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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마케팅 - 똑똑한 고객의 마음을 여는 힘
김영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두 가지 면에서 도움을 얻은 책이다.
첫째는 소비성향으로 살펴본 내 모습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지금 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이다.
책 내용에 따르자면, 나는 크리슈머가 되고싶은 소비자2.0 세대다.
정말 그렇다. 나는 예술가도 아니면서, 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니면서, 그냥 백지에 불과한 몰스킨 수첩을 샀다.(열번에 한 번 꼴로 산다. 무슨 말이냐면... 사려고 집었다가도 막상 가격표를 보면 사실 좀 돈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도로 내려놓고, 그러기를 아홉번쯤 하면 열번째에는 한 권 산다는 뜻~ ㅋㅋ) 그렇게 산 백지 수첩.. 사실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정리함에 얌전이 모셔두고 있는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ㅋ
몰스킨 경영자들은 사회의 변화에 대한 흐름을 읽었다. 그들은 세계적으로 급속히 성장하는 하나의 계층에 주목했는데 바로 창의적 활동에 종사하는 그룹이었다. 이들은 지식근로자로서 성취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룹인데 이러한 활동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가치(value)와 경험(experience)을 산다. 단지 물리적인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만질 수는 없지만 감성적이면서도 자신의 지위나 정체성에 연관된 니즈를 위해 상품을 구매한다.
그래서 몰스킨의 경영자들은 수첩을 ‘단순한 수첩이 아니라 아직 글자가 쓰여지지 않은 책’(Unwitten Book)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생각해냈다.(26~27쪽)
또 하나. 나도 영화 ‘디워’를 보고 리뷰를 썼다. 새삼, 비평가라는 사람들이 ‘디 워’에 대해 쓴 글을 읽고 ‘참 웃기셔~’ 그러면서 감정적인 반대 리뷰를 올린 기억이 난다.(오래되서 쫌 그렇긴 하지만... 내가 쓴 리뷰 링크~ http://blog.naver.com/sdcong/140088781006)
영화 ‘디워’의 흥행 성공은 소비자2.0의 특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영화평론가 사이에서 평가가 좋지 못했던 영화였지만 소비자2.0은 자신의 1인 미디어를 통해 전문적인 평론가와 대등한 목소리로 상반된 의견을 게재했다.(42쪽)
남이 쓴 책에서 내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는 건, 마치 누군가 찍은 동영상 속에 생각지도 못한 나의 일상 한 면이 들어있는 것을 보는 것처럼 신기하고 재미있다.
두번째,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을 얻은 것은 닌텐도 이야기와 관련된 부분, ‘시장조사보다 니즈를 발견하라’는 단락의 내용이다. ‘강력한 경쟁회사의 출현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경쟁사와 시장점유율 싸움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경쟁자들이 찾아내지 못한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성인이나 여성 고객들의 니즈가 무엇인가를 찾았던 것이다.’라는 글을 읽고, “아하! 그렇군! 역시! 빨리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방향성이 중요해! 맞아!!!” 이러면서 호들갑~ ㅎㅎ
(62쪽)시장조사보다 니즈를 발견하라: 닌텐도는 시장조사를 하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영업부서에서 시장조사를 해서 “게임기 유형별로 시장 규모가 어떻고, 우리가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상품이 필요하다”라고 해도 그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대신 “고객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가”, “게임을 하지 않는 고객들은 왜 하지 않는가” 등의 니즈를 찾아 그것을 충족시킬 게임기를 개발한다.
1990년대 초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고성능 게임기를 개발하면서 닌텐도를 3위로 밀어냈다. 그러나 닌텐도는 강력한 경쟁회사의 출현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에도 경쟁사와 시장 점유율 싸움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쟁자들이 찾아내지 못한 니즈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성인이나 여성 고객들의 니즈가 무엇인가를 찾았던 것이다. 만약 닌텐도가 기존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했다면 사용하기 쉽고 비폭력적인 가족형 게임기인 닌텐도DS를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책에 나오는 제주도 상하농장 이야기나 오리온 과자 ‘마켓O’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물론 꼭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흥미로운 사례들이 ‘넛지마케팅’을 이해하는데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