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주식회사 - 질병과 비만 빈곤 뒤에 숨은 식품산업의 비밀
에릭 슐로서 외 지음, 박은영 옮김, 허남혁 해설 / 따비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세계적으로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세계가 어떠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풍요롭다라고 말 할 것이다. 집 안에도 집 밖에도 내가 원하면 혹은 조금만 노력하면 먹을 것이 여기저기 참 많이 있기 때문이다.  계절식품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1년 365일 늘 마트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채소와 과일들, 아무리 자연 재해가 심한 해라도 그들이 나란히 진열대에 놓여 있는 건 크게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식료품들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잘 못하고 있다. 물론 주머니의 잔액은 뒤로하고.  

 이처럼 먹을 것이 풍부하거늘 이상하게 풍부한 식품을 접하는 사람들의 건강은 전과 같지가 못하다. 아니 어쩌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엔 부자들이나 걸렸을 법한 당뇨나 비만과 같은 병명들이 생활에서 익숙해지고, 이름도 낯선 병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이어트라는 숙명적인 적과 싸우느냐고 마음과 몸을 상하게 되고..물질이 풍부하다면 그만큼 사람들도 행복해야 하는 것 같은데 현실은 어쩜 이럴까 싶다.  

 "식품주식회사"는 이렇게 식료품이 풍부해진 현실에서 왜 우리들의 몸과 마음은 풍부해지지 못하는 지를 말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인은 누구라도 지니고 있는 "욕심" 때문이었다. 남이야 어찌되든 일단 자기만 좀 더 벌고, 좀 더 부자가 되면 그만이라는. 우리의 크고 작은 욕심들이 이렇게 큰 화가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부터 건강하게 사는 삶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나름 먹는 음식을 조심해서 먹고 있었다. 육류를 좋아함에도 건강을 위해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고, 고기류보다는 야채를 좀 더 먹으려고 노력하고. 그럼에도 살짝 드는 생각은 과연 지금 내가 사먹고 있는 야채가 건강한 식품일까 하는 것이었다. 농약을 엄청 먹고 자란 야채가 아닐까 혹은 유전자를 변형해서 만든 괴야채가 아닐까 하는 불안들이 문득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는 그 생각들이 더 자주 머리 속을 맴돌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옥수수!! 워낙에 옥수수를 좋아하여 옥수수콘도 자주 먹곤 하는데 책을 보고 나니 앞으론 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어떤 미드에서 유전자 변형을 한 식품으로 인해 사람들이 사망하는 이야기를 다룬 것을 봤는데 그때만 해도 드라마 상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설마 현실에서 과학의 발전을 보여주는 유전자 변형 식품으로 인해 사람의 목숨이 위협받을 수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 우울하게도 이는 드라마 속에서만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실제 미국에선 잘못 만들어진 상품들(주로 유전자 변형을 한)도 인해 목숨을 잃은 경우가 있었고, 불행하게도 그것이 과거의 어느 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위험성은 현재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와 같이 굶주리는 사람들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도한 유전자 변형으로(물론 아프리카 사람들의 기아 방지가 유전자 변형 식품 생산의 가장 큰 목적은 아니었다.) 인한 이익을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이로 인해 더욱 고통만 겪는다니. 정말 단번에 끊어버리고 싶은,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기분 나쁜, 운명의 장난같은 고리라고 생각했다.   

 농장에서 일어나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말하는 부분도 놀라웠지만, 가축을 키우는 곳에서 가축들에게 가해지는 학대와 같은 사육들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였다. 그렇게 상품으로 제작된 것들을 내가 정말  맛있게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급 우울해질정도로.  

 아무리 규칙적으로 식생활을 조절하고, 꾸준한 운동을 한다고 해도 정작 먹는 것이 해로운 것이라면 앞의 것들은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다. 고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기에 우선은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작은 일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키워졌는지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다면 책에서 언급한 여러 행동들을 조금씩이라도 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읽는 내내 걱정스럽고, 조금씩 우울해 지기도 했지만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을 갖는 가장 1단계가 이 책과 같은 책들을 읽어가면서 현실에 대해서, 그간 보지 못했던 현실들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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