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잎이라고 부르는 얇고 납작한 녹색 구조는 어디에나 풍부하며 누구에게나 친숙할 것이다.
영어에서는 식물의 잎 전체를 하나로 뭉뚱그려 ‘foliage‘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식물의 잎 전체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잠화 속과 같은 일부 식물에서는 잎 하나하나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 P66
잎은 식물의 ‘발전소‘다.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생산할 수 있는 화학반응인 광합성은 대부분 잎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식물에서는 녹색 색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광합성이 일어날 수 있지만, 잎은 이런 목적을 위해 특별히 적응된 기관이다. - P66
잎의 변형
식물을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식물마다 잎의 형태가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모든 식물의 잎이 저마다 자연 서식지에서 특별히 적응했기 때문이다.
잎의 형태는 종종 그 식물이 자라는 서식지에 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 주므로, 결국 그 식물의 재배에 필요한 조건도 알려 주는 것이다. - P66
어떤 식물의 잎은 일반적인 잎의 정의, 조건과는 거의 맞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변형되어 있다.
다육식물의 잎처럼 물을 저장하려고 변형되어 납작하지 않은 잎도 있고, (양분을 저장하는) 알뿌리의 비늘처럼 땅속에 있는 잎도 있다.
선인장의 따가운 가시도 변형된 잎이다. 선인장에서는 잎처럼 변형된 줄기인 엽상경이 광합성을 도맡아서, 이 가시모양 잎은 광합성도 하지 않는다.
식충식물에서는 벌레잡이통풀(네펜테스속)과 파리지옥에서 볼 수 있듯이, 잎이 대단히 특별한 포식 기능을 발휘한다. - P66
어떤 식물은 자라고 성숙하는 동안 잎의 형태가 바뀌기도 한다.
유칼립투스 나무는 어릴 때는 주변 식물들로 인해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의 한계로 성장이 제한될 수 있는데 이때는 한 쌍의 둥근 잎이 마주나다가, 특정 크기에 이르면 버드나무처럼 잎이 늘어지면서 어긋나기 배열로 바뀐다. 더 강한 빛과 더 높은 온도와 더 건조한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잎의 모양이 바뀌는 것이다. - P67
그 외 잎의 다른 변형으로는 포엽과 불염포佛焰苞가 있다.
포엽은 주로 꽃과 연관이 있으며, 화려한 색깔로 꽃가루 매개동물을 끌어들이는 꽃잎과 같은 역할을 하거나 때로는 아예 꽃잎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보우가인빌레아속과 포인세티아 같은 식물에서는 크고 색이 화려한 포엽이 작고 색이 덜 화려한 꽃을 둘러싸고있다.
한 장의 싸개가 작은 꽃들을 감싸고 있는 불염포는 야자나무나 아룸 마쿨라툼 같은 천남성과 식물에서 볼 수 있다. 아룸속 식물 중에는 불염포가 크고화려한 종류가 많으며, 이런 불염포를 이용하여 두툼한 꽃이삭에 달린 작은 꽃들로 꽃가루 매개동물을 유인한다. - P67
잎의 배열
전체적으로 볼 때, 식물의 잎은 그저 무성하기만 하고 아무런 규칙도 없이 배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잎은 각각의 잎에 빛이 최대한 많이 닿을 수 있도록, 다른 잎에 그늘을 드리우지 않도록 배열되어 있다.
예를 들면, 식물의 줄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선형의 잎 배열은 그늘진 잎을 줄이려는 것이고, 버드나무속과 유칼립투스나무에서 볼 수 있는 늘어진 형태의 잎도 마찬가지이다. - P67
줄기에 잎이 배열되는 방식을 설명하는 용어는 잎차례이다.
어긋나기 잎은 마디마다 잎이 한 장씩 엇갈린 방향으로 붙어 있다.
마주나기 잎은 마디마다 두장의 잎이 줄기를 마주 보며 붙어 있다.
한 자리에 세장 이상 붙어 있는 잎은 대개 돌려나기 잎이라고 불린다. 마주나기 잎과 마찬가지로, 연달아 붙어 있는 돌려나기 잎도 각각의 잎에 닿는 빛의 양을 극대화하려고 잎들 사이의 각도가 조금씩 어긋나 있을 수도 있다.
로제트를 형성하는 잎들은 뭉쳐나기 잎이라고 한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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