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 일주 - 개정판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4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한일전이 열렸다.
결과는 4대1로 한국 승리!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실시간 중계방송으로 경기를 본 사람과, 결과를 미리 알고 저녁 시간에
경기 하이라이트만 본 사람의 느낌은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한창 열기를 더해가는 2009WBC경기와 같은 면이 있다.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그가 사교 모임 회원들과 2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걸고
80일동안 세계일주를 하는 내기를 큰 줄기로 삼고 이야기를 엮어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독자인 나는 자동으로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를 응원하게 된다.
지은이는 그를 그만큼 신비롭고 능력있는 인물로 그려 놓았다.

경기를 보기 전에 내가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선수는 딱 2명,
이승엽 선수보다도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우리나라 4번타자 김태균 선수와
일본을 대표하는 이치로 선수뿐이었다.
그러나 어제 경기를 보고 난 뒤에는 나는 훨씬 더 많은 선수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봉중근, 이용규, 이진영, 이종욱, 고영민, 이범호, 다르빗슈(정말 특이한 이름이라^^), ......

<80일간의 세계일주>도 그랬다.
책을 읽기 전에 당연히 나는 주인공의 이름을 몰랐지만,
이제는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 뿐 아니라, 그의 다혈질 하인인 파스파르투도 알고,
어쩐지 좀 안쓰럽게 느껴지는 픽스 형사도 알게 되었다.
책을 넘기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새로운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새로운 일들이 펼쳐질 때마다
긴장하고 다음 장면을 기대하면서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책을 읽었다.

이쯤에서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만일,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지 말고
그냥 한번 책을 읽어보시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다가 행여라도
결론을 알아버리면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고, 최소한 책읽는 재미가 많이
싱거워질테니까!!!

아무튼, 재미있게 책을 읽고 내가 생각한 것은,
'영국'이라는 나라에 한 번 가보고싶다는 것과, 영국에 가게 되면,
지은이 쥘 베른이 태어나 자랐다는 프랑스 서부의 항구도시 '낭트'도
꼭 한 번 들러보고싶다는 것이다.
어제 한일전을 보고 다음 경기를 기대하고 있듯이^^~~~





*인상깊은 구절*

46쪽.
그는 필리어스 포그에게 5천 파운드를 걸었다.
사람들은 포그의 계획이 얼마나 부질없고 미련한 것인가를
앨버메일 경에게 설명했지만, 그때마다 노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면,
영국인 선구자로서 그 일을 해내는 게 좋지 않은가!"

89쪽.
필리어스 포그는 자신의 세계일주 계획에 대해
프랜시스 크로마티 경에게 숨기지 않았고,
거기에 따른 조건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여단장에게는 그 내기가 실질적인 쓸모라고는 전혀 없는
별난 변덕으로 여겨졌을 뿐이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유익한 일을 하겠다는 정신에 따라 행동하겠지만,
그 내기에서는 분별 있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될
그런 정신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97쪽.
성격을 개조하는 방법은
코끼리에게 석 달 동안 설탕과 버터를 먹이는 것이다.

241쪽.
"그럼 우린 친구지?"
"친구?" 파스파르투가 대답했다.
"천만에. 한편일 뿐이오. 그것도 당분간만.
조금이라도 배신할 기미를 보이면
당장에 목을 비틀어버릴 테니까."

269쪽.
미국의 온갖 도시를 모형으로 삼아 건설된 이 미국적인 도시를
구경하는 데에는 두 시간이면 충분했다. 길고 곧은 선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둑판 같은 도시에는 빅토르 위고가 말했듯이
'직각의 애달픈 비애'가 가득 차 있었다.
이 '성자들의 도시'를 세운 사람은 앵글로색슨의 특징인
대칭에 대한 욕구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제도는 제법 훌륭하지만 사람은 그에 걸맞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이 야릇한 나라에서는 모든것이 ㅡ도시도, 집도, 심지어는 실수까지도ㅡ
정확히 네모반듯하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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