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혁명
데이비드 B. 버먼 지음, 이민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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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p.)우리는 왜 그렇게 많이 소비하는가?


오늘날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은
심리학과 속도, 세련미, 첨단 통신 기술의 신속한 발전에 힘입은
과소비가 그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파괴적인 속임수 패턴의 기저에는 디자인이 있다.

미국은 필요한 것 이상을 쓰게 만드는 문제 있는 소비 행태를 세계에
가르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미국에서 가정 이외의 창고 공간 임대
면적이 1억6천 평방미터를 넘고 미국인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까이가
체내에 여분의 덩어리를 저장한 비만인 판국이니 세계의 환경에 가장
큰 위협은 뉴욕 항의 최대 수출품이 화장지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들이 하나의 사고방식을 수출한다는 사실이다.

그 사고방식은, 윌리엄 워즈워스가 묘사한 바, 소유와 소비에 몰두하는
사회와 관계가 있다. 우리는 지속불가능한 소비 중독을 앓고 있다.

북미의 균형이 무너진 생활 습관은 다른 사회, 다른 사람들을 중독시킴
으로써 영속하는, 하나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악순환의 가장 강력
한 추진자는 다국적 기업들이다. 이 악순환은 피라미드 사기 구조인데,
왜냐하면 그 주범들은 모든 사람이 자기가 바라는 생활방식을 성취하기
전에 지구가 거덜난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의 윤리

피라미드 사기가 으레 그렇듯,
문제는 붕괴 여부가 아니라
언제 붕괴하느냐다.

2008년, 미국의 대출시장에 그 '언제'가 오자
미국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히면서 금융위기를 수출하는
처지가 되었다. 처음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만의 위기인 듯했지만, 점차
대출 제도 전체에 퍼져 있는 서브프라임 윤리의 문제임이 드러났다.

미국 자택 소유자들의 갑작스런 부채 상승은 미국 노동자들의 뇌가 무슨
전염성 박테리아에 감염돼서 마구잡이로 벌어진 일이 아니다. 그 사태는
사람들한테 형편에 넘치게 살라고 설득하기 위해 꼼꼼하고 정교하고
전략적으로 디자인된 바이러스성 광고에서 시작되었다. (47~48p.)

 

 
 
*
안되겠다. 다 읽고 리뷰 써야지.
이렇게 밑줄 그으면서 리뷰 쓰다가는 책을 통째로 타이핑하게 생겼네.
나에겐 무엇보다, 이 책을 쓴 사람이 은퇴 사업가가 아니라 현업 종사자
라는 사실이 놀랍다. 그동안 벌어놓은게 많은가보다, 싶다.

얼마전에 TV <놀러와>에 가수 조영남, 김세환, 송창식, 윤현주 씨가
나온 걸 재미있게 봤다. 몇 가지 기억나는 얘기 가운데, 조영남 씨가
이장희 씨에 대해 전한 얘기가 있다. "그동안 남자가 가는 모습을 지켜보니
딱 두가지였다. 돈 벌어놓고 가는 남자, 돈 벌다가 가는 남자. 그래서 나는
최초로 돈 쓰다가 가는 남자가 되려고 한다." (멋지다.)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혁명> 이 책을 쓴 데이비드 B. 버먼도 그런 모양
이다. 충분히 벌지 못했다면, (누구 기준이든간에) 이런 책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너무 대한민국식으로 생각하는건가?)

끝까지 읽어보고 할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여태(52쪽)까지는 아무튼, 한 오백년 수주 못해도 아쉬울게 없는 억만장자
같은 느낌이다. 현실에 쫓길망정 품위 유지를 위해 새겨둘 얘기들이 많은
책이다.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소비자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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