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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세계의 한 형태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시하거나
나만의 형태를 보여주면 된다.
_살만 루슈디
‘책은 세계의 한 형태다.‘
(그러니 세계가 그렇게 많은 것 아닌가 말이다. 그게 싫으면 책을 다 팔아버려. 팔고 난 그 자리에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면 된다. 힘들게 뭘)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게 문제군. 마음에 드는 게 문제야. 마음에 드는 책이 하도 많으니 무시할 수가 없고, 무시할 수가 없으니 ‘나만의 형태‘를 보여줄 이유가 없고, 시간도 없고.. 와우 핑계 한번 요란하다. 핑계의 달인. 이번 생은 핑계? 아니 아니, 그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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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지 않아도, 또는
마음에 드는 책이 아무리 많아도
‘나만의 형태‘가 필요하다.
‘나만의 형태‘를 원한다.
‘나만의 형태‘를 찾아라.
‘나만의 형태‘란 무엇인가.
‘나만의 형태‘에서 시작하라.
‘나만의 형태‘로 돌아가라.
‘나만의 형태‘는 없다.
‘나만의 형태‘ 따위
‘나만의 형태‘ 뿐
뿐뿐ㅡ
나는 나다.
아무리 어려도
아무리 늙어도
아무리 커도
아무리 작아도
아무리 뚱뚱해도
아무리 말라도
아무리 빨라도
아무리 느려도
아무리 싫어도
아무리 좋아도
아무리 추워도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심심해도
아무리 즐거워도
아무리 짜증나도
아무리 서러워도
아무리 억울해도
아무리 답답해도
아무리 느긋해도
아무리 명랑해도
아무리 슬퍼도
내가 나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2023년 10월 14일 토요일, ‘나만의 형태‘는 도무지 알아보기가 힘들다. 힘들어서 그만둘란다. 그만두기 전에 잠깐만. 잠깐이면 되니까. 눈깜짝 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지. 그러니 다시 한 번 눈 깜 짝 짝짝)
책은 세계의 한 형태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시하거나 나만의 형태를 보여주면 된다. _살만 루슈디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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