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아서는 도통 그 내용을 추측 할 수 없는 공연.
그렇지만 드라마와 밴드가 만난 독특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텐데
그에 그치지 않고 밴드까지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흐뭇할 것이다. ^^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라는 점이 더해져서
정말이지 즐거운 공연이었다.
밴드의 공연까지 더해져 흥겹기까지 한.
공연은 파키스탄에서 건너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알리'의 한국에서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고국에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알리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공장주의 말에 속아 한국으로 오게 된다.
고국에서라면 엘리트 대접을 받았을 법한 알리지만 한국에선 청소부터 일을 시작해야 했다.
일은 고되고, 월급은 적고, 사람들은 그가 외국인이라고 무시하고..
힘들게 공장을 나왔지만 이후의 삶 또한 알리에겐 고난의 연속이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알리에게 무언의 혹은 거친 주먹의 펀치를 날리는 것이다.
과연 알리는 거칠디 거친 한국에서의 삶을 견디어 낼 수 있을까??

 공연장이 크지 않아서 배우분들의 얼굴 표정을 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사와 행동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무수한 표정들.
화려한 액션까지 더해져서 더욱더 빛을 발하는 배우분들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공연  도중 알리의 친구 역으로 나오시는분이 웃음이 잠깐 터지셨었다.
참다참다 터진 웃음이었는데 노력에도 불구하고 풉풉하고 새어나오던 그 웃음.
그럼에도 열심히 대사를 이어 연기를 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을 뽑으라하면 단연!!!
화려하고 붉은 의상을 걸치셨던 바로 그분!!!
차마 어떤 옷이라고 말할 수 없는 그 옷을 입고 무대위를 거닐던
그 분의 모습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공연을 보면서 최근에 보았던 영화 "방가방가"가 생각났다.
이제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된 외국인 노동자분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공연은 그런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정말 솔직하게 표현했다.
물론 적절한 유머를 곁들여서.
덕분에 많이 웃기도 했지만 공연 내용을 생각하면 마냥 웃을수 만도 없었다.

그리고 공연에 함께 해주셨던 밴드 "얄개들"
이번에 처음 보게 된 분들이었는데 보컬분의 목소리가 정말 좋았다.
조금 있으면 앨범이 나오신다는데 정말 많은 인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 싶었다.
홍대에서 공연하신다고 하길래 좀 왁~하며 요란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차분하고 맑은 목소리!!!  정말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아무말 없이 퇴근(?)해 버린 배우분들 때문에
솔직히 좀 서운했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도 전철역에서 배우 한 분을 만났다.
혹시나 싶어 다가가 말을 걸었는데 정말 친절하게 응해주신 그분!!!
사진도 찍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플래쉬가 터지는 바람에..ㅜㅠ
그래도!!! 정말 고마우신 분이었다. ^^
서울까지 머나 먼 거리였지만 오고 가는 내내 비록 몸은 힘들지언정, 마음은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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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그녀석과나 > 연극 <북어대가리>

 

하루종일 창고로 배송되는 상자를 창고 안으로 옮기고, 트럭으로 옮겨 싣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두 남자.

창고지기의 삶을 운명처럼 여기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는 남자1.

창고지기의 삶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고 창고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남자2.

남자 2에게 마치 동굴 속 햇빛처럼 다가온 여자 1.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이자 창고로 상자를 날라오는 트럭기사.

이야기는 좁고 답답한 창고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넓지 않은 공간에 커다란 상자가 마치 줄을 선 것처럼

반듯하게 놓여있는. 그래서 처음엔 약간 답답함을 느꼈었다. 뭔가 딱 조여져있는 공간 같아서.

그렇지만 그러한 배경이 연극의 내용에 집중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다소 어렵고, 난해한 내용의 공연이면 어쩌나..그래서 내가 집중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조금 하고 찾게 된 공연이었다. 요즘 뭔가 찌들어가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자꾸만 밝은 것, 재밌는 것만 찾아보려고 했었기에.

약간은 내키지 않은 발걸음이었지만 연극을 보는 내내 그런 걱정을 했더라는 생각을 못했었다.

초반엔 너무나도 진지하게 연기하는 배우분들에게 조금 압도됐다라고 할까..그래서 정말 집중해서 봤었다.

중반엔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웃음에 그냥 생각없이 봤었다

그리고 후반부엔 갈라지는 인물들의 삶을 보면서 내 삶을 생각하면서 봤었다.

이래저래 연극의 내용에, 배우분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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