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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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가 애증의 관계가 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서로 사랑해도 모자랄 판에 애증의 관례라니, 과연 그러한 경우를 맞닥트리게 된다면 나, 우리는 어떠할까 하는 생각에 대답이 궁색해 진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가 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라 말할 수 없는 일이 우리의 일상, 주변의 지인과 우리가 모르는 세상 사람들의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습들이라 하겠다.

애초에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딸, 사랑을 주기 버거운 부모라면 세상 사람들이 느끼는 엄마와 딸이 느끼는 그러한 관계는 바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엄마와 딸의 관계가 소원하고 마뜩치 않아도 미워하는 마음 한 구석에는 사랑이라는 존재에 대한 나름의 이유있는 바램이 존재했을 것이다.

채워지지 못한 결핍이 애증으로 발전하는 서로의 관계, 누가 어떻게 잘못했기에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에서 애증의 관계가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는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사랑한, 딸을 믿어준 엄마와의 이야기를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시즈코 상"은 치매에 걸린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가진 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치매에 걸리기 이전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어린시절 부터 엄마와 가족과의 관계에서 동화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인 엄마에 대한 미움, 싫음, 거부감 등이 결국 죽음에 다다른 시간까지 엄마에 대한 애증의 심리를 보여준 요쿄와 엄마의 이야기로 읽혀지는 책이다.

보통의 나, 우리의 가족에서의 엄마와 딸들의 모습들은 동질감 깊은 존재감으로 서로를 위하는 강한 연대를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코는 엄마 시즈코에게서 그러한 동질감이나 연대적인 모습을 느껴보질 못하고 성장했기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면 이렇지는 않았을 자신의 마음에 대해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럴수 있다. 사랑받지 못한 이들의 자신에게로 향하는 죄책감에 대한 고통은 엄마의 죽음 이후에도 고통으로 남는 기억으로 자리할 테니까 엄마의 부재가 확실시 되는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적어도 화해하거나 마음에 맺힌 응어리진 애증을 풀어내는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동양적 사고관에서는 가정의 내부적인 주체자가 엄마로 아이들의 성장과 정신적 변화에 대한 책임도 지고 있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한 엄마의 역할에 대한 순종적이고 가정적인 엄마의 모습이라면 아마도 요코 역시 자신의 엄마 시즈코를 미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구나 일정 시간을 부모의 아래서 지내며 성장하고 자신의 삶을 위한 개척의 시간을 갖게 된다.

물론 그러한 과정에 부모의 역할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중요성을 넘어 나 자신의 주체성이나 정체성을 무시한 강요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것도 문제지만 스스로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나, 우리의 의지 역시 부모와의 상충적 관계에서 비롯되고 그러한 관계의 개선은 화해와 타협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완강한 부모들의 강압적인 종용된 삶은 이후 성인기가 된 자녀들과 부모들의 사이가 소원해지거나 완전히 멀어지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

사랑해도 모자랄 딸과 엄마의 관계가 서로를 미워하는 애증의 관계가 된다면 서로가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코와 같은 딸의 심리적 죄책감은 오히려 사랑으로 변환된 죄책감이 아닐까 싶은 심증을 갖게 한다.

엄마와 딸의 오래된 미움과 죄책감에 대해 오늘 우리의 가족관계 중에서도 모녀간의 관계를 조명해 본 책이라 가슴 한 구석이 아릿함으로 번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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