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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냥 살응게 이냥 좋아 - 부여 송정마을 이야기
사단법인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지음 / 한울림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염소는 고집이 세
최순희 염소는 풀만 먹고 살아도 괜찮아. 겨울에 콩깍지 같은 거, 솔잎 그런 거 주고. 염소는 하여튼 어떻게 깨끗한가 몰라. 안 닦아 줘도 깨끗해. 그런데 염소는 박아 싸서 못살아.
양예연 염소는 고집 세서.
김영자 염소는 머리부터 나와, 새끼 낳는 거 보면. 이렇게 하고 나와 겨우 서지. 우리는 염소가 새끼를 두 마리 낳았어. 검은 염소인데 흰 놈, 검은 놈 두 마리를 낳았어. 많이 낳으면 넷도 낳지.
김옥이 발부터 나오는 놈도 있어. 염소는 순하기는 한데 말을 안 들어요.
2016년 8월 4일
염소 새끼
옛날에 염소를 키웠는데, 처음에는 새끼를 다섯 마리나 낳고 그 다음에는 네 마리, 세 마리, 두 마리 이렇게도 낳데. 염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 염소 새끼 귀엽지. 그래도 염소가 좋다 그런 생각은 안 했어.
2016년 7월 21일_ 박송자
염소는 무서워
염소 싸우는 거 봐 봐. 무서워.
2016년 7월 21일_노재열
(134-135p.)
(나도 염소와 관련하여 들은 이야기가 있다.
2018년 7월 둘째 주던가 셋째 주던가, 아무튼 무더웠던 토요일 오후.
커피숍 손님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엿듣다가 너무 크게 웃어버려서 머쓱했던 그 날.
- 염소가 비쌀 때는 칠십 만 원두 갔어.
- 에이. 암만 해두 그렇게나?
- 그랬다니까 그랴. 칠십 만 원 준데두 읎어서 못 팔았다구.
- 허긴. 개값두 사십 만 원씩 갈 때가 있었지.
- 칠십이구 사십이구 난 그냥 막 줘 부러.
- 뭐를요?
- 누가 갓 낳은 강아지를 한 마리 줬잖여. 그런데 얼추 키워놨드니 또 누가 즈그 집에 토끼가 새끼를 많이 낳았다구 토끼랑 그 개를 바꿔달랴. 그래서 그러라고, 그러자믄 그냥 바꿔부러.
- 아 형님. 개를 뭐, 팔구 바꾸구 그랴요. 개는 기냥 잡숴부러. 복날에 기냥 잡숴부러~
(토끼랑 개를 바꿔줬다는 데서 이미 웃음이 새어나왔는데, "잡숴부러"라는 대사가 나올 줄이야..
아, 어찌하야 깔깔깔 소리 내서 웃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고.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누만. 크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