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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다산 1~2 세트 - 전2권 ㅣ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네이버 카페 책을좋아하는사람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천주학, 천주교와 얽힌 인연으로 정약용을 감싸 안았던 정조는 대신들의 상소와 논쟁으로 다산을 강진으로, 정약전은 흑산도로 귀양을 보내게 된다.
호시탐탐 기득권 노론 세력은 다산을 죽여야만 하는 지상과제를 안은것 처럼 다산의 일거수 일투를 감시하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데 예의치 않게 조카 사위 황사영이 그들의 그물망에 걸려들게 되어 또 한번의 난관을 맞게 된다.
하지만 정약용 스스로 정조에게 쓴 편지에서 학문으로의 대상이었지 믿음의 대상으로의 천주교가 아니었음을 명시하고 이후 다시는 천주교에 대한 가담이나 탐구를 하지 않겠다는 맹서를 함으로써 목숨은 연명할 수 있게 된다.
평상시 다산의 인품을 백성들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워낙 죄인에 대한 감시와 처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노론의 영향에 따라 강진으로 간 다산은 하인과 함께 우여곡절 끝에 주막집 여식을 만나 주막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이 시기의 다산은 폐족에 대한 염려로 아들들과의 연락을 자주 하였고 그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부정(父情)을 보여준다.
한 번이 힘들지 두번은 덜 힘든다는 말이 있듯이 이미 우리의 의식에 각인된 그 무엇은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보다 쉽게 인식하게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보면 다산의 마음에 자리한 천주교리에 대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더구나 불가에 선승으로 알려진 혜장과의 대화에서 다산의 학식과 지혜에 무너진 혜장은 나날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파계적 행위로 일관하게 되는 모습은 우리 역시 나, 우리 자신의 관념이나 의식을 무너트리는 정신적 충격에 휩싸이게 되면 그러한 모습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키면 달을 보아야지 손가락을 보는 이들이 존재함을 비꼬듯이 다산과 혜장의 논쟁에서 다산은 원효의 '화쟁'을 통해 달을 보아야 함을, 부처님께로 가는 길이냐 아니냐를 두고 싸우기 보다 부처님이 말한 진실인지 아닌지를 논쟁해야 함을 말하며 진리에 다다르는 주문을 요구하고 있다.
원효도, 다산도 어쩌면 껍데기로의 진리가 아닌 참된 진리에 대한 논쟁으로 시대를 바꿔놓고 싶어 한 인물들이 아니었을까, 그러한 이들을 자신들의 기득권에 위배되는 인물이라 참수하거나 귀향보내는 일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 더더욱 혼탁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일이 마치 조선의 백성들이 겪는 힘겨운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들 학연이 내민 편지에는 그간의 행위를 인정하고 잘못을 빌어 원대 복귀를 함이 어떠하겠냐는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정약용은 같은 방식의 편지로 답하며 천하의 기준으로 그 일을 하는것이 진리이냐 아니냐 하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익이 되느냐 해가 되느냐의 기준을 말하며 네가지 등급 중 마지막의 진리 아닌것을 추종하며 해를 입는것에 대한 우려를 말헤 주고 있어 오늘을 사는 나, 우리의 일상적 삶에 있어서의 좌표로 삼을 수도 있는 근거를 얻을 수도 있다.
다산의 저서 목민심서는 그러한 배경하에서 목민관들이 백성을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서술한 책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산의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매우 직설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은 무언가를 가두어 두고자 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는 존재라 들에 사는 동물을 가두어 가축을 만들고 외간 여자를 가두어 아내라는 노예를 만들고 적으로 부터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백성을 성에 가두고 적당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파당을 만들고 그 파당 속에 자신을 가두고 주자학과 같은 사상에 자신을 가두며 산다고 했으며 자신 역시 자신을 다산 초당에 가두고 살았음을 명시한다.
저자 한승원은 다산의 도학적 사유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고 자신 역시 그러한 삶으로의 지향을 바람직하게 판단하는 바 다산 정약용의 삶과 그의 행보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는 일이 그에게는 구도의 길과 같음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어 다산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오늘의 우리 삶에 비춰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