 입궐하여 임금님께서 내린 특별한 꽃씨를 받으라. 임금님께서 한 해 동안 가장 정성을 다해 꽃씨를 가꾼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 하셨느니라.'

이 소식에 온 나라가 들썩였지요! 방방곡곡에서 아이들이 꽃씨를 받으러 벌떼처럼 궁궐로 몰려들었습니다.

아비 어미는 자기 자식이, 아이들은 자신이 뽑히기를 바랐지요.

날마다 물을 주었습니다. 싹이 트고, 줄기가 자라고, 봉오리를 맺고, 예쁜 꽃을 피우는 것을 어서 보고 싶어서 애가 달았지요!

핑은 몹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더 큰 화분에 새 흙을 담았지요.

그리고 그 기름진 까만 흙 속에 씨앗을 옮겨 심었습니다.

또 두 달을 기다렸습니다.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이윽고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봄이 오자 아이들은 임금님을 뵈러 가려고 때때옷을 차려입었어요.

아이드은 예쁜 꽃 화분을 안고 후계자가 될 꿈에 부풀어 궁궐로 몰려갔습니다.

핑은 빈 화분 때문에 자신이 못난이처럼 느껴졌어요.

꽃 한 송이도 피우지 못했다고 다른 아이들한테 놀림을 받을 것 같았아요.

꾀돌이 동무가 탐스러운 꽃 화분을 안고 뛰어가면서 말했어요 "핑! 넌 빈 화분이니까 임금님한테 못 가겠네? 넌 내 꺼만큼 큰 꽃은 못 피웠지?"
핑이 말했어요. "난 너희들보다 백배 천배 더 피워 봤어. 꽃을 피우지 못한건 이번뿐이란 말이야."

핑의 아버지가 아이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말했어요. "정성을 다했으니 됐다. 네가 쏟은 정성을 임금님께 바쳐라."

핑은 두 팔로 빈 화분을 끌어안고 곧장 궁궐로 갔습니다.

임금님은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꽃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꽃들은 하나같이 예뻤습니다!
하짐나 임금님은 얼굴을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핑의 차례가 왔습니다. 핑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임금님이 벌을 내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임금님이 핑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왜 빈 화분을 들고 왔느냐?"

핑은 왈칵 울음을 터뜨리며 대답해습니다. "임금님께서 주신 씨앗을 심고 날마다 물을 주었지만, 싹이 나지 않았사옵니다. 더 좋은 화분에 더 좋은 흙을 담아 심어도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꼬박 한 해를 돌보았지만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꽃이 없는 빈 화분을 들고 온 것입니다. 이 빈 화분이 제 정성이옵니다."

임금님은 이 말을 듣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핑의 어깨를 감싸 안았습니다. 그러더니 모든 아이들에게 들리도록 말했습니다. "내가 찾던 아이가 바로 이 아이다! 왕위를 물려 줄 사람을 찾았노라! 너희들이 어디서 씨앗을 구했는지 나는 모를 일이로다. 내가 너희들에게 나누어 준 씨앗은 모두 익힌 씨앗이니라. 그러니 싹이 틀 리가 있겠느냐."

"빈 화분에 진실을 담아 내 앞에 나타난 핑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 보답으로 이 아이에게 나라를 물려주고, 이 아이를 왕으로 삼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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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5-06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빈화분이 이거였군요. 이 이야기는 초등 교과서에 실린거로 기억되네요.
표지와는 다르게 그림이 화려하네요.^^

순오기 2011-05-06 02:45   좋아요 0 | URL
아까는 사진이 아래 세개만 보여서 초등교과서에 실렸다는 띠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위에 댓글을 달았어요.ㅋㅋ

잘잘라 2011-05-06 08:49   좋아요 0 | URL
표지와는 다르게요^^ 그림책의 '그림'은 번역이 안되니까, 그림책을 보면 나라별로 어떤 특색을 느낄 수가 있어서 그것도 재미있는 점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