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류형정 지음 / 뜻밖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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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故류형정

From 잘잘라


집-가게-마트-마트-마트-식당-집

쳇바퀴가 돌아갑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쳇바퀴가 돌아갑니다.

한 달 두 달 잘도 돌아갑니다.

1, 2, 3, 4, 5, 6, 7, 8년 꽤 오래 돌아갑니다.

이제 그만 돌릴 때가 다가옵니다.

임대기간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꽤 짜릿해요.

짜릿하게 쫄려요.

아무래도 다음 번엔 쫄면 가게를 해야겠어요.

쫄면 한 가지만 팔 수 있다면 기꺼이

새로운 쳇바퀴를 돌려볼 생각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쳇바퀴를 돌리더라도

결국 끝이 오겠지요.

마지막 장면을 생각합니다.

줄곧 그 생각 뿐입니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그 생각을 하다보면

평온이 찾아와요.

이런 난리통에 찾아오는 평온이라니

장난같은 일입니다.

장난같은 말입니다.

장난같은 마지막을 그려봅니다.

정성을 들인 그 장면을

아무도 볼 수 없으면 

어쩌나

아,

평온이 달아납니다.


2022. 4. 24.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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