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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 델피노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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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은 다양한 서사로 빛을 발한다.
물론 현실적인 상황이 마뜩치 않기에 더 우리는 오래 살기 위한 욕망에 휘둘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껏 인류의 삶은 원했던 바를 이뤄 온 역사를 갖고 있다.
그야말로 상상했던 바를 이뤄 가는 인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을 생각하면 오래살기 위한 방법이 진시황의 불로초 찾기와 같은 일에 국한되지 않고 어쩌면 인간에게 부여 된 수명을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자칫 황당스런 이야기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전혀 맥락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의 수명은 측정 해 보지 않아도 최장 100년에서 110년이라 쳐도 20~30년 밖에 살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 이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자 살고자 하는 욕망을 어떻게든 실현해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긴 수명을 나눠 받을 수 있는 시대, 그러한 상황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이면에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이해해 볼 수 있는 소설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타인의 수명" 은 말 그대로 나 아닌 타인의 수명을 수술로 나눔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가족 중 한 사람에게만 수명 나눔을 할 수 있는 사실을 토대로 한 가정의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마음과 사랑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책이다.
혈액형이 같고 수명나눔을 해 준다면 과연 나, 우리는 누구에게 수명나눔을 해 줄 수 있을까?
아직은 잠재적이라 딱히 누구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우리 모두가 맞이한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변치 않는 것은 가족 누구라도 수명 나눔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눔이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 힘으로 수명 나눔을 통해 살릴 수 있는데,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내 눈 앞에서 맞이 하는 일은 적잖히 나, 우리에게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의 변화가 우리 삶의 다양한 부분을 변화 시켰다 해도 아직은 일반화 된 우리 가족의 모습은 사랑이 흐르고 있는 가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가족의 삶을 어떠한 연유로 수명 나눔을 할 수 없다면, 혹은 속임수로 타인에게 수명나눔을 해 자신의 가족에게 수명나눔을 할 수 없다면 그것 같이 고통스런 일이 없을 것이라 판단하게 된다.
인간이 마주하는 거의 모든 일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시작되고 파생되며 증폭되고 현실로 드러날 때는 대응하기가 힘들어 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소설의 주인공 도훈도 그랬다, 자신의 수명이 75세, 그런 도훈에게 절친한 친구 정우가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고 이혼 한 전처 세희가 다시 시작하자며 도훈과 결합해 자신의 수명을 나눔해 주길 원하는데...
아주 자연스럽게 가족이니 수명나눔을 할 수 있음을 이해하지만 숨겨진 진실은 도훈의 가슴을 찢고 복수를 다짐하게 하는 과정으로 흘러 간다.
세희에게는 도훈과 이혼 후 재혼한 남편 공태영에게서 얻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딸 은유가 있었고 세희는 그런 딸을 위해 수명이 많은 도훈에게 접근, 재혼해 살며 조건을 맞춘 후 도훈의 수명 나눔을 받아 자신의 딸에게 수명을 나눔하는데, 도훈 역시 세희가 낳고 버리고 간 그 자신의 딸 지아가 은유와 같은 병명 'MER'로 드러나 수명나눔을 한 자신을 한탄고 엎친데 덮친다고 하듯 사라진 세희에게서 이혼 요구서가 도착하고 전 후 사정을 파악한 도훈은 세희에게 이용당한 것을 알고 처절한 복수를 하겠다 마음 먹는다.
하지만 여타의 방법이 없어 절망하는 사이 도훈을 평상시 흠모하던 가연의 도움을 통해 수명나눔 어플을 통한 비밀 접촉으로 불법 수명나눔을 돈으로 사고자 하며 그 때 만난 인물이 바로 세희의 남편 공태영으로 도훈은 복수의 칼날을 되 돌려 주기로 마음 먹는데...
소설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상황들의 전개가 빠르게 이어진다.
더불어 그럴 수 있지, 하는 개연성을 담고 있어지는 상황 전개에서 반전의 반전은 어떻게 그럴수 있지 라는 감정 보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당연하지 하는 마음으로 수렴하게 되는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 준다.
인간의 수명을 나눔할 수 있다는 사고를 통해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개연성을 우리의 일상에 내포한 소설은 반전의 묘미를 통해 복수라는 이름으로 화한 막장이 아니라 여전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가족의 끈끈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있어 마음 한 켠이 따듯한 훈풍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