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페스트 (양장) - 1947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알베르 카뮈 지음, 변광배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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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었기 때문에 정독을 해 본적은 없었지만 

 이미 내용을 여기저기에서 주섬주섬 들어서 알고 있는 책이었다.

아마 페스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직접 읽었기보다는 주섬주섬...

알음알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다.

내용은 언뜻 알고있고 왠지 쉬운 책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살짝 외면하던 책이었는데 최근 TV프로를 통해서 이 책에 대한 강의(?)를 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페스트 같은 코로나19가 악마처럼 퍼지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그래서 보게 된 책은 시작부터 뭔가 재난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보이지 않던 쥐들이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한 것. 죽은 쥐가 보이기 시작한 것.

사람들은 이를 "배고픔"때문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죽은 쥐들이 가득한 궤짝을 팔에 낀 역원의 모습을 보고서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심히 지나가던 어느날 사람들은 문득 깨닫는다. 배고픔이 아니었구나하고.

안타깝게도 소설속에 보여지는 일반적인 모습들은 현실속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우리도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사스나 메르스 같은...낯선 질병이 퍼지고 있구나.

그렇지만 곧 잡힐것이다. 라고 생각했으니까. 코로나가 이렇게 지독할 줄은...모르지 않았을까..쥐가 배고픔때문에 잠시 보이는 거라고 생각하는 소설 속 사람들처럼, 계절이 겨울이라 독감같은 질병이 잠시 도는 거구나..라고..

"사실 재앙이란 항상 있는 일이지만, 막상 들이닥치면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 어려운 법이다.

세상에는 전쟁만큼이나 페스트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페스트나 전쟁이 들이닥치면 사람들은 항상 속수무책이었다."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열병환자가 늘어나고, 진단을 하기 무섭게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페스트"를 떠올렸고, 곧 인정했다.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보면서 이게 소설인가 현실인가 싶었다. 왜이렇게...사실적이야..소름끼치게..

환자들은 격리됐고 감염이 의심스러운 사람들도 격리가 되었다. 오랑은 자체 격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오랑이란 도시에 페스트와 함께 갇혔다.

물자는 부족해졌고,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걱정스럽고, 두려웠고, 화가났다.

누군가는 종교의 힘에 기대려했고, 누군가는 폭도가 되었고, 누군가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책 속의 모습은 마치 2020년 현재 같았다. 그래서 무서웠고, 슬펐다.

뭐가 이렇게..현재같은거냐..라며 씁쓸해했다. 현실과 소설의 구분이 너무 명확해도 싫지만,

이렇게 너무 닮아도 싫..구나..라면서.

"살아 있는 자들의 사회는 죽은 자들의 사회에 밀릴 수밖에 없게 될까 봐 종일 근심하고 있었던 터였다. 이것은 자명했다.

물론 이 자명함을 안 보려고 하면서 눈을 가리고 이것을 항상 거부할 수야 있었지만,

이것은 항상 모든 것을 앗아 가고야 마는 끔찍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예컨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매장해야 하는 날 매장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가? "

작가분이..노벨문학상의 괜히 받은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정말 책을 읽으면서 많이 했다.

오래전에 쓰여진 문장인데, 어쩜 이렇게..게다가 외국분이 쓰신 글인데.

어쩜 이렇게 콕콕.. 찌르는지 ㅠ 현재의 상황과 맞아떨어져서 그런지 더더욱 글들이 아프게 다가왔다.

"구급차의 운행이 끝나면 줄을 지어 들것으로 날라다가 살짝 뒤틀린 벌거벗은 시신들을 거의 나란히 붙여 구덩이 밑바닥으로 미끄러뜨리고, 먼저 생석회로, 그다음에는 흙으로, 그것도 다음에 올 주인들의 자리를 마련해 두기 위해 어느 정도의 높이까지만 그것들을 뒤덮었다. "

불과 며칠전까지만해도 누군가의 소중한 부모님, 자녀, 형제자매..가족이었을 사람들이었다.

각자의 삶이 있었던..그랬던 사람들이 질병으로 인해 어이없이 생을 마감하고..그 마지막까지

 본인이나 가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치러져야한다는게 소설이지만 기분이 나빴다.

더 우울한건 묘를 파는 인부가 페스트로 죽어가서 인력이 모자라지 않을까 했는데,

결코 인력이 모자라지 않았다는것. 페스트로 인해 모든 경제활동이 붕괴되어 일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빈곤이 공포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항상 보게 되었다."

