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잘잘라 > 유쾌한 유월을 준비하며 유머집 여섯권!

2009년 12월 31일에 울산에 왔습니다. 전입신고하고 며칠 있으니 꽤 묵직한 소포가 하나 오더군요. 살기좋은 도시 울산에 잘 왔다는 환영인사를 담은 편지와 함께 울산버스노선책, 울산관광지도, 울산관광CD가 들어있었죠.

일때문에 최근 10년 동안 서울-용인-성남-서울-성남-대전-용인-울산까지. 참 여러번 거처를 옮겨다녔습니다. 좀 귀챦기는 하지만 저는 거처를 옮길때마다 꼭 전입신고를 합니다. 그런데 관할시청에서 이런 우편물을 받아본 건 울산이 처음입니다.

'아~ 전국에서 평균임금이 제일 높은 도시라더니 세금도 많이 걷어서 시청 살림이 넉넉한가 보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청홈페이지에 들어가봤습니다. 마침 '울산시민아카데미' 수강생 모집을 한다기에 별 생각없이 신청했습니다. 그랬더니 2주에 한번씩 강좌 안내 문자가 옵니다.

4월에 접시꽃 당신 도종환 시인의 강의를 놓친게 아쉽던 차에, 폭소클럽 개그작가 신상훈 교수가 온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문자보관해놓고 신경쓰고 있다가 지난주 목요일(5월20일)에 직장 동료 한 명 꼬셔가지고 강의에 다녀왔지요.

'다들 먹고 사느라 힘든데 평일 낮시간에 누가 이런 공짜 강의 듣겠다고 오겠어?' 그러면서 울산시청을 찾아갔는데.. 웬걸요~ 강의 장소에 들어가서 세 번 놀랐습니다. 첫째는 대강당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데 놀랐구요.(인터넷 검색해보니 첫날 강좌에 1218명이 수강했다고 하네요.) 강의 시작 30분 전에 그 많은 자리가 다 찼다는 데 두 번, 수강생 대부분이 60대 이상 어르신들이라는 데 세 번 놀랐지요. 아! 그러고보니 강의 처음부터 끝까지 식지 않는 후끈한 수강 열기에 어안이벙벙...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강사의 열정이 청중에게 옮겨붙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날은 반대, 저력있는 어르신 청중의 열정이 강사에게 힘을 준 시간이었으리라는 느낌입니다. (저는 맨앞줄에 앉아서 강사 신상훈 교수(『유머가 이긴다』지은이)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요, 강의중에 밝혔듯 전날 밤에 상가집에서 밤을 새고 와서 그런지 깊은 다크서클에 퍼석한 피부, 잠긴 목소리때문에 처음엔 좀 힘들어보였어요. 그런데 강의를 진행할수록 목소리가 활기차고 힘차게 바뀌더라구요. 그게 다 훌륭한 청중의 열정 덕분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저도 그 훌륭한 청중 가운데 한 명이었다는! ㅋㅋ) 

유쾌한 강의 고마워서(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요^^) 기꺼이 책을 한 권 구입했습니다. 『유머가 이긴다』 책 내용은 더 자세하고, 무엇보다 여러번 읽고 외워서 써먹을 수 있어서 좋네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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