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쿠데타 - 글로벌 기업 제국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가
클레어 프로보스트 외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이버 카페 북뉴스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쿠데타라는 용어는 프랑스어로 정부에 일격을 가한다는 뜻으로, 군대와 경찰 등을 동원한 정치적 선동과 무력(武力)으로 정권을 무너뜨리거나 빼앗는 일을 통상적으로 지칭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이는 지배계급내부의 단순한 권력 이동이 이루어지며, 체제 변혁을 목적으로 하는 혁명과는 조금 다른 의미라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쿠데타가 꼭 정부 조직이나 군사적 반란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라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오늘날에는 정부, 군부가 아닌 막강한 힘을 가진 거대 기업들이 그러한 쿠데타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 놀랄 수도 있을 것이라 본다.

기업의 궁극적 목적은 이윤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위해 쿠데타까지 생각하는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이러한 쿠데타에 대한 인식은 그간 우리가 알았던 정부, 군부에 의한 쿠데타라는 고정관념을 일격에 무너트리는 새로운 블랙스완과 같은 의미가 될 것으로 판단해 본다.

그러한 숨겨진 의미로의 쿠데타를 조명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소리없는 쿠데타" 는 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투쟁으로의 과정들을 마치 쿠데타와 같음을 인식하고 2년간의 추적을 통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업들의 국가와의 분쟁에 대한 탐사보도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탐사보도를 위해 선발 된 두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강화되는 기업 권력의 위태로운 실상을 파헤치고 무엇이 핵심이고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 우리는 기업이 국가나 정부를 상대로 분쟁을 일으킨다고? 라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나 그 한 예로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었던 미국의 사모펀드 론스타의 분쟁을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자명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를 통해  전 세계 수 천건의 투자협정들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와 국가 분쟁해결제도(ISDS)가 보여 준 상황은 온전히 기업의 손을 들어 준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기업들이 정부와 같은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은 보통의 우리에겐 무리지만 그러한 상식으로의 기업에 대한 인식을 상황이 변화하고 있고, 변화 한 만큼 이제는 내려 놓아야 한다.

기업들 역시 기업 사법, 기업 복지, 기업 영토, 기업 군대 까지 갖추며 마치 하나의 제국처럼 자신과 상대하는 대상이 누구이건 분쟁을 일삼고 투쟁을 통해 실익을 쟁취하는 일은 마치 쿠데타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거기다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역시 기업의 이익을 원하는 터이고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기업과 투자자는 한배를 탄 동지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저자들은 수 십년간 기업들의 전략적인 계획과 로비활동, 새로운 인프라로 인해 거대 기업 제국들이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아닌 분쟁유발에 대한 면밀한 감시를 통해 적나라한 그들의 실체를 밝혀내고 있다.



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소리없는 쿠데타처럼 기업의 정부 또는 국가와의 분쟁은 무수히 많다.

ISDS가 기업의 영리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 경위, 국제 원조 개발, 비영리 기구와 자선단체 등에 대해 기업이 어떻게 얽혀있고 어떤 방식으로 이익을 챙기는지, 수 많은 경제특구에서의 조세회피와 규제의 면제를 받을 수 있었던 까닭, 이외에도 해당 국가에서는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들에 영향을 미친 기업들의 영향력에 대해 읽다보면 오늘날의 기업들이 우리의 인식에 박혀 있는 그런 기업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소리없는 쿠데타를 일으키는 기업들에 맞서 싸우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는데 있다.

그것이 우리의 공동 번영을 위한 숙제이기도 하며 본래의 기업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재확인 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해답을 저자들의 탐사보도를 통해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유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