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내 꽃으로 피어라 - '나'라는 평생직장을 위한 자기경영 보고서
정경빈 지음 / 고즈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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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장점을 갖고 있는 분야는 대체로 그가 일하기를 원하는 분야다. 요컨대 수행 능력은 근로 의욕의 기초다." -피터 드러커 (127p.) 

 

"감탄이 없는 하루는 무기력하고 지루하다. 일이 지루한 이유는 감탄이 없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감탄을 만들어 내려면 일을 자세히 관찰해 보아야 한다.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려 애써 보라. 눈을 뜨고도 보고 눈을 감고도 보아야 한다. 보이는 것은 눈을 떴을 때 잘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은 눈을 감았을 때 더 잘 보이게 된다. 무엇을 주시해야 할지 어떻게 주시해야 할지 생각해 보라.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관찰하라. 직장에서 동료가 일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일이 왜 그렇게 흘러가는지 관찰하고 그 일이 어디에서 막히는지 관찰하고 가장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 무엇인지 관찰하라. 관찰을 통해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될 때, 문제가 그 스스로의 비밀을 털어 놓고 훌륭한 해결책으로 전환하게 될 때,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 감탄하게 된다." -구본형 (146p.) 

 

(157p.)직장에서 진실함은
어디로 갔는가.
 

"직장은 전보다 더 활기차고,
희망으로 가득 채워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직장이 이전보다 더 '진실'해졌는가? 
                                                  -조안 시울라, <일의 발견>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복을 하나 고르라면 나느 주저없이 '진실함'을 택할 것이다. 나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진실하냐 아니냐가 그 외의 다른 어떤 개념보다도 앞선다고 믿고 있다. 진실한 마음은 사람 사이에 신뢰를 쌓아주는 최고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한 8년 전과 비교하면 직장 분위기는 훨씬 부드러워진 게 사실이다. 선배라고 후배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그래선지 선배들은 간혹 요즘처럼 직장 생활하기 편한 시절이 어디 있느냐고 얘기한다. 그만큼 일터가 민주적으로 발전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별것도 아닌데 대단한 공치사를 하는 사람,(너무 민망해 칭찬을 듣는 게 거북해진다.) 앞에서는 웃고 있지만 뒤에서 딴소리 하는 사람,(그러다가 말이 한 번 새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신뢰가 망가진다.) 말로는 다 할 것 같은데 정작 하는 것은 없는 사람,(더 이상 무슨 말을 들어도 믿을 수가 없다.) 윗사람에게 하는 말과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이 다른 사람(믿고 따르기가 힘들다.)은 여전히 직장에 존재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듣기 좋은 말과 보기 좋은 미소로 다가오지만, 얘기를 듣다 보면 마음 한편이 영 불편하다.   

 우리는 신기하게도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기에,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알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표리부동한 사람들이 많은 조직은 마치 허깨비 같다. 리더는 과장된 말과 행동으로 직원에게 어이없는 칭찬을 하고, 직원도 아무 생각 없이 리더를 치켜세운다. 이런 조직에서는 직언하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다. 굳이 눈 밖에 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게 피해가 되는 일이 아니면 일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그냥 적당히 응대하고 만다. 빈말과 거짓 웃음이 넘쳐나는 조직이다.  

 밝고 좋은 말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문제는 얼마나 진실함이 담겨 있는가다. 진실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뢰는 하루하루 반복되는 진실함이 쌓여서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신뢰가 구축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불신도 마찬가지다. 작은 오해와 불신이 하루하루 쌓이게 되면 좀처럼 마음을 되돌리기 힘들어진다. 불신이 쌓인 상태에서는 진실한 행동마저도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많은 시간과 꾸준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뢰가 구축되고 인간관계가 진실해지면 같이 일하기가 재미있다. 불필요하게 인사치레를 하거나 빈말을 해야 할 필요도 없어진다. 칭찬이 필요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칭찬하고 싶어서 하게 된다. 그러니 칭찬을 듣는 사람도 한결 고무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진심이 담겨 있으면 그것이 질책이라도 받아들이고 칭찬이라면 두 배 세 배 기뻐하고 고마워할 것이다. 그리고 오래 기억하게 된다. 그것이 진실의 힘이다.  

 진실한 관계를 쌓고 싶다면 별다른 게 없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지 않으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어려운 이유는 둘 중의 하나다. 말이 너무 많거나 아니면 그에 비해 실천이 너무 적어서다. 물론 대개의 경우는 불필요한 말이 너무 많아서다. 그러니 지키지 못할 말,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은 되도록 하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주의를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거짓말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쌓이면 신뢰를 망가뜨린다.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에게야 기분 좋은 한두 마디 거짓 칭찬이 어려운 것은 아니겠지만, 매일 만날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을 반기지만 그것보다 더 반기는 것은 진심 어린 한마디다.  

 인간관계와 리더십에 관한 많은 책들이 칭찬과 격려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그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껍데기만 받아들여 무분별하게 칭찬과 격려를 남발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심이 빠진 칭찬과 격려는 고래를 춤추게 하기는커녕 개미조차도 비웃게 만들 뿐이다.  

