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감이여 - 충청도 할매들의 한평생 손맛 이야기
51명의 충청도 할매들 지음 / 창비교육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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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p. [떡이 운다]

 

"그래야 떡이 울지도 않고 잘 쪄져."

 

Q : 떡이 왜 울어요?

대답 : 떡이 설익는 걸 울었다고 하지.

Q : 방이랑 창문은 왜 닫아요?

대답 : 바깥바람이 들어오면 시루가 차가워서 떡이 잘 안 익으니까.

 

아오- 이렇게 심오할 데가.. 그러니께 말하자믄 시방 떡이 우는 이유는 거시기 바깥 바램이 드루와서리 시루가 차가워서리 떡이 잘 안 익은께로 행여나 우리 중헌 서방님께서 설익은 떡을 먹고 만의 하나 배탈이 날 것 같으믄 그 노릇을 워쩐다냐 함시로 걱정이 되어부러서, 라는 것이 시방 떡이 우는 이유라고나 할까 말까?

 

너무나 심오혀서 떡과 함께 나도 우네 나도 울어.

으허!

 

내가 참말로, 이 책을 만드신 냥반들을 축복하는 마음이 지절로 스스로 충만허게 샘솟지 아니헐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이 말이여. 이러헌 신퉁방퉁 흥이 절로 나는 질문과 대답을 한나라도 놓칠세라 노심초사 혀서 요로코롬 찰떡같이 맛깔나게 책을 맹글어 주셨으니, 나가 참말로 으쩌커허여야 이 은혜에 백만 분지 일이락도 보답을 할 수가 있겄는가 말이시.

 

짧은 머리루다가 골똘허게 생각허고 또 생각혀봐도 나가 참, 나으 남은 인생이 얼마인가는 몰러도 아무튼 나가 나의 체력을 기르고 또 길러서 말이시 나가 참 증말이지 요런 요런 보물같은 책을 맹글어내는 출판사의 책을 한 권이락두 더 사서 볼거라고 굳은 마음을 다잡아 잡쉈다 이 말씀입니다요.

 

증말이지 느무 느무 보물같은 책이란 말이지유.

 

아... 이 와중에 참 딱 한 가지 걱정의 낌새를 느끼는 것은, 이 또한 으짤 수가 읎는 노릇이긴 하요마는, 암튼, 앞으루는 어지간한 요리책으루는 성이 안 차게 나으 눈높이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꼭대기를 찍어부렀다 하는 점이지만은, 그 또한 걱정헐 필요가 읎는 것이, 아무리 이러 저러 요란 법석 난리가 나드라도 하룻밤이 지나고 나면은 어지간헌 일들은 다 수그러들어 사는 거라고.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려서 살아가는 것이드라고.

 

그나저나.

배차를 듬성듬성 넌칠넌칠 썰라니.

Q : '넌칠넌칠'이 뭐예요?

대답 : '넌칠넌칠'이 '넌칠넌칠'이지. 다른 말은 없어.

Q : '넓적하게' 써는 거예요?

대답 : 절대 아녀.

Q : '숭덩숭덩' 써는 거예요?

대답 : 설대 아녀.

Q ; 그나마 비슷한 뜻은?

대답 : 어슷어슷,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크기로

228쪽에 이런 말이 나오는 책이라오.

 

진짜 진짜 재밌다오.

느무 느무 재밌다오.

 

말과 행동이 같은,

살아온 그대로 말하는,

말하는 그대로 살아 온,

그런 냥반들이 한 두 명도 아니고 자그마치 쉬흔 한 명이나 나오는,

진짜로 어쩜 이래.

너무나도 고마운 책이라오.

그래서 썼다오.

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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