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망국의 시간 - 당신은 지금 어떤 시간을 살아가고 있나요?
조한혜정 지음 / 사이행성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의 시간


요즘은 정 두터운 사람과 만나도
말문 트기 바쁘게 아픔이 먼저 온다.
마주 보기 무섭게 슬픔이 먼저 온다.
호의보다 편견이 앞서 가리고
여유보다 주검이 먼저 보인다.
스스로 짓눌려 돌아올 때면, 친구여
서너 달 푹 아프고 싶구나
그대도 나도 불온한 땅의 불온한 환자임을 자처하는 요즘은
통화가 끝나기 전 결론을 내리고
마주치기 앞서서 셔터를 내린다.
좋은 물건일수록
의심을 많이 한다
서너 달 푹 아프고 싶구나

ㅡ 고정희, <예수 전상서>


《선망국의 시간》 서문 시작 글, 조한혜정/2018/사이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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