 직장에서 진실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잭 웰치는 "리더는 티끌만큼이라도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 리더는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직할 수 있고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으며, 진실성에서 나오는 권위로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고 얘기했다.   

 

 (167p.) 관계의 기본은
만남이 아니라 보살핌. 

 (168p.) 탈 벤 샤하르는 그의 책 <해피어>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적 관계의 열쇠는 천생연분을 만나는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 행복한 관계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만남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관계를 보살피는 것이다." 

 만남이란 단지 관계가 시작된 것을 뜻할 뿐이다. 관계가 얼마나 오랫동안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는가는 다음 단계에 달려 있다. 즉 보살핌의 몫인 것이다.  

 (169p.) 관계의 완성은 보살핌이다. 

 보살핌이란 '상대방이 어느 곳에 있는지를 아는 것' 에서 시작한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상대방이 있음을 안다.'는 것은 지금 이곳에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함께 있음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나 혼자 멋대로 행동할 수 없으며, 상대방과 함께하거나 아니면 상대방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옆에 누가 있건 없건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관계가 아니다.  

 또한 '어느 곳에 있는지를 안다.'는 것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곳, 즉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 똑같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곳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비슷한 사람이라도 막상 관계로 묶이고 나면 서로 얼마나 다른지 알게 된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서 있는 자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내가 있는 곳으로 억지로 끌어오려 하면 그때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오랫동안 같이 지내다 보면 억지로 끌어오지 않아도 서로 알아서 이끌리게 되니 처음부터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다.

 

 (196p.) 시계가 발명되기 전의 사람들은 시간보다는 과업을 중심으로 살았다.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할 시계가 없었으니 일을 단위로 시간을 가늠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마다가스카르에서는 30분 정도의 시간을 밥을 짓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잠깐'은 메뚜기를 튀기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표현했다. 칠레에서는 달걀 하나를 요리하는 데 '아베마리아' 한 곡을 부르는 시간으로 표현했고, 지진을 기록한 한 문헌에는 <사도신경>을 두 번 읊는 시간만큼 지속되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시계의 등장으로 더 이상 일이 시간을 측정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시계를 통한 측정은 일을 효율적으로 고나리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는지는 몰라도 일의 질과 재미를 떨어뜨렸다. 일이 중심이 되지 않고 시간이 중심이 되자 사람들은 일을 보지 않고 시계를 보게 되었다. 일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책 <일의 발견>의 저자 조안 시울라는 "숙련직과 전문직의 과업 지향이 시간과 돈 지향으로 바뀜에 따라 그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그들이 하는 일의 고결함이 약화되었다."고 얘기한다. 즉 일을 하면서 느꼈던 재미는 점점 사라지고 부수적인 것, 즉 돈이나 권력을 얻는 것에 집착하게 되면서 일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뜻이다.   

 

 (215p.) 변화를 꿈꾸는
그대에게.
 

 나의 이야기가 얼마나 그대에게 다가갔는지 궁금합니다. 이제는 온전히 그대의 몫이지만 이것만은 당부 드리고 싶네요. 

 겪어 보니, 상황이 충분히 어려워야 변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변화의 에너지가 밖으로 표출되기 위해서는 분노와 불행의 게이지가 한계점까지 차야 하더군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만으론 부족해요. 용기가 필요해요. 변화의 에너지를 밖으로 터뜨릴 용기, 한 발 더 딛고 나가 밖으로 뛰쳐나갈 용기,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용기가 필요해요. 

 시간이 흐르면 지금의 어려움이 줄어들거나 아니면 익숙해질 거예요. 지금의 간절한 변화의 욕구도 차츰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또 우리들은 "그냥 이러고 살면 되는 거지 별다른 거 있나, 뭐." 하며 다시 현실에 적응하며 살게 되겠죠.  

 하지만 상황은 잠시 숨어 있을 뿐, 얼마 후에 또 찾아올 거예요. 그때가 되면 예전에 변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될 거예요.  

 그러니 지금 마음이 충분하다면 시도히세요. 그것이 무엇이됐든, 물론 잘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면 좀 어때요. 이미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본걸요. 지금 때가 되었는지 아닌지는 고민하지 마세요. 때가 되었다면 잘 가게 될 것이고, 때가 아니라면 다시 뒤로 물러나면 될 일예요. 어차피 사람은 때가 돼야 움직일 수 있으니 속상해 하지 말고 그저 좋은 실험을 해 봤다고 여기면 돼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싸우지 마세요. 지금의 일이 우리의 꿈이든 아니든 대안이 없다면 지금의 일도 함께 가꾸어 나가세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우리의 미래에 밑거름이 되어 줄 거예요. 돈을 만들어 주기도 할 것이고, 경험을 돌려주기도 할 거예요. 그러니 지금의 일을 하찮게 여기지 마세요.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싸우지 마세요. 그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 우리의 길을 넓게 열어 두세요. 변화의 길이란 멀고도 외로워 혼자 가기에 어려워요. 언제든 곁에서 쉴 수 있는 사람들, 언제든 내 손을 잡아끌어 줄 수 있는 사람들, 이들과 함께 가세요. 나의 글이 그대와 오래도록 함꼐 갔으면 좋겠네요. 나의 글이 그대에게 힘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그대의 변화를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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