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 내가 걸은 다섯 갈래 길 8천 리
이난호 지음 / 범우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가는 길)

 

※ 링크 :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http://navercast.naver.com/worldwide/hikingroad/1908
삶을 돌아보고 싶을 때 찾아가는 길
예수의 제자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도시를 향해 걸어가는 800킬로미터의 영적인 길
일에 지치고 사랑에 허기진 당신의 등을 떠밀어 보내주고 싶은 길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땀 플렸고, 파올로 코엘료의 삶을 바꾼 길
......

 


 

 
2007년 가을에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관한 책 가운데 하나로, 하페 케르켈링이라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그때는 어떤 리뷰를 썼던가 궁금해져서 찾아봤습니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nangman70&artseqno=785878)
(블로그에 써놓으니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어서 편리하네요)
그 때 느낌이 새롭습니다.

그 사이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관한 책이 참 많이 출판되었네요.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이번에도 책으로 대리만족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엔 우리나라 수필작가가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다녀와서 쓴 책입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다녀와서 쓴 책 『카미노 데 산티아고』.

똑같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라 해도 누가 다녀왔는지, 
누가 누구랑 다녀왔는지, 누가 언제 다녀왔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리라는 것. 그러니까 결국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관한 책은
'인생'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이 책을 쓴 이난호 작가는 2008년 이 책을 출판할 당시 나이 70세였고,
2005년 처음 '카미노 데 산티아고' 여행에 나섰을 때 나이가 67세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상상해보았습니다.
'나라면, 예순 일곱 살에, 안내인도 없이 혼자 국외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예순 일곱 살은 커녕, 마흔 한 살인 지금도 혼자 여행은 생각하기가 싫은걸요.
해외 여행은 커녕, 비용 다 대줄테니 혼자 3박 4일 제주도 올레길 한 코스 돌고
오라고 해도 망설이다 말껄요? 아마..

70년! 저보다 30년 이상 앞선 인생길 가고계시 분이 쓰신 책이라 
은연중 기대가 컸던게 사실입니다만, 책을 읽으면서 곧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런 기대감은 부당하다.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그냥 글 자체에 집중하자.
 작가의 나이는 잊어버리자!'
지나친 기대감이 책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얼굴에 표정이나 인상이 있다면 말에는 말투가 있고, 글에는 문체가 있습니다.
특히 수필이나 여행기에서는 작가 특유의 문체가 두드러집니다.
문체! 문체가 걸림돌이 되버렸습니다.
제가 뭐 국어학자나 언어전문가는 아닙니다만,
뭔가, 뭔가가 어색합니다.

번역서도 아니고, 외국인이 한국어 배워서 쓴 책도 아니건만,
제 눈에는 아무튼 매끄럽게 느껴지지를 않으니...ㅜ.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더냐고 따지신다면,
'4쪽. 성지순례라는 겉포장이 본디 희떠운 내 구미를 당겼다.'라든지,
'4쪽. 허나 자닝하게도 내 실수담을 재미있어 한 주변 몇몇이 나를 꼬드겼다.',
'5쪽. 이상하게도 늘 자신만만한 사람과 늘 빌빌대는 사람들이 동시에 "그 길은 바로 내 길!"이라며 선후를 다투었다. 그들을 밀치고 다가온 이가 있었다. 무덤덤한 내 시아우 윤예선, 뭔가 막막해서 신보다 쑥 낮은 격의 후덥지근함이 간절해질 때 종종 뒷등을 빌렸던 이, .....', 또는,
'11쪽. 단벌 옷, 물그릇 하나면 한뉘 인생 너끈하겠구나, 자칫 주제저어질 수 있는 길임도 안다.' 등이 그랬습니다. 

결국 저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문체'때문에 이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얼마간 읽다가 며칠분씩 건너뛰다가,
뒤에서부터 읽다가 또 건너뛰다가... 그렇게 읽었습니다. 
책을 다 못읽은것도 그렇고, 문체 하나 걸고 넘어지는 이런 리뷰도 그렇고,
이래저래 작가분께 죄송스럽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나이 따위 상관없이 '길' 위에 당당히 서서

"나, 70의 난호를 보라!" (5p.)

외치는 이난호 작가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본 한 사람이 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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