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는 나의 힘
최훈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논리는 나의 '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속도 알차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책의 목적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읽고 쓰고 말하는 힘을 키워주는 ' 있다고 한다. 나에게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 필요하다. 다른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누군가와 논쟁할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논리로 누군가를 설득하고 논쟁 끝에 누군가에게 뜻을 점철시키고 그래 기억이 없다. (물론 내가 논리에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그럼 대체 언제 '논리는 나의 ' 되는가? 나에겐 오직 경우, 내가 감정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릴 ! 바로 때다. 감정의 수렁에 빠졌을 내가 해야 일은 '사람 살려' 외치는 것이 아니라, 손을 뻗어 '논리'라는 밧줄을 잡고 현실로 빠져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책을 통해 확실이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이럴 때다. 나는 지금 '미용사 자격증'을 따려고 실습 위주 교육을 받고 있다. 시작한 지 3주째다. 이제 제법 가위 잡는 법이 손에 익고 기본 커트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회사 동료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머리(카락) 자르러 미용실 가지 말고 나에게 맡기라고! 내가 잘 잘라주겠다고! 모두 다 코웃음을 친다. 뭐 사실 농담으로 한 말이긴 하다. 그런데 동료 한 명의 반응이 너무 싸늘했다. "에이. 누구 머리를 망치려고 그러시나~ 집에 가서 가족들 머리나 자르세요." '-'

그 때 나는 감정의 수렁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쟤 뭐야. ? 내가 그 동안 지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싸가지 없는 자식. 아주 미운 털 박자고 작정을 했군. 점심에 뭘 잘못 먹었나~ 나 원 참.. 생각할수록 분해 죽겠네. 아 누가 지 머리 잘라주겠데? 맨날 땟국물 줄줄 흐르는 와이셔츠나 입고 다니는 주제에 정말 참…'

나는 곧장 나에 대해 '부정적인(속마음=불쾌한) 발언'을 한 그 사람을 판단해버린다. '저 녀석은 나를 인정하지 않는군.' 이러면서 그 한마디를 모든 일에 적용시켜 확대 해석하기 시작한다.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쟤는 나를 믿지 않는 게 분명해. 나를 못 믿는다면 나도 못 믿어! 이제부터 쟤랑 같이 일하면 안되겠어. 다른 사람은 저 녀석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대로 두면 일이 커지게 생겼다. 이럴 때 그야말로 '논리는 나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논리는 나의 힘』 1장에 '논리적인 사고와 비논리적인 사고'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주장을 하거나 남의 의견을 들을 때 이유 또는 근거를 묻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주장을 하거나 의견을 말할 때 아무런 이유 없이, 그리고 남의 주장도 정당한 이유 없이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그런 태도를 비논리적 또는 무비판적이라고 부른다.(23p.)

뒤이어 나오는 2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뭐가 좋을까?'에서는 논리적인 사람과 비논리적인 사람의 특징을 비교해서 설명해준다. 「논리적인 사람 •개인적인 감정을 억제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다….  /비논리적인 사람 •자신의 감정에 따라 충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29p.) 그렇다. 나는 그동안 너무도 '비논리적인 사람'으로 살아왔다. 심지어 그렇게 사는 게 더 솔직하고 인간적인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위에 고백했듯이 비논리적인 사람으로 살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을 오해하고 내치고 끊고 나 역시 그렇게 오해 받고 내쳐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사회생활만 따져보아도, 논리를 무시하고 살아온 세월이 18년이다. 몸에 밴 그 습관이 책 한 권 읽고 바뀌지는 않겠지. 비논리적인 사람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른손 잡이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 답답하고 잘 안되면 그냥 오른손을 쓰면 되니까 말이다. 나로서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비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게 더 쉽다는 뜻이다. 하지만 역시 책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책에서 말하기를 「논리적 사고는 지식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면 누구나 연습하면 그 기술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50p.)고 했고, 「논리적인 사고를 키우는 것은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쉬운 기술이다. 자신이나 상대방의 주장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대신에 근거를 찾으려는 자세만 되어 있다면, 논리적인 사고를 시작하는 셈이기 때문이다.(50p.)라고도 했다.

며칠 있으면 설날이다. 설날에 떡국을 먹으면 정말이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기분이라 싫지만 그래도 맛있는 떡국을 안 먹고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 쩝~ 또 한 그릇 먹고 나이 생각을 하겠지.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 귀한 줄 알겠다. 나로서는 몸에 밴 습관대로 '비논리적'으로 살아가는 게 편리하겠지만, 그러면 지금껏 반복해 온 잘못을 바로 잡을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불편해도 당분간 '무조건 당신이 옳소'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나에게 미운 말 하는 사람들도 한 번 더 쳐다보고 '그럴만한 이유와 근거'를 찾아보도록 해보자. 그러자면 이 책, 『논리는 나의 힘』을 가까이 두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논리는 나의 힘!!! 제목만 봐도 왠지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싶어지지 않나? ㅎㅎ  


어찌되었든 앞서 그 동료 이야기를 결론지어야겠지? 그래. 그 친구가 무얼 그리 틀린 말 했나? 미용가위 잡은 지 한 달도 채 안된 사람한테 '내 머리 잘라주시오.' 할 사람이 누가 있다고. 헤어스타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머리 한 번 잘 못 자르면 며칠 동안 신경쓰이고 짜증나는 것을! 내가 한 말이 농담이면 그 친구가 한 말도 농담일테지. 안 그런가? (크크그래도 나 커트 잘 할 수 있는데! 우리 선생님한테 "~ 아주 잘 하고 있네. 가위질이 아주 완벽해요. 그래도 다행이네~ 한 사람이라도 정확하게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런 칭찬도 듣는 몸이라구! 우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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