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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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함과 유머의 조합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콜라보라 할 수 있는 서사를 절묘하게 드러내는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첫 소설로 알려진 '살인자의 건강법'은 피튀기는 살인 현장의 잔인함은 없을지라도 잔인함을 담고 있고 까닭 없는 유머이기보다는 대화를 통한 어법상의 유머스러움을 드러내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분위기를 절묘하게 터치하고 새로운 느낌으로 소설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제목만으로는 과연 어떤 살인자의 이야기이며 건강법은 또 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법도 하다.

58세의 아멜리 노통브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벨기에 작가로 현대 프랑스 문학에 커다란 반향을 일을킨 인물이라고 한다.

그런 인물의 첫 소설이자 데뷔작인 소설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살인자의 건강법" 는 노벨 문학상을 탄 천재적인 인물인 타슈 작가에 대한 기자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이어지며 번번히 천재 작가의 속을 긁어대는 기자들을 향해 거침없는 입담으로 잔인함을 드러내는가 하면 비웃음 섞인 유머로 인해 독자들의 얼굴에 묘한 웃음을 선사하는 책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대문호 프레텍스타 타슈는 아주 특이하게도 강간 및 살인죄로 감옥살이를 하는 죄수들이 앓는, 중세 이후에는 발견된 적이 없는 '엘젠바이베르플라츠'라는 증후군을 앓고 있어 죽음을 두 달 앞 둔 상황에서 많은 기자들에게 인터뷰의 대상이 되고 그런 기자들의 요구를 엄중히 선별? 해 마침내 여러 기자와 순차적으로 인터뷰를 하는데...

첫 번째 기자는 기자로서의 최소한의 예의? 를 지키지 않아 '후레자식 같다'는 잔인한 말을 듣고 쫒겨 났으며 두 번째 기자는 먹는 이야기에 집착해 '오바이트'를 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며 쫒겨 났고, 다섯번 째 기자를 맞이하는데, 과연 타슈 선생은 이번에도 기자를 물먹이고 쫒아 낼 궁리를 하는데 기자는 어떻게 대응할까 하는 궁금증에 재미를 살짝 느끼게 하는가 하면 반전적으로 타슈 선생의 23권의 저작들을 완독하고 그에 대해 완벽하게 꿰고 있는 기자는 자신이 타슈선생의 작품에서 의혹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살인자의 건강법'에 대한 추리를 통해 타슈 선생이 살인자임을 실토하게 만든다.

소설의 스토리는 타슈와 기자의 인터뷰로 이어지는 과정은 문학적 서사로의 촌철살인에 대한 잔인함을 보여주며 타슈 선생의 미완성 소설인 '살인자의 건강법'에 쌓인 비밀을 밝혀내는 반전과 흥미진진한 싸움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지 기대감을 갖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일이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일까?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타슈선생의 연인 레오폴딘을 살인한 자기도취적 사랑에 대한 미학적 수사는 기자의 집요한 추궁과 딴죽 걸기, 공갈과 핍박 등 엎치락 뒤치락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타슈 선생의 자백을 이끌어 내는 쾌거를 이루지만 한편으로는 프레텍스타가 감추고 있는 프레텍스트 즉 문학적 진실을 가르키며 프랑스어적인 의미를 생각하면 '핑계', '구실' 과 같은 허위를 뜻하기도 하기에 아멜리 노통브가 소설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지를 중의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문학의 모호성과 절대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소설이라 인식할 수 있는 작품으로 판단해 볼 수 있을것 같다.

피칠갑 살인 현장을 생각했을 독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남겠지만 문학의 정체성에 대해 절묘하게 터치한 노통브의 문학적 재능이 놀랍기만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라 전달해 본다.


**네이버 카페 북뉴스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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