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박우만의 사회
박해석 지음 / 파라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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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이들을 속편한 이들로 생각하는 일은 일부 사람들의 생각이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

물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생각해 현실의 삶이 고통스럽다 생각하는 이들에게 시라니, 시(詩) 운운 하는것 조차 사치일지도 모르지만 시를 삶의 일부가 아닌 특별한 존재로 치부하는 일은 어쩌면 나,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의식의 결과라 할 수 있을것 같다.

70대의 시인으로 한 평생 시만을 가까이 하고 살았던 인물의 사회를 보는 시선은 어떨까?

여전히 아름답고 순수한 사회이자 삶의 현장으로 드러날까 하는 물음은 지나친 기우일까 싶은 생각도 하게 된다.

시인 역시 시대를 살아낸 나, 우리의 모습처럼, 아니 어쩌면 나, 우리 보다 더욱 처절하게 시대의 삶에 대한 의미를 시로 승화해 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였을 것이라 판단해 보면 적잖히 그의 시에 담긴 삶,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결코 아름답다는 시적 대상으로 느껴지지만은 않을것 같다.

스스로를 시적 존재인 박우만으로 지칭한 박해석 시인의 시집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방황하는 박우만의 사회" 는 박해석 시인의 자화상 같은 모습을 띤 박우만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시적 존재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그가 마주한 우리 사회, 시대에 대한 유감과 악화일로로 치닫는 성난 얼굴의 나, 우리의 모습을 보게 한다.

지금껏 많은 시인들의 시들을 만나 읽고 느끼며 음미해 보았다지만 박우만의 시는 현실적이며 현실을 통해 자신의 미약함을 어쩔 수 없이 자조하는 느낌, 삶에 대한 색다른 시선과 홀어머니와의 삶에 대한 지극한 눈물의 양식을 만나 볼 수 있고 적잖히 노년의 인생에 대한 모습들을 목도할 수 있는 시들을 통해 현실적 느낌을 시적으로 표현해 준다.

시를 통해 사회와 그 속에 존재하는 나, 우리의 삶에 대한 시를 쓰는 일은 매우 직설적인 의식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의식이라 말할 수 있다.

대 놓고 하기 보다는 은유와 우회를 통해 현대 사회의 불편함을 마주하고 그러한 삶의 현실을 대하는 나, 우리 존재의 미약함을 리얼하게 드러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우만은 방황에서 끝나지 않는 현실을 끌어 안고 버텨내야 하는 나, 우리의 현실에 대한 불편을 극복하거나 투쟁해 이겨내야 하는 의미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성난 얼굴로 마주하는 나, 우리의 삶의 현실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그러한 세태를 시인은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우만이 박해석 시인의 또다른 페르소나라면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의 자세를 갖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70대 노시인의 싯구에서 얼마나 생명력 넘치는 활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의 시에 드러나는 박우만의 시선을 통해 보는 현실에 대한 목도는 안스러움에 그치고 있다.

왜 그럴까, 오히려 시를 통해, 소설과 수필을 통해 사회적 불편과 악화일로로 치닫는 사회를 개선하거나 바꿀 수 있는 동력으로의 힘을 전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머물고 보면 박우만의 성난얼굴에서 드러나는 모습은 오롯이 나,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하게 된다.

나, 우리는 오늘의 현실, 사회의 불편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나서 저항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개선의 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그러한 의식들이 마음속에만 있지 현실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박우만의 방황은 나, 우리의 그러한 방황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가져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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