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 2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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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구름.
누군가에게 어떻게 하늘 한 조각을 줄 수 있을까?
2월 말, 리젤은 뮌헨 거리에 서서 커다란 구름 하나가 하얀 괴물처럼 산들을 넘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구름은 산을 올라갔다. 해가 가려졌다. 해 대신 심장이 잿빛인 하얀 짐승이 도시를 굽어보았다.
"저것 좀 보실래요?" 리젤이 아빠에게 말했다.
한스는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 "그걸 막스한테 주렴, 리젤. 저걸 침대 옆 탁자에 갖다놓을 수 있는지 봐라. 다른 것들처럼 말이야."
리젤은 미친 사람을 보듯이 아빠를 보았다. "하지만 어떻게요?"
아빠는 리젤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볍게 치면서 말했다. "기억 속에 넣어둬. 그랬다가 막스를 위해 쓰면 되잖아."

"......크고 하얀 짐승 같았어요." 리젤은 다음에 침대맡에서 막스를 지킬 때 말했다. "산을 넘어왔어요."
몇 번 이런저런 조정을 하고 첨가를 하여 문장을 완성하자 리젤은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리젤은 그 광경이 자신의 손에서 담요를 통해 그의 손으로 넘어가는 상상을 했다. 리젤은 그것을 종잇조각에 적은 다음, 돌로 눌러놓았다.
- 마커스 주삭 《책도둑2》에서


 
 

살아있는 말을 만난다.
살아서 숨쉬고, 걷고, 뛰고, 날고, 노래하고, 숨고, 갇혀있다가 뛰쳐나오고, 그냥 죽어버리고, 다시 살아나고, 겨우 살아나는 그런 말, 말, 말!

마커스 주삭은 천재다. 천재라야 한다. 그래야 내가 그를 제쳐두고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으니까. 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러나 사랑하는 꼭 그만큼 배신하고싶은 책도둑이여, 마커스주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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