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한 권 보았다.글러브를 낀 사람이 나온다.팔이 엄청 길게 늘어난다.상대방도 나온다.싸운다. 시합인가?권투 경기, 빨간 글러브 낀 사람이 많이 맞는다.계속 맞는다.쓰러진다.일어선다.실제로 책에서는 맞는 장면이 일곱 번쯤 나오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최소한 백 대는 맞는다. 책에서는 빨간 글러브 낀 사람이 상대방을 치는 장면이 분명 나오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한 대도 못 때린다. 분하다. 분하다고 시합을 포기할 수는 없다. 끝날 때까지는 끝나지 않는다.다시 가드를 올리고아니오늘은 이만시간이다됐다.정말 좋아하는 그림책을 한 권 보았다. 읽었다고 해야 하나?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