종교적인 신념이 강했던 신부님의 신념까지 바꿔버릴 정도로 인상깊었던..

아무 죄없는 어린 아이가 페스트로 인해 고통받다 생을 마감하는 부분은 글인데도

가만히 읽기가 힘들었다.

왜냐하면, 지금 어디선가..분명히 현실인 이야기 일테니까.

그럼에도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성실하게 했다. 다른 사람들 탓하지 않았고,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럴 법한 위기가 여럿 있었음에도.

소설 속 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조용히..그러나 엄청 강인했다. 정말 강인했다. ㅠ

엄청난 기승전결이 있는건 아니었는데, 그래서 더 인상깊었다.

며칠 전까지 이웃이었고, 가족이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열병을 앓게 되고

순식간에 곁을 떠난다. 그런데 나는 그사람의 마지막을 멀리서나마 보지 못한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현재의 상황과 맞물려서 보는 내내 조금 힘들었다.

책에서는 끝이 났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진행중이다.

뉴스에서는 매일매일 신규 확진자에 대한 이야기, 전세계 코로나 감염인구, 사망인구가 숫자로 나열되서 나온다. 몇 십명이었던 시작에서 지금은 만단위가 넘어간지 오래다.

잠잠해지는 줄 알았던 질병은 잡초처럼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아직까지 희망적인 뉴스는 보지 못했다.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소설 속 이야기처럼, 우리도 언제가는 아니 어쩌면 곧, 지금의 상황이 끝날 것이라고 믿는다.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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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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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도 덥고. 더울땐 음식으로 치면 콩국수? 냉면? 책으로 치면? 스릴러지!!! ㅎㅎ

지금은 자주 못하지만 학생 때는 한여름 밤이면 스릴러 책을 잡고, 벽에 등을 딱! 붙이고 밤을

보냈다. 읽다보면 창문으로 밖이 밝아지는게 보여서 자야되는데...하면서도 놓지 못하고 결국

끝을 보고 말았다는.. 그래서 여름이면 으레 스릴러를 찾는다. 겁은 엄청 많으면서 ㅎ

 

 

책을 고를때 표지를 또...유난히 보는 편인데, 너무 자극적이진 않지만.

내용에서 드러나는 주인공의 심리가 잘 보이는 듯하고, 제목이 표지 속 여자의 입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인 표지였다. 제목처럼 침묵하는, 혹은 침묵 당하는 주인공의 모습 같아서.

 

 

폭력과 집착, 열정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본 매혹적인 심리학 스릴러

라고 책의 뒷표지에 써있다. 읽기전엔 스릴러가 대부분 그렇지 했는데.

읽고 나선..오..진짜..진짜 잘 표현했네 싶었다.

 

화가 앨리샤는 사진작가인 남편 가브리엘을 정말 많이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귀가한 남편의 얼굴에 다섯 발이나 총을 쏘아버린다. 이해할 수 없는 살인사건에 세상 사람들이 놀라지만 그녀는 사건이후 입을 닫아 버린다. 저항도 변명도 하지 않고 침묵만을 하던 그녀는 정신이상으로 판정 받아 '그로브'라는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범죄 심리상담가 테오는 앨리샤의 사건을

 접하고 그녀를 치료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가 있는 병원으로 향한다.

 

 

1부. 침묵의 여인.

"볼 수 있는 눈,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인간비 비밀을 지킬 수 없다고 확신할지도 모른다. 입이 침묵한다고 해도 손가락이 재잘거린다. 온갖 구멍에서

배신이 흘러나온다. "

-지크문트 프로이트,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입문"-

 

 

1부에선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보인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두 사람은 7년째 부부였고, 앨리샤는 서른세 살이었다. 사건 현장은 잔인했고, 앨리샤는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체포 후 그녀는 입을

닫았고, 화가였기에 붓을 들었다. 그림은 자화상이었고, 제목은 "알케스티스".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에 세상은 그녀를 비난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녀는 죄를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기에 교도소가 아닌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 심리상담가 테오는 불행한 어린시절을 겪었지만 지금은 극복하고 앨리샤를 돕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있는 그로브로

향한다.

 

 

2부. 불꽃놀이.

"표출되지 않은 감정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산 채로 묻혔다가 한참 뒤에 끔찍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지크문트 프로이트-

 

 

저 문장은 전에 어떤 에세이에서도 본적이 있는데 프로이트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몇몇

그의 의견은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는...저 문장도 그렇고..

