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많은 디자인 씨 - 디자인으로 세상 읽기
김은산 지음 / 양철북 / 201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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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에 퇴근하세요? 
퇴근하거나 출근할 수 있는 일자리는 있으시구요?
퇴근시간이 기다려지시나요?
퇴근하면 뭐하시는데요?
하는 일은 맘에 드시구요?
내일 또 퇴근하고싶으세요?
퇴근하고 한 잔 할까요?
퇴근시간에,
"벌써?"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결국" 이나 "드디어" 보다 훨씬 멋져요.
"야호~" 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좀 다르겠지요^^ 

  

알라딘 리뷰대회 대상 도서 목록에서 눈에 띈 책
미리보기로 12~14쪽을 읽고, 무조건 구입. 
구매 동기; 질투

티보 칼맨이 누구야? 뭐하는 작자길래 그래 이런 말도 안되는 기발한 시계를 만든거야? 이건 뭐 어디하나 흠 잡을 데가 없네. 에잇! 나는 왜 이런 생각을 못한거야! 바보 바보 바보! 내가 본 게 만일 진짜 시계였데도 나는 시계를 사지 않았을거다. 시계를 내 방에 걸어놓고 볼때마다 바보 바보 자책할게 뻔한데 뭣하러?

실물 시계 대신, 티보 칼맨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 있는지, 또는 누가 티보 칼맨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쓴 책이 있는지 찾아봤겠지. 그래서 이렇게 김은산이라는 사람이 『비밀 많은 디자인씨』라는 제목으로 책을 쓰면서 본문 첫 장에 보란듯이 티보 칼맨의 시계를 걸어놓은 걸 보면서 또 불타오르는 질투심에 어쩔 줄 모르면서 그러면서도 누가 볼까봐 서둘러 책을 사가지고 왔을거야.  

그리고 사진을 찍는거지. 질투를 넘어서 감탄과 존경을 느끼면서, 분발하자 분발하자, 생각하자 생각하자, 할수있다 할수있다, 주문을 외우면서.  

 

   
 

  시간은 우릴 느긋하게도, 초조하게도, 기쁘게도, 우울하게도 만든다. 그렇게 시간은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다! 칼맨은 그런 시간의 의미를 시계에 담고 싶었다. 퇴근 시간만 목 빼고 기다리며 꼬박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사람들이 그 시간을 어떻게 기대하고 경험하는지, 정신없이 움직이다가잠시 일손을 머무고 벽에 걸리 시계를 올려다보며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이다.  

  칼맨이 디자인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시계의 기능이나 형태가 아니다. 칼맨은 어떤 상황과 문화 속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간의 의미와 그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디자인한 것이다. 숫자 5만 있는 시계에 담긴 디자인의 첫 번째 비밀은 바로 그것이다. (16p.)

 
   

칼맨의 시계, 정확히 말하면 시계 사진과 다음 질의응답을 보면서 이미 느끼고 알게된 사실을 글쓴이(김은산)가 다시 반복해서 (지루해질 위험을 감수하고) 설명하는 대목이다. 디자이너 칼맨이 생각했고, 시계로 표현했고, 그걸 다시 글쓴이 김은산이 반복했고, 느낌과 생각을 확인하고 확대하고, 책을 썼다. 그 책을 독자인 내가 다시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리뷰를 쓴다. 시계는 눈뭉치가 되고 눈뭉치는 구르고 굴러서 눈사람이 된다. 눈사람은 눈사람이었다가, 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하다가 물이 되어 흘러간다. 아직은 눈뭉치가 구르고있다. 눈사람이 되려면 내 생각이 좀 더 필요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책도 리뷰도.

"왜 숫자판에 숫자 5만 있는 거죠?" 
"오후 5시가 하루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니까요? 
"오후 5시에 무슨 특별한 의미라도 있나요?"
"일이 끝나는 시간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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