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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작은 독서 모임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6월
평점 :
우리나라엔 '땅끝마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가 있는가 하면 '세상 끝' 이라는 스웨덴의 도시 유세르도 있다.
두 지명 모두 그곳에 가면 뭔가 낭만적이고 일상의 주변에서는 볼 수 없거나 마주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만나거나 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든다.
그런데 그런곳에서 나에게, 나와 연관이 있는 사람과 관련한 무언가가 배달되어 온다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상상이 이루어 진다.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도 있지만 손에 잡은 저자의 소설이 자꾸만 아우성을 친다. 빨리 읽으라고...
새상의 끝에서 보낸 작은 위안과 치유의 시간이라니 과연 어떤 내용일지 기대해 보며 만난 책을 읽어본다.
이 책 "세상 끝 작은 독서모임" 은 어느날 갑자기 퍼트리샤에게 온 신원불명의 우편물 속에서 떨어진 목걸이가 항상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살았던 지난날을 생각하게 하며 30년 전에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동생 매들린의 것임을 확인하게 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동생을 찾기 위해 스웨덴의 '세상 끝'이라는 도시 유세르로 막연한 희망을 갖고 떠나는 상황을 보게 된다.
소설이지만 일기형식으로 쓰여진 내용들이 퍼트리샤의 생각과 행동에 근거하는 스토리로 이어지고 있어 몰입감이 더 긴박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
과연 퍼트리샤는 동생 매들린을 3주 안에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은 책장을 넘기는 시간을 빠르게 만든다.
5월 29일 우편함의 우편물애서 동생의 목걸이가 담긴 우편물을 받으면서 시작해 7월 3일 휴가를 끝내는 시간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종종 타임슬립을 하듯 30년 전인 1987년 5월 매들린이 유세르에 도착하고 8월 까지의 이야기들을 교차해 가면서 스토리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매들린의 존재에 대한 퍼트리샤의 기억과 가족으로서의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더욱이 퍼트리샤가 유세르에 도착해 호텔에 묵으며 만나는 호텔주인 모나, 그녀의 딸 에리카, 도리스 및 마리안네 등의 주변인물들이 엮어가는 또다른 이야기들은 어쩌면 나,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들과 맞닿아 있다는 기시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상적이되 잊고 살아가는 듯한 느낌으로의 가족 이야기, 내 존재의 의미를 그 누구보다 부각시켜 주고 사랑해 주는 존재로의 가족은 세상을 살아가는 동반자이자 원동력으로의 힘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한 힘이자 동반자로의 존재를 잊거나 잃어버린채 살아가는 나, 우리는 삶의 뒤안길에서 혼자임을 아파하고 힘겨워 하는 존재가 되기 보다 누군가 나, 우리를 위로하고 다독거려 줄 수 있는 존재로의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워 하게 될 수도 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유세르는 눈부신 바다와 아늑한 공간, 맛있는 음식, 책과 축제,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고 환대해 주는 따듯함이 있는 곳으로 그려지고 있어 세상 그 어떤 이도 그곳에 가 닿으면 위로와 치유를 받을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독서모임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책을 읽음으로써 책에서 위로와 공감을 얻고 함께 공유하고 서로의 생각을 수용하는 일은 보다 성숙한 사회의 일면을 보는듯 해 작금의 우리 현실과는 매우 다르고 어긋난 모습을 보는것 같아 부러움과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하지만 퍼트리샤가 맞이한 독서모임에서의 인물들은 퍼트리샤의 이야기에 위로와 힘이 되어 주려 했고 아픔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책읽기가 왜 중요한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책을 통해 나, 우리 마음을 치유하고 독서모임 등을 통해 그러한 사유를 공감하고 함께 나눌 수 있음을 알 수 있기에 나, 우리는 수 많은 독서 모임들을 기획하고 참가하며 삶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 퍼트리샤가 그러했듯이...
작은독서모임과 가족의 소중함을 잃어버린 나, 우리에게 위로와 치유의 힘을 길러주는 이야기로 오래만에 따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든 저자의 책에 박수를 보낸다.
**네이버 카페 책을좋아하는사람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