앨리샤는 평범했지만 정신적으론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가끔 지나치게 우울했고, 남편도

그 점을 알고 있었다. 남편은 그녀에게 일기를 쓰기 권했다. 글로 감정을, 일상을 적어가기 시작하면서 앨리샤는 조금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 같다. 2부는 그녀의 일기를 통해 그녀와 남편이

많이 사랑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테오와 앨리샤의 첫만남이 있었다. 테오는 그녀를 돕고 싶음을 간절히 전달했고, 그녀는 경고하듯이 그에게 날카롭게 덤벼든다. 테오는 포기하지 않고 앨리샤에 대해서 사건 이전에 그녀를 알고 있을 가족이나 지인들을 찾아 나선다. 또한 2부에선 테오와 그의 아내 캐시에 대해서도 보여진다.

 

 

3부. 앨리샤 베런슨의 일기.

"아무것도아닌 걸 신기하게 묘사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일기를 쓸 때 위험한 점이다.

모든 걸 과장하고, 경계하게 되고 진실을 계속 왜곡하게 된다. -장 폴 사르트르-

 

 

문장 그대로 앨리샤의 일기가 보여진다. 침묵하는 그녀에 대해서 가장 잘 알 수 있는 그것.

3부는 가장 짧지만, 보는 내내 앨리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4부. 알케스티스.

"상담 치료의 목표는 과거를 바르게 고치려는 것이 아니라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역사와 맞서서 슬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 - 앨리스 밀러-

 

 

앨리샤는 자신의 일기를 테오에게 주었다. 테오는 앨리샤의 일기를 읽고, 점점 그녀에 대해서

알게 되며 그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알아가게 된다. 테오는 앨리샤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점점 커졌고, 동시에 자신의 생활이 조금씩 어긋나는걸 알게 된다.

 

 

5부. 얼굴 없는 침입자.

"가령 내가 의로울지라도 내 입이 나를 정죄하리니." -욥기 9:20-

앨리샤와 테오. 앨리샤의 주변 사람들. 테오의 주변 사람들.

모든 이야기의 마무리.

 

 

스릴러를 정말 오랜만에 읽었고,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읽기전엔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고, 입을 닫았다. 어쩌면 흔한 부부싸움의 결론이 아닐까란 생각을 아주잠깐 했었다. 그런데 정말. 책의 뒤 표지에 있는 그대로였다.

폭력과 집착, 열정의 어두운 심연.

 

 

심리학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작가분이 이 책을 쓰면서 정말 많이 준비하셨겠구나 싶었다.

중간중간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테오를 통해서 혹은 앨리샤를 통해서 심리학에 대한 글들이 나오는데 그 부분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전혀 어렵다거나 불편하다는 생각없이.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정말 자연스럽게 알지 못했던 사람의 심리? 그로 인해 타인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

그런점에서 앨리샤에 대해서 깊은 이해와 공감을 가질 수 있었다. 누구라도 앨리샤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카페를 나오면서 친구한테 연락했다. 혹시 재밌는 스릴러 한 권 읽어보지 않겠냐고.

곧 영화로도 나온다고 하는데 배우분들이 연기하는 앨리샤, 테오...정말 궁금하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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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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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서점에 가서 이리저리 신간들을 보던 중에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본 적이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해자의 엄마라는 단어에서 "학교폭력"이란 단어가 연상되었고,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준 아이의 엄마가 자신과 아이를 변호하기 위해 쓴 책인가 싶어서 절로 이마에 내천자가 생겼었다는..

그자리에 서서 책을 몇 장 넘겨보는데 음...가해자가 저지른 죄는 생각보다 너무 컸다.

학교에서 총격사건을 일으켰고, 무려 13명이나 죽었다. 그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의 엄마가

무슨 마음으로 이 책을 쓴 것일까..이런 책을 쓸 자격이 있을까..자격을 논하는게 이상하지만;;

손으로는 책장을 넘기고 있었지만 머리속에선 온통 이 생각이 들어서 결국 몇장 넘기다가 서점을 나왔었다. 내가 그 사건의 피해자는 아니지만, 뭔가...가해자 엄마의 이야기를 보고 싶지가 않아서..피해를 당한 유족들의 입장에서 이 엄마의 이야기를 똑바로 보고, 들을 수가 있을까...대체 무슨 마음일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정확히는 가해자의 가족의 이야기이다.

