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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사람 ㅣ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을좋아하는사람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나, 우리와 관계하는 많은 사람들을 분류해 보면 옆사람과 옆 사람으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옆 사람은 보편화된 일반적 대상으로의 사람들이라면 옆사람은 바로 지근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으로의 남편, 아내, 자녀 들이거나 혹은 학교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옆 사람이든 옆사람이든 모두 나 이외의 존재라는 사실에서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법들이 달라진다 생각할 수 있다.
옆사람에 대한 인식과 느낌이 마치 옆 사람이 된듯 거리감이 느껴지고 불편한 마음이 드는건 현실 속에서 마주하는 동질감과 공감을 통해 느끼는 관계의 단절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단절로의 상태로 늘 마주해야 하는 옆사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옆사람" 은 사람에 대해 갖는 인상이나 느낌에서 마음이 와 닿지 않는 표면적 관계의 모습만을 목도하는 아쉬움을 담아 우리의 마음에 존재하는 옆사람에 대한 밀도 높은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는 소설집이다.
저자는 8편의 소설들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옆사람들에게 대한 관계 속에 내제된 껄끄러움과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행동은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을 목도하게 하는 일상의 변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공통점이라면 사람과의 관계에 얽혀 있는 대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갑, 방열쇠로의 현관문 비밀번호, 가방 등 저자가 매개로 하는 대상으로 온전히 우리는 인간과의 관계로만 그들에 대한 이해와 느낌을 가질 수 없음을 파악하게 된다.
다양한 상황들이 매개물로 이어지고 우리는 그러한 가운데 나, 우리 자신의 역할론에 충실한다고 하지만 마득치 않는 모습들을 지어내게 된다.
그것이 바로 나,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진실함을 숨기고 드러내는 사회적 페르소나일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저자의 이야기에 담긴 매개물로의 존재들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관계의 진실된 면을 비추기 보다 살짝 비켜간 모습으로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하기에 옆지기이자 아내 마저도 나, 우리 자신을 옆사람으로 치부할 만큼의 낮설음과 본연의 나, 우리 자신과의 괴리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로 치부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그런 옆사람에게 나는, 아내는 서로가 진실한 존재감을 확인하고 느낄 수 있는 존재인가 하는 물음을 가질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기 보다 그저 결혼해 사는 옆사람으로만 기억되기에는 우리 삶의 일상이 무척이나 쓸쓸하게 느껴질 법하다.
어느날 갑자기 느낄 수 있는 존재에 대한 진실한 느낌을 벗어난 옆사람 같은 느낌의 나, 우리라면 과연 가까이 혹은 살부비며 사는 아내나 자식들의 느낌으로도 마득치 않는 존재감이 되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 마음과 정성을 다해 보지 않는다면 나, 우리는 옆사람이 아니라 옆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람에 대한, 옆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오늘 우리 삶의 현실에서 필요한 요건이라는 사실을 캐치할 수 있다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옆사람에 대한 느낌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물중심의 서사를 펼쳐 나가는 매개물로의 대상들이 우리 삶의 다양성을 만들어 내고 그와 관련된 또다른 모습으로의 나, 우리의 모습을 확인하는 일은 적잖은 상황적 클리세를 만들어 낸다.
개연성적 측면으로의 부족이기 보다 특별함으로의 상황 전개가 더 가슴에 와 닿듯 저자의 8편에 소개된 소설들이 주는 서사와 관계에 대한 진실함이 오늘의 우리에게 가치를 더해준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