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를 읽다가 진짜 깜짝 놀랐다. ‘54년차 현역 개그맨‘ 이라니. 와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신 모양이다. 혹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개그맨을 훨씬 일찍 시작하셨던지..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주변에서 한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았다고 말 하는 사람들도 길어야 20년이고 30년을 넘는 경우도 보기 힘들다. 그러니 50년이라는 시간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김성근 감독의 《인생은 순간이다》를 읽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아 두 책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에는 전유성 작가의 선후배들과의 에피소드가 무척 많이 나오는 반면, 《인생은 순간이다》에는 김성근 감독 자신의 생각, 야구에 대한 이야기, 야구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공통점이라면 두 사람 다 평생 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과, 말수가 적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말로 다 풀고 살아서 글 쓸 필요를 잘 못느낀다는 말이 생각난다. 일리가 있쟎은가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글을 많이 많이 써야한다. 특히 요즘에는 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일기는 매우 시의적절하며 3:08이라는 시간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다.
3:08
3:09
3:10
3:13
3:14
끝
배삼룡 주례사
지금까지 내가 들은 최고의 주례사는 배삼룡 선배가 하신 주례사였다. 내가 사회를 본 결혼식이었는데 주례를 소개하자 배삼룡 선배님이 말 그대로 ‘한 말씀‘하셨다.
"이봐 신랑."
"네"
"내가 무슨 얘기 하려는지 알지?"
"네."
"그럼 됐어."
주례사의 전부였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배삼룡 선배님께 여쭤봤다.
"무슨 주례를 그렇게 짧게 하셨어요?"
"아, 며칠 전에 그 친구가 우리 집에 왔을 때 한 두어 시간 이야기해줬어. 그래서 그렇게 물어본 거지 뭐. 내가 무슨 말 이야기 하려는지 알지? 안대. 그런데 뭐 하려고 또 해. 또 하면 늙은이 잔소리지."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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