부모님은 안계셨지만 형과 함께 어렵지만 열심히 삶을 살고 있던 다케시마 나오키. 형 츠요시는 어머님의 유언과 같은 말,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고 사람답게 살아야한다는 말.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동생의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살아왔다. 그러나 학업도, 빽도, 아무것도 없는 츠요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몸을 쓰는 일이었다. 그러다 몸이 망가졌다. 허리 통증으로 제대로 일을 하기 힘들어지고, 동생의 대학진학에도 문제가 된 것.

츠요시는 결국,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한다. 나오키를 위해 강도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으며

그 과정에서 할머니를 살해한다. 우발적인 살인이었으나 이로 인해 츠요시도, 나오키도 삶이

 통째로 흔들리게 된다.

츠요시는 사건 이후 바로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형과 함께 살아가던 어린 나오키는 홀로 남았다. 살인을 저지른 자의 동생이란 그림자가 짙게 뭍은 채로.

형의 사건 이후 홀로 남은 나오키의 삶은 그 이전과는 모든게 달라졌다. 대학 진학을 꿈꾸던 소년은 당장 고등학교 졸업이 고비가 되었고, 친했던 친구들은 그와 거리가 생겼다. 아무도 그를 차별하거나 괴롭히지 않았지만 그를 대하는 공기가 달라졌다. 친구들이 그를 부담스럽게 여기게 된 것이다. 평범한 사람일 뿐이던 친구들에게 나오키의 존재는 불편함이었다. 형의 사건으로 위로를 할 수도, 동정을 할 수도 없는. 그러나 티내고 그를 거부할 수는 없는.

나오키는 이런 주변사람들의 변화에 대해 원망하지 않았다. 자신의 형으로 인해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 갑작스럽게 죽었기 때문이다. 형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본인의 삶도 망가졌지만 절대로, 주변의 누구에게도 화를 내거나 투정을 부릴 수가 없다. 왜냐하면 자신은 살인자의 동생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은 나같은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_ 책 속에서(P.201)

뉴스에서는 어제도 오늘도...살인사건과 같은 강력 사건에 대해서 끝임없이 보도한다. 매일 아침 뉴스에서 접하는 소식에 놀라고, 무서움을 느끼지만 이내 잊혀지고, 무뎌지는건 저건..나와는

상관이 없는 TV속의 사건이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내 주변에 가해자의 가족이 생긴다면? 단순 사고가 아니라 의지를 갖고 저지른

살인이라면?생각만으로도...내가 과연 그 사람을 전처럼 대할 수 있을까..생각해보면 YES라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나도 나오키의 친구들과 같게 되지 않을까. 절대 그사람을 원망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지만 전과 같이 가까이 다가가진 않으려하는..

아이러니하게도 살인을 저지른 형은 교도소라는 세상과 단절된 곳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홀로 감당한다. 피해자의 가족에게 사죄의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동생에게 피해자의 가족을 찾아가 자신 대신 사죄를 부탁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상이나 동생의 일상에 대한 궁금증을 담아 동생에게 매번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현실에 남겨진 나오키는 살인을 저지르진 않았지만 마치 살인에 가담한 사람처럼

사건이후 평생을, 형의 죄값을 치르고 살아간다.

친했던 친구들과는 멀어지고, 어렵게 얻는 직장에서는 가족에 대해 거짓말을 해야하고 들통이

 나면 자연스레 회사를 나오게 된다. 자신의 장기를 발견하고 그 길로 나아가려 했다가도 형의

 죄로 인해 꺾이고,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도 솔직하지 못하게 된다.

처음에는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나오키를 향해 사람들이 하는 행동들, 생각들.

그는 가해자가 아닌데 가족이라는 이유로 왜저런 대우를 받는걸까..하지만 나였다면이라는

 생각을 하면 자꾸만 망설여진다.

평생을 숨기려하고, 포기하고, 도망치는 삶을 살아온 나오키가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형의 죄로 인한 그림자가 지려하자 처음으로 부당하다라고 말하려고 한다. 그때, 그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님이란 분이 그에게 말한다.

"자네 형은 말하자면, 자살을 한 셈이야. 사회적인 죽음을 선택한 거지. 하지만 그로인해 남겨진 자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할 것인가는 생각하지 않았어. 자신이 벌을 받는 걸로 끝나는게 아닐세. 자네가 지금 겪고 있는 고난까지도 자네 형이 저지른 죄에 대한 형벌이란 말일세. "

사장님의 말에서 그간 떠다니던 물음표가..조금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가해자의 가족이 단지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고통받고 살아가는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맞다와 아니다" 사이에서 계속 고민했었는데..

