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이 얇아서 좋다.
2. 명랑한 색감, 시원시원한 일러스트가 마음에 든다.
3.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조금만 땅을 얻더라도
상추 고추 오이 가지 호박 토마토 당근을 심어보자.
...조금만? ㅋㅋ


쓰레기는 어디서 생길까

수확

시판 농산물은 바이어의 기준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아무리 신선하고 맛이 좋아도 겉모양이나 크기 등의이유로 등급에서 제외되는 일이 허다하다. 

결국 농산물을 누가 구입하느냐에 따라 쓰레기의 양이 좌우된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지역의 생산자가 제철농산물을 상자에 골고루 담아 판매할 경우 슈퍼마켓 바이어가 구매할 때보다 훨씬 쓰레기가 줄어든다.

가족이 먹을 농산물을 직접 키운다면 쓰레기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다. 손수 공들여 키운 농산물은 크기나 모양에 상관없이 어지간하면 다 먹지않겠는가. 

당근의 꼭지 부분이나 포도잎처럼 예전에는 먹을 생각도 못 했던 부위까지 알뜰히 조리해 농산물을 최대한 이용하면 쓰레기는 줄어들 것이다. - P8



직접 키워 먹는 농산물은 대부분 시판농산물보다 맛이 좋다. 키우는 재미와 수확의 기쁨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접 키웠을 때 맛이 훨씬 더 좋은 작물은무엇일까? 수확과 동시에 신선도가 떨어지는 잎채소는 반드시 키워야 하는 품목이고,
토마토·옥수수·콩 등도 추천하는 작물이다. 

또한 수확한 작물을 최상의 맛과 상태로 보존하기 위해 냉동·건조·발효· 절임 등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앞으로 이에 대해소개할 예정이다. - P9



원예나 농업 관련 책 중에는 땅을 파고 뒤집는 작업인 디깅digging, 특히 이를 반복하는더블 디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많다. 더블 디깅은 힘쓰기 좋아하는 남자들이 생각해낸 작업이 분명하다. 나는 힘들게 두 번이나 땅을 파고 고르기보다는 오히려 자연의 힘을 빌려 해결하는 편을 좋아한다. 노동력을 아낄 수 있으니 이 또한 낭비를 줄이는 농사법이라 하겠다.

작물을 키우거나 땅을 파서 흙을 흐트러뜨리면 두 가지 변화가 생긴다. 일단 토양 속탄소가 공기에 노출되어 이산화탄소로 바뀌고 공기 중으로 퍼진다. 탄소는 흙 속에 남아 양분이 되어야 하는데, 탄소를 방출해버리니 식물에 이로울 리 없다. 또 흙을 뒤적이면 토양의 생물학적 균형이 무너질 뿐 아니라 이로운 곰팡이가 살아남기 힘들다. 곰팡이의 뿌리에 해당하는 균사는 무척 약해서 이런 물리적 방해에 매우 취약하다. 

단, 당근이나 파스닙parsnip은 디깅이 꼭 필요하다. 이 두 작물은 싹을 잘 틔우려면 부드러운 토양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외 대다수 작물은 디깅을 생략하거나 살짝만 해야 땅에서 발생하는 탄소 쓰레기(즉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땅을 파고 뒤집는 작업의 대안으로 
멀칭mulching이 있다. 

멀칭은 경작지를 덮어 햇빛이 식물에 직접 닿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새 경작지에 과일과 채소를 키우려면 그 땅에 원래 자라던 식물을 정리해야 하는데, 멀칭을 하면 그 안에 갇힌 잡초가 죽거나 쇠약해져 제거하기 쉽다. 

멀칭에는 보통 비닐 소재를 이용하지만 종이 박스도 가능하다. 박스의 테이프를 전부 제거한 후 편편하게 펼쳐 경작지에 덮는다. 박스로 덮기 전에 남아 있는 식물들은 가능한 한 짧게 자른다. 나는 햇빛을 제대로 차단하려고 박스 종이를 보통 두세 겹 덮는다. 

박스가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때 돌이나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도 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퇴비나 나뭇조각 같은 무거운 유기물로 고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멀칭에 사용한 비닐이나 종이 박스를 잘 눌러줄 뿐 아니라 토양의 양분이라 할 수 있는 탄소를 더욱 풍부하게 가두어 작물 생장에 도움이 된다. 

가능하다면 멀칭은 봄철 농사 계획을 세우기 전에 미리미리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시기를 조금 놓쳤다고 아쉬워하지는 말자. 한두 달이라도 멀칭한 땅은 농사가 훨씬 쉽다. - P13

당근

키우기 : 인기 많은 작물이다 보니 시중에 수백 가지 품종이나와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당근이 오렌지색이지만 원래는 노란색과 보라색이었다. 한동안 보기 어렵던 이런 노란색, 보라색의 초창기 당근이 흰색 품종과 함께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당근은 품종에 따라 모양도 다양하고, 키우는 계절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수확량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1m²당 중간 크기 당근 100개 정도를 기대한다. 

작은 당근은 좀 더촘촘하게 심어
 1m²당 175개까지도 수확할 수 있다.

당근은 옮겨 심으면 잘 살아남지 못하므로 키울 땅에직접 씨를 뿌린다. 만약 토양이 심각한 점토질이면 좋은 농지로 가꾸기가 까다로운데 방법은 있다. 

우선 씨앗을 뿌릴 이랑을 판 뒤 씨앗을 그 안에 뿌린 다음같은 땅의 흙으로 덮는 대신 질 좋은 퇴비를 얇게 뿌려보자. 이렇게 하면 싹이 잘 튼다.

일단 당근 싹이 어느 정도 자란 뒤에는 점토질에서도 무리 없이 기를 수 있다.

아주 심한 점토질 토양이라면 뿌리가 짧은 당근 품종을 고른다. 조금 못난 당근이 나오지만 맛은 좋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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