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청선생 요리비법
송희자.송희경 지음 / 한살림(도서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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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을 배워라. 기술을 배워야 안 굶지.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


'전기 보온 밥통이 완전 기술자'라지 않아. 


난 절대 결코 네버 네버 전기 보온 밥통이 되지 않겠다고 대들었다. 


마침내,


언제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블랙 쿠쿠 한 마리


깜박 깜박 깜박 



정월 설날을 맞이하려면 두 달 전부터 온 동네가 청소하기 시작한다. 문틀을 모두 떼어내며 창호지를 바르고 해볕에 쭉 늘어놓아 쨍쨍하게 말린다. 이불 호청은 모두 뜯어내어 빨아 빨래줄에 넌다. 집집마다 이불 호청이 펄럭이는 게 장관이었다. - P48

청소와 세간 정리를 한 후 음식 만들기에 들어간다. 한 달 전쯤부터 조청 고는 것부터 시작한다. 마을에는 엿 잘 고는 할머니가 꼭 계셨다. 작은 가마솥에 시루를 얹어 물에 불린 쌀을 넣고 고두밥을 찐다. 큰 가마솥에 고두밥과 엿기름, 물을 넣고 삭히기 시작한다. 삭히는 온도는 솥뚜껑을 만져보아 약간 더 따뜻한 정도로 맞춘다. 너무 뜨거우면 엿기름이 데이고 너무 미지근하면 조청이 시어진다. 그래서 불을 넣었다 뺏다 하면서 온도를 잘 맞추는 기술자가 필요한 것이다. 대략 10시간 가량 아궁이에 붙어서 삭히는 온도를 맞춘다. - P48

누구나 엿 잘 고는 기술자가 될 수 있다. 전기보온밥통이 완전 기술자이다. 전기 보온밥통은 거의 엿물이 당화되는 최적의 온도에 맞추어져 있다. 나도 이제 자신을 얻어 조청을 고기 시작했다. 너무나 잘 삭아서 재미 붙였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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