작가조차 답을 물으며 썼다는 이책은 여느 소설책과는 조금 남는게 다른 느낌이다.

읽기는 정말...순식간에 읽는데, 다 읽고 나서 뭔가..토론이 하고 싶어지는 ㅡ.ㅡ;;;

정말 왜 히가시노 게이고란 사람의 글을 자꾸만 보게 되는지...이유를 알겠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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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한 재판 - 소년부 판사, 소년법을 답하다
심재광 지음 / 공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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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등장하는 각종 사건사고들.

그 중엔 십대 청소년들에 의한 뉴스도 꽤 많고, 웬만한 성인들이 지은 범죄보다..잔인하고 심각한 범죄들도 종종 보고 들을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뉴스 속에 등장하는 청소년범죄가 낯설고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사실 놀랍지도 않다..또...라는 생각이 들고..

대체 왜...저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무슨 죄를 지은건지 제대로 인지는 하고 있을까? 제대로 죄를 뉘우치고...처벌은 받을까? 다시...죄를 짓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아무리 개선이란게 가능한 어린 나이라곤 하지만...너무...너무 멀리가면..ㅠ

 

 내가 10대일 때도 왕따가 있었고..학교에 일진이란 존재도 분명히 있었다.

그때도 아이들끼리 종종 주먹다짐을 하기도 했다.

장소는 학교 안이 되기도 했고, 학교 밖이 되기도 했다.

가담한 아이들은 교무실에서 매를 맞기도하고,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일들이 큰 문제라거나,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이런말이 좀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그때의 아이들에게선..

"정도"를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과연 저것이 10대의 생각 속에서 나온 것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섬뜻할 정도로

무서운 범죄가 종종 보도되고 있다.

 

 청소년범죄가 심각해지면서 피해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고, 과연 가해자

아이들은 어떤 처벌을 받을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이 책은 그 궁금증을 좀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궁금증은 해결이 되었다.

정말 겉 테두리도 잘 몰랐던..주어듣기로 청소년들이 죄를 지었을 경우 처벌

나이가 되지 않아 처벌을 받지 않는다...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간 몰랐던 죄를 지은 청소년들이 어떤 처벌을 받는지는 알게 되었다.

처벌이라기보단 "보호"의 개념이 더 강하다는 것도.

 

이 책을 쓰신 작가분은  2017년 서울가정법원에 가사소년전문법관으로 선발되었고 2019년 현재까지 소년보호재판을 맡고 계신 분이다. 그래서 뉴스로만 사건을 접하는 우리보다는 더 가까이서 가해자인 청소년과 피해자인 청소년들,

그들의 가족들을 지켜봤을 분이다. 주변에 그런 분이 없고, TV에서도 이런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적은 거의 없다보니 이렇게 책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것이 조금은 신기했다.

 

 책은 정말 일반 사람들은 모르는 소년보호제도에 대해서 마치 강의를 하듯이 차분히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읽는 내내 어렵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했고.

 

책을 덮고 나니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하나는 이러한 소년보호제도로 인한 효과에 관한 것.

 

"실무 경험상 소년비행의 가장 큰 특징은 "충동적"이라는 점과 "반복한다"는 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소년들에게 일회적인 형사처벌이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 문장은 책의 초반에 나왔던 부분이다.

가해 청소년들을 가까이서 보고 있는 분이기에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걸까..

그렇다면 소년보호제도가 충동과 반복을 막을 수 있을까...

 

 또 하나. 과연 청소년범죄의 원인이 청소년에게만 있을까.

직업상..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을 종종 본다.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매번 하는 생각이..저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저 아이들이 죄를 짓는다면 저 아이들만 탓할 수 일을까...라는 생각.

 

 이건 좀 멀리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은 태어날때 성악도 성설도 아닌...백지가 아닐까. 그걸 채워주는게 부모고, 가족이고, 친구들이 아닐까..

그런데 채워주어야하는 사람들이 그러지 못한다면...아이는 다 채워지지 않는

상태로 몸이 커지고 나이만 먹은어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자꾸 글자를 읽는게 아니라...최근에 봤던 청소년 범죄의 기사들..특히 피해 아이들..그 가족들 생각이 자꾸나서..쉽사리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넘겼다가도 앞 페이지의 내용이 뭐였더라..해서 다시 넘어오고;;

그래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한번쯤 읽어두면 정말 관심 가져야 할

지식을 담고 있는 좋은 책은 거 같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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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스페셜 에디션)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교실에서 책책책! 책을 읽으라고 권유를 받을 때 아마 권장도서목록에

그리스로마 신화는 빠짐이 없었던 것 같다. 아마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두 번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책을 들었다놨다를 해보지 않았을까 ㅎㅎ.

 

 나 또한 자의반타의반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책들을 여러 권 들었다놨다했었다. 한권으로 읽는..이런것도 도전해보고, 완독을 못해 씁쓸한 마음에 혹시나해서 만화로 나온 책들도 읽어보고.. 

몇 권씩 쭈~욱 나와있는 당시 유행했던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책에 도전하기도 했고...

그러나 결론은 이상하게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닌데..완독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이 책을 알게 됐는데 제목부터가 낯설었다.

내게 있어 외국의 신화라 하면 그리스로마신화가 거의 수학의 정석처럼 굳게 믿음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신화는 신환데...북유럽신화라니..이건..뭔가 싶었다. 근데 ! 놀라운건!

내가 요즘 개봉만을 기다리고 있는 마블시리즈의 중심에 북유럽 신화가 존재한단다!!!

이것은 정말이지..상상도 못한;;;; 마블시리즈를 그렇게 좋아하고, 재밌게 봤으면서

왜..이게 그냥 미국만화를원작으로 하는 영화라고만 생각했을까 ㅠ

진짜..생각의....깊이와 넓이가..매번..놀랍다 ㅠ

 

 표지부터 이렇게 대놓고..토르의 망치를 ㅎㅎ

이러니 호기심이 안생길래야 안생길수가 없다 ㅠ

 

 뭔가...그리스로마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을 상상하고 이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오딘, 토르, 로키...와 같은 반가운 이름을 보고 좋아하기도 잠시..;;

이건..뭐지? 신화인데...신들의 이야기인데 ㅠ 어찌 이리도...

속고, 속이기 좋아하고, 단순하고, 욱하고...거인들 죽이기를 쉽게 여기고..

뭔가 신인데 약간...신같은 존재라기보단...떼쓰는 우량아? 의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랄까 ㅎㅎ

 

 본격적인 시작 전에 "주인공들"이라고해서 오딘, 토르, 로키에 대한 설명이 간단하게 나온다.

여기에서 분명히 토르를 "그의 아버지 오딘은 교활한 반면 토르는 솔직하고 온화한 성정을

지녔다."라고 나오는데..

여러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토르의 모습에서...솔직은 많이 보이지만..온화한 성정은...글쎄;;

로키에 대해선 " 외모가 매우 출중하다. 말재주가 좋고 설득력이 있어 호감이 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스가르드에 사는 이들 가운데 가장 교활하고 음험하고 약삭빠르다."라고..

더불어 " 그의 내면에 엄청난 분노와 질투심, 욕정 같은 어두운 구석이 많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영화를 볼땐 토르가 마냥...정의롭고 좋은 사람이란 이미지가 강했고, 로키는 철없고,  

결핍과 형에 대한 질투로 인한 약간의..악의를 지닌 악동?정도로만 여겼는데..

음...책을 보다보니 ..로키야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너무..심하지 않느냐 ㅠㅠㅠ 차라리 영화 속 로키는 귀여운 편이었다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신화이다 보니까 좀 황당한 이야기도 있고,

신기한 이야기도 있다.

근데 교훈??같은 걸 느낄만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또 보다보니..아니었다. ㅎㅎ

 

"토르의 거인 나라 여행"이라는 이야기 속에 있는 부분이다.

토르, 로키, 티알피란 소년이 거인 나라에 여행을 가면서 겪게되는 이야기인데, 거인의 나라에 가서

각각 승부를 겨루는 이야기 인데 나중에 세 사람이 실제 승부를 펼친 존재가 어떤 것들이었는지 알았을때

그 반전이 정말 흥미로웠다. 모든 이야기 중에 가장 흥미로웠다는.

 

 이 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신들이 참 못됐다고 생각하게 되는 "최고의 성벽 건축가",

 암만 로키가 얄미운 존재라도 그 딸이 "헬"이라니..싶어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로키의 자식들",

신들도 인간처럼 늙는다는 이야기가 신선했던 "불멸의 사과", 로키도 로키의 아내도 참..딱하단

생각이 들었던 "로키의 최후"..이쯤되면 로키가 거의 주인공인가;;

 

 정말 마블의 원작에 북유럽신화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것 자체를 알게 된 것도 재밌었고,

책으로 읽으면서 정말 흥미로웠던 경험(?)이었다. 마블 시리즈를 다시 한 편, 한 편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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